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 맡긴 차량이 ‘시동 불가’⋯차주·정비소 책임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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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 맡긴 차량이 ‘시동 불가’⋯차주·정비소 책임 공방

일요시사 2026-02-25 11:11:1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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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대구의 한 자동차 정비소에 맡긴 차량이 정비 이후 시동 불가 상태가 되면서 책임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차주는 정비 과정의 하자 가능성과 사전 동의 없는 수백만원대 비용 산정을 지적했고, 정비소 측은 기존 결함이 드러난 것이라며 반박했다.

대구에 거주하는 40대 여성 A씨는 지난 24일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난 명절 가족들과 타야 했던 차량이 아직도 정비소 마당에 있다”며 “차량을 되찾고 억울함을 풀고 싶다”고 토로했다.

A씨에 따르면 앞서 지난 9일, 자동차검사소 종합검사에서 “검사 결과 양호하지만 엔진오일 누유는 한번 확인해 보라”는 안내를 받고 4~5년 동안 이용해 온 B 정비소에 차량을 맡겼다.

이후 점검 과정에서 수리 범위가 확대됐고, 일부 부품 교체까지 진행되던 중 총 360만원의 비용이 제시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A씨는 예상하지 못한 금액이 청구돼 당황했으며, 사전에 구체적인 서면 견적도 전달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분해를 통해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사전에 누유 때문에 왔다고 짚어드리기도 했고, 전반적인 수리를 맡긴 게 아니었다”며 “불만을 제기했더니 B사 측은 공임을 제외한 부품비 280만원에 합의하자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수리 여부를 결정할 기회가 차주에게 없었다는 점”이라며 “정비소 측이 작업 도중 부품 사진을 올린 뒤 통화로 ‘미션을 통째로 내려야 한다’ ‘지금 안 고치면 시동이 꺼질 수 있다’는 등 설명했으나 당시엔 누유 조치라고만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이후 비용 부담을 이유로 수리를 거부하고 원상복구를 요구했으나, 재조립한 뒤 차량 시동이 걸리지 않으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B사 측은 연료분사장치(인젝터) 내부에 쌓여 있던 금속 이물질이 원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하며 ‘우연의 일치’라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A씨는 “전날까지 정상 운행됐던 차량”이라며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는 “재조립 후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는 점이 이해가 안 된다”며 “또 부품을 이미 주문해 반품비가 발생한다는 안내도 받았는데, 이 역시 동의 없이 진행된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이어 “부품비를 결제하면 모두 수리해 돌려주겠다고도 했지만, 이미 신뢰가 깨진 상황에서 해당 업체에 맡기고 싶지 않다”며 “시동 불능된 뒤 제 차를 어떻게 하지는 않을지 의심이 들어 열쇠도 챙겨왔다”고 강조했다.

함께 제보한 녹취록에 따르면 B사는 점검 초기 단계에서 운행 중 시동이 꺼지거나 시동 불능으로 이어질 수 있어 작업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안내했다. A씨는 “맞다. 시동이 잘 안 걸렸다”며 견적을 문의했으나, 구체적 금액보다는 비용이 많이 나올 수 있다는 수준의 답변만 오갔다.

다음날 통화에선 A씨가 6개월 전 발생했던 엔진 문제를 언급하며 “그냥 다 해주셔도 된다”고 말한 정황도 확인됐다.

다만 이 같은 발언이 수리에 대한 포괄적 동의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선 해석이 엇갈린다. A씨는 차량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나온 말이기에 명확한 동의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하는 반면, 정비소 측은 사전에 위험 가능성과 고비용 발생 가능성을 설명한 뒤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결국 A씨는 한국소비자원과 군청에 관련 민원도 제기한 뒤 견인을 의뢰했으나 정비소 측은 “이미 부품 주문과 작업 중이라 반출할 수 없다”며 거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관련 내용을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도 게재했다. 사연을 접한 회원들 일부는 “덤터기 쓴 것 같다” “작업이 커질 것 같으면 동의부터 구했어야 한다” “마음대로 분해했으면 책임져야 하지 않나”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격” 등 B사를 비판했다.

반면 또 다른 일부는 “누유 수리 중 정비사 책임이 아닌 다른 문제가 발생했을 수도 있다” “수리 완료 상태라면 정비소에서 차량에 대한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다” 등 신중론을 펴기도 했다.

지난 24일, B사 대표는 <일요시사> 취재진과의 전화 통화에서 “서면으로 견적 고지를 안한 점은 문제지만, 악의적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금액대가 수백만원까지 나올 수 있다는 안내는 했으나 상대 측이 지인들을 대동해 행정 신고를 언급하며 강하게 문제를 제기해 협의가 어려웠던 문제도 있다”며 “부품비를 포함한 전액 무상 수리도 제안했지만 이에 대한 답변 없이 다음날 신고가 이뤄졌다”고 토로했다.

이 대표는 “실제 교체한 부품은 엔진오일 누수 관련 커버와 크랭크 센서 뿐”이라며 “현재 차량은 정비가 완료되지 않은 중간 단계로, 고객이 말하는 것처럼 모든 수리를 마음대로 하고 덤터기를 씌우진 않았다”고 주장했다.

시동 불가의 원인에 대해선 “차주가 간헐적인 시동 꺼짐 증상을 언급해 점검하던 중 누적돼있던 문제가 드러난 것”이라고 항변했다. 노후 차량의 경우 외견상 정상 운행되더라도 인젝터 내부에 눌러붙어있던 금속 이물질이 순환하면서 갑작스럽게 시동 불가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견인을 거부한 것에 대해선 “타 업체로 이동한 뒤 수리할 경우, 책임이 덧씌워지는 등 분쟁이 복잡해질 수 있다고 판단해 차량을 반출하지 않았다”며 “제가 수리하던 증거가 사라지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법조계에선 실제로 진행된 정비에 상응하는 채권이 존재한다면, 그 범위 안에선 유치권 주장이 인정될 여지가 있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민법 제320조에 따르면 타인의 물건을 점유한 자의 물건과 관련해 발생한 채권의 경우, 변제받을 때까지 유치할 권리가 있다.

다만 자동차관리법 제58조는 자동차정비업자가 정비 전에 작업 내용과 비용을 기재한 서면 견적서를 교부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견적 고지 절차의 적정성 여부는 별도의 행정 처분 대상이 될 수도 있다.

<kj4579@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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