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다음 달 10일 시행을 앞둔 이른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노동조합법) 시행령 개정안과 해석 지침이 최종 확정됐다. 한 차례 재입법예고를 거쳐 확정된 최종안이지만 노동계와 경영계 모두 여전히 우려를 거두지 않은 상태라 시행 과정에서 진통이 이어질 전망이다.
25일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에 따르면 원청 사용자와 하청 노조의 교섭 절차 등을 담은 노란봉투법 시행령 개정안이 전날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됐다. 정부는 시행령을 한 차례 손질해 재입법예고한 뒤 해석 지침에 관련 문구를 보완하는 등 개정 절차를 거쳐 최종안을 마련했다.
핵심은 ‘노사 간 교섭 대상’이다. 노란봉투법이 원청–하청 노조 간 교섭을 뒷받침하기 위한 법이라는 점에서 시행령과 지침도 교섭 가능성을 넓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해석이 나온다.
예를 들어 노동부는 지침에서 “산업안전보건체계 전반을 실질적으로 지배·통제하는 경우에 실질적 지배력이 인정될 수 있다”고 명시했다. 하청 근로자에 대한 안전보건 조치만 진행해도 원청 업체가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에 응해야 할 가능성이 생기게 된 것이다.
노동부는 “기존의 원청노동자 사이에서의 교섭단위 분리에는 영향이 없음을 분명히 하면서 원·하청 교섭에서 하청노동자에 관한 교섭단위 분리 시에는 현장의 구체적 여건에 맞도록 분리될 수 있음을 보다 명시적으로 규정했다”며 “이를 통해 교섭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절차적 분쟁을 줄이고 하청노동조합에 대해 현장의 구체적 상황에 맞게 합리적으로 교섭단위가 분리될 수 있도록 해 하청노동조합의 실질적 교섭권도 보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 원·하청 단체교섭이 촉진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하청 교섭에도 교섭창구 단일화가 적용됨에 따라 교섭 전 단계에서 노동위원회가 사용자성 일부를 판단할 수 있다”며 “사용자성이 인정되는 경우 교섭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교섭대상과 범위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이고 노사가 법에 따라 교섭을 준비하고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고 짚었다.
노동부는 ‘개정 노조법 해석지침’도 이날 확정하며 사용자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인 ‘구조적 통제’ 개념 설명 문구를 보완했다. 노동계가 “‘불법파견’을 판단할 때 사용하는 기준과 같은 엄격한 요건”이라며 반발을 드러내자 이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지침은 노동쟁의 대상이 되는 근로자 ‘배치전환’의 범위를 보다 구체화했다. 통상적인 인사발령은 빼고 ‘구조조정에 따른 배치전환’에 한해 쟁의 대상임을 명시해 현장 혼선을 줄이려 했다는 설명이다. 이는 경영계의 우려를 고려해 쟁의 범위를 축소한 조치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를 두고 노동계는 시행령의 핵심 틀인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가 하청 노동자의 독자적 교섭권을 제약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지난달 성명을 내고 “재입법 예고안은 원청과 하청노동자 간 실질적 교섭을 보장하겠다는 말과 달리 하청노동자의 단체교섭권을 제약하는 핵심 독소 조항을 그대로 둔 채 형식적 보완만 덧댄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또한 입장문을 통해 “시행령이 현장에서 사용자 책임을 좁히고 노동자의 교섭권을 제약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가능성을 우려한다”고 꼬집었다.
경영계 역시 현장 혼란이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용자 범위와 쟁의 대상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남아있어 분쟁·소송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현재 전국금속노동조합은 현대차·기아, 한국GM, HD현대, 한화오션 등 13개 원청사를 상대로 143개 하청 노조가 직접 교섭을 요구한 상황이다. 경영계는 앞으로 다양한 산업으로 직접 교섭 요구가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노동부는 개정 노동조합법이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법 시행 이후에도 △해석지침의 현장 적용 과정에서 제기되는 보완 필요사항 점검 △단체교섭 판단지원 위원회 안정적 운영 △상생교섭 컨설팅의 연계 지원 등을 지속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노동부 김영훈 장관은 “개정 노동조합법이 현장에서 원활히 작동할 수 있도록 정부는 시행령 정비와 해석지침 확정 등 제도적 기반을 갖추고 판단지원 및 상생교섭 지원을 통해 현장의 예측가능성을 높여나가겠다”고 약속했다.
Copyright ⓒ 투데이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