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 공기가 달라지면 장을 보는 기준도 조금씩 바뀐다. 기온이 내려가면 식재료를 오래 두고 먹어도 괜찮을 것 같지만, 막상 집에 돌아오면 대부분 곧장 냉장실 문을 연다. 채소든 과일이든 차가운 공간에 두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식재료가 냉장 보관에 잘 견디는 것은 아니다. 일부 채소는 냉장실에서도 수분이 빠르게 날아가고 조직이 무너지면서 맛과 색이 빠르게 변한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영양 성분이 줄어들거나 향이 옅어지기도 한다. 반면 구입 직후 손질해 얼려두면 변화 속도를 늦출 수 있고, 요리할 때까지 비교적 일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평소 아무 생각 없이 냉장실에 넣어두었던 식재료 가운데, 오히려 냉동 보관이 더 수월한 세 가지를 정리했다.
1. 수확 직후부터 성분이 줄어드는 시금치
시금치는 잎이 얇고 부드러워 변화가 빠른 채소다. 수확한 뒤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잎이 축 처지고 색이 탁해진다. 냉장실에 넣어두어도 이틀 정도 지나면 숨이 죽고 물기가 빠지면서 흐물거리는 모습을 보인다.
이 과정에서 비타민C와 엽산처럼 열과 공기에 약한 성분도 함께 줄어든다. 겉잎이 마르거나 상처 난 부분이 생기면 그 속도는 더 빨라진다. 그래서 시금치는 사 온 뒤 바로 손질하는 편이 좋다.
냉동 보관을 하려면 먼저 깨끗이 씻은 뒤 끓는 물에 10초 정도만 데친다. 오래 데치면 식감이 지나치게 무를 수 있으니 짧게 처리하는 것이 좋다. 곧바로 찬물에 헹궈 열기를 식히고, 물기를 단단히 짠 뒤 한 번 사용할 분량씩 나눠 담아 얼린다.
이렇게 준비해 두면 국이나 된장찌개, 볶음 요리에 바로 넣어 쓸 수 있다. 냉장 보관보다 기간이 길고, 조리할 때 잎이 과하게 풀어지지 않는다. 바쁜 날에도 손질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관리가 한결 편해진다.
2. 냉장실에서도 빠르게 물러지는 버섯
버섯은 수분을 많이 머금고 있는 식재료다. 겉으로는 단단해 보여도 조직이 촘촘하지 않아 온도 변화에 민감하다. 냉장고에 그대로 두면 포장 안쪽에 습기가 차고, 표면이 미끄럽게 변하거나 물러지기 쉽다. 향도 점차 옅어져 요리했을 때 풍미가 덜 느껴진다.
특히 비닐 포장 상태로 오래 두면 내부에 맺힌 물방울이 버섯에 닿아 상하는 속도가 빨라진다. 종이 포장으로 옮기거나 키친타월을 덧대어 보관하기도 하지만, 며칠 이상 두고 먹을 계획이라면 냉동이 더 깔끔하다.
방법은 어렵지 않다. 물에 씻지 말고 마른 천이나 키친타월로 겉면의 흙만 가볍게 턴다. 먹기 좋은 크기로 썬 뒤 지퍼백에 담아 공기를 최대한 빼고 평평하게 펼쳐 얼린다. 얇게 펴서 얼리면 서로 들러붙지 않아 필요한 만큼만 꺼내 쓰기 쉽다.
냉동한 버섯은 따로 해동하지 않고 바로 팬이나 냄비에 넣어도 된다. 오히려 얼린 상태로 조리하면 수분이 빠르게 날아가 쫄깃한 식감이 살아난다. 볶음, 전골, 국물 요리 등 여러 메뉴에 두루 쓰기 좋다.
3. 꽃봉오리부터 색이 바래는 브로콜리
브로콜리는 겉으로 보기에는 단단해 보여도 보관에 민감한 채소다. 냉장실에 두면 꽃봉오리 부분부터 노란빛으로 변하고, 줄기는 점점 마르면서 질감이 거칠어진다. 며칠만 지나도 향이 달라지고 씹는 맛이 떨어진다.
브로콜리의 작은 꽃송이는 공기와 닿는 면적이 넓다. 그만큼 수분이 빨리 빠져나가 색과 식감이 달라지기 쉽다. 그래서 구입 후 바로 조리하지 않을 계획이라면 손질해 얼려두는 편이 낫다.
먼저 송이를 먹기 좋은 크기로 나눈다. 끓는 물에 30초 정도만 데친 뒤 바로 찬물에 담가 열을 식힌다. 이 과정을 거치면 색이 비교적 선명하게 유지된다. 물기를 충분히 털어낸 뒤 밀폐 용기나 지퍼백에 담아 얼리면 된다.
냉동 브로콜리는 볶음이나 파스타, 수프에 그대로 넣어 조리할 수 있다. 얼린 상태에서도 모양이 쉽게 흐트러지지 않아 요리의 모양새를 살리기 좋다. 미리 손질해 두면 식단을 준비할 때 시간도 줄어든다.
Copyright ⓒ 위키푸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