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하자없는 종결처리를 처벌하려 해…문지석 무고 수사해달라"
(서울=연합뉴스) 전재훈 기자 = 부하직원에게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불기소 처분하라고 압력을 행사한 의혹을 받는 엄희준 광주고검 검사(사건 당시 인천지검 부천지청장)가 "수사 결과 내가 쿠팡 측과 유착됐다는 증거가 단 한 건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엄 검사는 25일 입장문을 내고 "특검 측에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풀어드렸고, 특검팀은 통화 내역과 문자, 카카오톡 내역, 브라우저 기록, 사진을 모두 확인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검에서 수사 중인 저의 혐의는 '신가현 검사와 문지석 검사에 대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라며 "직권남용죄에 있어 공무원의 '불순한 동기'가 가장 중요한 요건이다. 제가 개인적 이익이나 다른 불순한 동기로 쿠팡 사건을 무혐의 처리했어야 비로소 직권의 남용이 인정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에 있어서는 그런 요건이 전혀 갖춰지지 않았다"며 "수사 막바지 단계에 이른 지금 특검팀은 제가 쿠팡 측과 아무런 유착 관계가 없고, 다른 불순한 동기도 없었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주임검사인 신 검사가 사건을 배당받아 검토한 뒤 줄곧 무혐의 의견을 갖고 있었다는 정황이 특검 수사 결과 확인됐다며, 신 검사에 대한 수사권 방해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엄 검사는 자신이 수사 무마 압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한 문 전 부장검사(현 수원고검 검사)를 상대로도 직권을 남용해 수사권을 방해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문 검사는 작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엄 전 지청장과 김동희 당시 부천지청 차장검사(현 부산고검 검사)가 쿠팡 사건을 무혐의 처분하라고 압력을 가했다고 폭로해 논란을 불렀고, 이는 특검 출범의 도화선이 됐다.
문 검사는 엄 전 지청장이 쿠팡에 대한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는 자신의 보고를 무시했고, 쿠팡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증거를 대검찰청 보고서에 첨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작년 2월 21일 엄 검사가 신 검사와 개별 면담을 하며 '무혐의 가이드라인'을 줬다는 주장도 펼쳤다.
이에 엄 검사는 입장문을 통해 "작년 3월 5일 문 검사의 의견을 듣기 위해 김 검사와 3자 회의를 했고, 3월 6일 문 검사가 저에게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를 검토해야 한다는 카톡을 보내 4월 22일 최종 보고서에는 근로기준법 성립 여부 검토가 추가 기재됐다"고 반박했다.
보고 누락에 대해선 "특검팀 수사에서 문 부장의 의견과 노동청의 압수수색검증영장 집행 결과가 누락되지 않고 모두 보고됐다는 사실이 객관적인 증거로 확인됐다"고 했다.
그는 "특검팀은 저나 김 검사가 문 검사의 추가 수사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고 무혐의 종결한 것을 두고 수사권을 방해했다는 식의 구성을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은 범죄사실은 저와 김 검사가 절차적 하자 없이 사건을 처리했더라도, 단지 문 검사의 의견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형사처벌 된다는 부당한 결론에 이르게 된다"고 주장했다.
또 수사권은 주임검사인 신 검사에게 있기 때문에 문 부장에 대한 수사권 방해는 성립될 수 없다고 부연했다.
엄 검사는 "남은 수사 기간 문 검사에 대한 무고죄를 철저히 수사해 명확히 밝혀주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특검팀은 오는 26일 문 검사를 2차 참고인 조사해 엄 검사 등의 진술과 배치되는 주장 등에 대해 확인 작업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작년 12월 출범한 특검팀은 다음 달 5일 수사를 종료하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ke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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