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정부가 국무회의에서 대통령 집무실 100m 이내 집회를 금지하는 내용의 개정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을 공포하면서 집무실 인근 집회 금지 조치가 사실상 확정됐다.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이하 바람)은 25일 성명문을 발표해 대통령 집무실 인근 집회 제한을 담은 개정 집시법 공포를 두고 정부를 강하게 규탄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집회·시위의 권리에는 장소의 자유가 포함되며 권력을 비판하기 위해 권력기관이 있는 곳에서 집회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단체는 이번 조치가 과거 헌법재판소 판단 취지와도 배치된다고 강조했다. 바람은 “2003년 헌법재판소 결정 취지에서도 집회의 자유는 장소를 포함한다”며 “행정수반이 일하는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집회를 못하게 막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라고 밝혔다.
앞서 국회는 지난 1월 29일 집시법 11조를 개정해 대통령 관저와 집무실을 모두 집회·시위 금지 장소로 지정하는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후 여러 인권단체와 법률단체가 개정안에 반대하며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촉구했으나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법률을 공포했다.
바람은 더불어민주당이 야당 시절 윤석열 정권의 대통령실 앞 집회 제한을 비판해왔던 점을 거론하며 “여당이 된 뒤 국회에서 집시법을 개정해 대통령실 앞 집회를 금지하도록 한 데 이어 국무회의에서도 개악안을 그대로 공포한 결론에 이르렀다”며 “국민주권을 표방하면서 시민의 목소리를 듣지 않겠다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또한 바람은 2022년 12월 22일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관저 100m 이내 집회를 ‘절대적 금지’로 규정한 조항을 헌법불합치로 판단한 취지에도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 시절 대통령 집무실 앞 집회 제한과 관련해 소송이 제기됐고 2023년 서울고등법원과 2024년 대법원이 “대통령이 국민의 의사에 귀 기울이며 소통하는 것은 주요 업무”라는 취지로 판단했다는 점을 들어 “대통령의 업무 공간을 집회 및 시위의 금지 장소로 지정하지 않아야 한다는 취지에 반한다”고 했다.
바람은 “민주주의와 인권을 후퇴시키는 집시법 개악에 맞서 실천할 것”이라며 “국내외 인권기구에 알리고 개악된 집시법을 개정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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