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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 23명은 지난 13일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서한을 보내 “전쟁, 테러, 암살 등 현실의 폭력적 사건과 관련된 예측시장 계약을 금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근 미국의 주요 예측시장 플랫폼인 ‘폴리마켓’에서 “미국이 이란을 공격하는 시점은 언제인가”,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가 2월 말까지 퇴임할 것인가”, “중국은 3월까지 대만을 침공할 것인가”, “미국은 2월에 소말리아를 몇 차례 공격할까” 등 지정학적 사건을 둘러싼 대규모 베팅이 이뤄진 데 따른 대응이다.
미국 스탠퍼드대 로스쿨 교수이자 전(前)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인 조 그랜드페스트는 “전쟁이나 군사 관련 사안을 거래 대상으로 삼을 경우 사회적으로 위험한 행동을 조장하고, 기밀정보 유출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꼬집었다.
실제 범죄로 이어진 사례도 발생했다. 이스라엘 당국은 지난 12일 폴리마켓을 통해 군사작전에 관한 예측거래를 하면서 기밀정보를 이용한 혐의로 여러 명을 체포하고, 그중 두 명을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 여부를 둘러싼 예측시장에서도 한 익명의 트레이더가 미국 정부의 체포 발표 직전에 집중적으로 자금을 투입해 41만달러가 넘는 이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정보 이용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내부정보를 활용한 거래(인사이더 트레이딩)는 주식시장에서는 불법이지만, 예측시장에서는 여전히 명확한 규제가 없는 상태다.
예측시장은 주로 가상자산(암호화폐)을 기반으로 한다. 특히 폴리마켓의 해외 플랫폼은 실명과 연동되지 않은 익명 지갑을 통해 거래가 가능해 불법행위 적발이 어렵다.
그랜드페스트 교수는 “문제는 익명성이 높은 가상자산 거래자들이 운영하는 불법적이고 비도덕적인 시장이 이미 다수 존재한다는 점”이라며 “폴리마켓은 구조적 결함이 드러난 최신 사례일 뿐”이라고 짚었다.
뉴욕주와 네바다주 등 일부 주정부는 이러한 플랫폼을 사실상 ‘도박상품’으로 보고 규제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CFTC의 마이클 셀리그 위원장은 “예측시장을 규제할 권한은 CFTC에만 있다”며 주정부의 규제권 행사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CFTC는 조 바이든 전 행정부 시절엔 예측시장 확산을 억제하려는 정책을 펴왔으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오히려 전면 지지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자신이 참여한 벤처캐피털을 통해 폴리마켓에 투자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그는 또다른 예측시장 대형 플랫폼인 ‘칼시’(Kalshi)의 전략 고문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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