"노상원은 그 전부터 내란임무 종사했는데, 尹 '내란 결심'은 12.3 이틀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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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원은 그 전부터 내란임무 종사했는데, 尹 '내란 결심'은 12.3 이틀 전?"

프레시안 2026-02-25 14:57:37 신고

3줄요약

지귀연 재판부의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사건 1심 판결은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법에 적시된 요건을 갖추지 못한 비상계엄 선포의 위법성에 대한 판단을 유보한 점, 물리력 행사 자제·치밀한 계획 부재 등을 양형사유로 제시한 점 등이 사법적 단죄를 통한 12.3 비상계엄 사태 극복을 바란 시민들의 기대와 어긋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가운데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 25일 서울 종로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윤석열 내란재판 1심 판결 평가와 내란 청산의 남은 과제'를 주제로 한 좌담회를 열었다. 법률가와 학자들은 1심 판결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항소심에서는 다른 판단이 나오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를 사실인정, 법리해석, 양형 등으로 나눠 정리했다.

① 사실인정 : 내란이 비상계엄 선포 이틀 전 기획됐다?

사실인정과 관련 참석자들은 공통적으로 재판부가 윤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선포를 이틀 전인 2024년 12월 1일에야 계획했다고 판단한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치밀한 계획 부재라는 양형사유와도 연결된 판단이다.

박용대 민변 12.3 내란 진상규명·재발방지 TF 단장은 "재판부의 범행 시기에 대한 판단은 스스로 쓴 판결문과도 상충된다"며 "18년형을 선고받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내란중요임무 종사 범죄행위는 대부분 12월 1일 이전의 일이다. 우두머리는 1일에야 내란을 결심했는데, 종사자는 1일 이전부터 내란 행위를 하고 있었다는 건 납득이 안 된다"고 말했다.

유승익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도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장관,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이 만난 게 재판부가 인정한 것만 해도 9번이고, 각자 따로 만난 게 2번이다. 재판부는 단순히 참석자들의 증언이 불일치한다는 이유로 모임에서 비상계엄 언급이 있었다는 주장을 11번에 걸쳐 기각한다"며 "그럼 그 바쁜 사람들이 왜 11번이나 만났나. 2심 재판부가 사실관계를 재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복경 더가능연구소+ 대표는 "재판부는 2023년 10월경부터 내란을 모의했다는 핵심증거인 '노상원 수첩'의 증거능력을 불인정했다. 수첩 내용과 현실 전개가 일부 부합하지 않고, 발견 장소가 모친의 주거지라 허술하게 관리됐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며 "수첩에 나온 여인형, 박안수는 실제 보직에 임명됐다. 관리가 허술해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도 자의적"이라고 비판했다.

내란 실패 이유, 물리력 행사 자제 등에 대한 사실인정이 잘못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용대 단장은 "재판부는 내란 실패와 관련 '치밀한 계획을 세우지 않고 물리력 행사를 최대한 자제시키려 했다'는 점을 지적했다"며 "내란이 실패한 것은 시민들의 저항과 일부 군경의 소극적 행동 때문이다. 국회에 군경을 투입했고,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까지 했는데 윤석열이 물리력을 자제했다는 것도 잘못된 사실인정"이라고 짚었다.

그는 12.3 비상계엄 선포 동기가 '다수 야당의 무리한 탄핵 시도와 예산 삭감 등 정부 활동 무력화' 때문이라는 재판부 판단에 대해서도 "윤 전 대통령의 이야기를 그대로 받아들였다"며 "피고인이 뭐라고 진술하든 내란 동기를 평가하는 건 재판부 소임이다. 의회권력과 정부권력이 나뉜 상황에서 한 쪽이 무력을 사용해 다른 쪽을 제압하려는 건 독재를 하려는 것이라고 재판부가 선언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② 법리해석 : 비상계엄 선포 자체의 위법성은 판단하지 않는다?

법리해석과 관련해서는 "전시,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를 비상계엄 선포 요건으로 둔 법문이 있는데도, 재판부가 계엄 선포 행위 자체를 사법심사 대상으로 삼지 않은 데 대해 비판이 집중됐다.

박용대 단장은 "대법원은 12.12 군사반란 사건에 대해 '비상계엄 선포, 확대가 국헌문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행해진 경우 사법심사 대상이 된다'고 판단했다. 헌법재판소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위헌성 여부를 헌재가 심사할 수 있다고 판단해 왔다"며 이를 거스르는 건 "완전히 독단적인 견해고, 지금까지 법리를 깡그리 무시한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법무법인 도담의 김정환 변호사도 "재판부가 비상계엄 선포 자체의 위법성을 명확히 짚지 않아 향후 통치권자가 정치적 위기 시마다 자의적 판단을 명분으로 계엄을 남용할 수 있는 위험성이 생겼다"며 "이에 대한 판단은 항소심에서 반드시 바로잡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귀연 재판부가 형법 91조 국헌문란의 정의 조항 중 1항 '헌법·법률에 정한 절차에 의하지 않고, 헌법·법률의 기능을 소멸시키는 것'을 배제하고 2항 '헌법에 의해 설치된 국가기관을 강압에 의해 전복 또는 그 권능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만을 적용 조문으로 삼은 데 대한 비판도 있었다.

서복경 대표는 이를 통해 재판부가 "선거관리위원회 등 다른 국가기관을 의도적으로 배제하면서 (헌법에 의해 설치된 기관인) 국회로만 주의를 집중하는 이해할 수 없는 접근을 보여줬다"며 "1항을 적용 조문으로 포함하면 (포고령, 단전·단수 등을 통해) 언론·출판·집회의 자유를 제한하려 한 것도 내란의 위험으로 포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③ 양형 : 사유 납득 안 되고, 일부 피고인 가벼운 형량·무죄 선고도 문제

재판부가 물리력 행사 자제, 치밀한 계획 부재, 짧은 비상계엄 지속시간, 공무원 봉직 등을 윤 전 대통령의 양형사유로 삼은 데 대한 비판도 쏟아졌다.

김정환 변호사는 "물리력 행사가 자제된 게 아니라 저지됐음에도 자제를 언급한 것은 오류"라며 "실패했으니 봐주겠다는 논리도 국가 전복을 기도한 수괴에게 적용할 수 없고 내란죄의 존재 목적과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유승익 소장은 "윤석열이 거친 공직은 검사, 검사장, 검찰총장, 대통령이었다. 모두 법치주의, 헌정질서 수호를 요구받는 공직"이라며 "헌정질서 파괴범죄로 내란죄를 인정한 이상 이는 가장 불리한 정상 중 하나로 삼아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목현태 전 국회경비대장을 징역 3년형에 처하고, 김용군 전 제3야전군사령부 헌병대장과 윤승영 전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에게 무죄를 선고한 것은 잘못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목 전 경비대장 형량에 대해 박용대 단장은 "내란중요임무종사죄는 법정 최소형이 징역 5년"이라며 "감경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국회의원의 출입을 봉쇄해 내란에 가담한 점을 고려할 때 피고인에게 징역 3년형을 선고한 것은 지나치게 가벼운 선고"라고 주장했다.

김정환 변호사는 김 전 헌병대장, 유 전 수사조정관 무죄 선고에 대해 "상급자의 불법적 의도를 구체적으로 몰랐다는 논리를 받아들였는데, 국헌문란 목적 인정을 너무 협소하게 판단한 것으로 보이다"며 "항소심에서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 25일 서울 종로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윤석열 내란재판 1심 판결 평가와 내란 청산의 남은 과제' 좌담회를 열고 있다. ⓒ프레시안(최용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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