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집단에서 총수 일가 여성의 경영 참여가 세대가 내려갈수록 확대되는 흐름이 확인됐다.
25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2025년 공시대상기업집단 가운데 동일인이 지정된 81개 그룹을 분석한 결과, 올해 1월 말 기준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총수 일가 370명 중 여성은 137명으로 집계됐다. 전체의 37.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세대별로 보면 변화 폭이 더욱 뚜렷하다. 부모 세대(총수 및 그 형제·배우자 등)에서는 202명 중 70명으로 여성 비중이 34.7%였으나, 자녀 세대에서는 168명 가운데 67명이 경영에 참여해 39.9%를 기록했다. 자녀 세대의 여성 비율이 부모 세대보다 5%포인트 이상 높아진 셈이다. 이는 경영권 승계 및 그룹 운영 과정에서 여성 구성원의 역할이 점차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자산 규모에 따른 차이도 나타났다. 자산 상위 50대 그룹(41곳)의 여성 참여 비율은 31.8%에 그친 반면, 그 외 40개 그룹에서는 42.9%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중·하위권 그룹에서 여성 친족을 등기임원 등으로 선임하는 사례가 많았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총수 일가가 지분을 상당 부분 보유한 개인회사에서 여성 가족을 임원에 올린 경우가 적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총수의 배우자 가운데서도 경영 참여 사례가 적지 않았다. 여성 배우자 68명 중 29명(42.6%)이 계열사 임원이나 재단 이사 등의 직책을 맡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단순한 상징적 직함이 아니라 일정한 경영 역할을 수행하는 경우도 포함된 수치다.
그룹별 편차 역시 컸다. 여성 총수 일가의 경영 참여 비중이 75%를 넘는 곳은 4곳으로 집계됐다. ▲넥슨(100%) ▲글로벌세아(80%) ▲소노인터내셔널(80%) ▲대광(80%) 등이 해당된다. 50% 이상 75% 미만 구간에는 27개 그룹이, 25% 이상 50% 미만에는 26개 그룹이 포함됐다.
반대로 여성 참여 비율이 25%에 미치지 못하는 그룹은 24곳이었다. 이 가운데 한화, DL, 네이버, 미래에셋, 현대백화점, 영풍, 장금상선, LX, 넷마블, 이랜드, 교보생명보험, 다우키움, 동원, 태광, 크래프톤, 동국제강, 하이트진로, 신영, 하이브 등 19곳은 현재 경영에 참여 중인 여성 총수 일가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배우자와 혈족 4촌 이내, 인척 3촌 이내 친족을 총수 일가 범위로 설정했으며, 2025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시점을 기준으로 총수까지를 부모 세대, 그 아래를 자녀 세대로 구분해 분석했다.
전반적으로 여성의 경영 참여는 점진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지만, 그룹별·규모별 편차가 뚜렷해 향후 승계 구조와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성별 다양성이 어떻게 확대될지 주목된다.
[폴리뉴스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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