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 김정수 부회장이 한국 경영학회 주관 제41회 대한민국 경영자 대상을 수상하며 1987년 시상 제도 정립 이후 40년 만에 첫 여성 경영인 수상자라는 기록을 썼다.
‘제41회 대한민국 경영자대상’ 시상식 / 삼양그룹
내수 중심의 전통 식품 업계를 글로벌 수출 체계로 재편하고 K-푸드 세계화를 이끈 공로를 인정받은 결과다.
이번 시상은 단순한 기업 실적을 넘어 지속 가능한 성장과 사회적 기여, 기업가 정신을 종합 평가하는 국내 경영학계 최고 권위의 행사로 꼽힌다. 한국 경영학회는 김 부회장이 제시한 미래 성장 방향과 한국 식품 산업의 경쟁력 강화 기여도를 높게 평가했다. 그간 국가 기간산업(철강, 자동차 등 국가 경제의 뼈대가 되는 주요 산업) 경영자들이 주로 선정되어 온 관례를 깨고 소비재 기업인이 이름을 올린 점은 산업 지형의 변화를 시사한다. 단순한 제품 제조를 넘어 브랜드 파워를 통한 문화적 영향력이 기업 가치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부각된 셈이다.
김 부회장은 제조업의 가격 경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제품과 마케팅 전반을 글로벌 기준에 맞추는 구조적 변화를 단행했다. 2025년 기준 삼양식품의 전체 매출 중 해외 비중은 80%에 육박하며 영업이익은 국내 식품 업계 세 번째로 5,000억 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냈다. 이는 불닭 브랜드로 대표되는 K-푸드의 열풍이 일시적 유행을 넘어 실제 기업의 체질 개선으로 연결되었음을 입증한다. 단일 제품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현지화 전략과 유통망 확대를 밀어붙인 결단력이 주효했다.
학회는 삼양식품의 창립 이념인 식족평천(먹거리가 풍족해야 세상이 평화롭다는 뜻)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점에 주목했다. 김 부회장은 이사회 산하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위원회를 신설해 사회적 책임 경영을 제도적으로 안착시켰다. 기업의 성장이 숫자에 매몰되지 않고 사회적 가치와 공명해야 한다는 철학은 중장기적인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는 기반이 됐다. 전통적인 가족 경영의 틀을 깨고 전문적인 거버넌스(기업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한 점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단순 자료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시상식은 지난 24일 서울 이화여자대학교 60주년 기념 홀에서 열렸다. 단상에 오른 김 부회장은 이번 수상을 지금까지의 성과에 대한 평가가 아닌 앞으로의 책임으로 정의하며 다시 출발선에 서는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를 비쳤다. 글로벌 시장에서 보편적 선택을 따르기보다 고유한 정체성을 지키는 것이 장기적인 경쟁력의 원천임을 강조했다. 세계 시장과의 진정성 있는 연결을 통해 지속 가능한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다짐은 삼양식품의 향후 행보를 짐작하게 한다.
1998년 삼양식품에 입사해 현장을 누빈 김 부회장은 영업본부장과 사장을 거쳐 2021년 부회장직을 맡았다. 현재 한국경제인협회와 한국무역협회 회장단으로 활동하며 민간 경제 외교의 최전선에서 대한민국 식품 산업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2025년 은탑산업훈장 수훈에 이어 이번 경영자 대상 수상까지 거머쥐며 명실상부한 국내 대표 경영자 반열에 올랐다. 베트남과 UAE 경제사절단 참여 등 글로벌 영토 확장을 위한 대외 활동 역시 쉼 없이 이어지고 있다.
식품 산업은 이제 허기를 채우는 생존의 영역을 넘어 취향과 문화를 공유하는 라이프스타일 산업으로 진화했다. 김 부회장이 보여준 리더십은 변화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기업이 어떤 속도로 혁신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이정표다. 내수 시장의 한계를 글로벌 시장에서의 기회로 바꾼 역발상은 한국 기업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40년 만의 첫 여성 수상이라는 타이틀보다 그가 일궈낸 실질적인 산업 패러다임의 전환이 더 큰 무게감을 갖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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