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총리, 메르켈 이후 최대 경제사절단 동행…항저우 로봇기업 방문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중국이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의 첫 방중을 계기로 양국 관계는 물론 중·유럽연합(EU) 관계가 새로운 전기를 맞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25일 사설에서 메르츠 총리의 25∼26일 중국 방문을 두고 "중·EU 관계의 '안정의 닻'(stabilizing anchor) 역할을 다시 한번 보여줄 것"이라며 "이번 방문은 양국 관계 재설정의 중요한 신호이자 변화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중·유럽 관계를 재조정하는 의미 있는 단계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환구시보는 이번 방문에 특히 30여명의 독일 기업인이 동행하는 점에 주목했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폭스바겐, 바이엘, 지멘스, 아디다스 등 독일 대표 기업인들이 대거 포함된 이번 경제사절단은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 시절 이후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신문은 "최근 몇 년간 '체제적 라이벌'이나 '디리스킹'(위험 제거) 같은 수사가 독일의 대중 정책을 복잡하게 만들었지만, 독일 재계의 움직임은 정치적 구호보다 더 분명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양국 교역액이 2천518억 유로(약 2천960억 달러)로 전년 대비 2.1% 증가하면서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독일의 최대 교역국이 됐다는 독일 정부의 자료를 인용하며 "양국 경제 관계는 여전히 강력한 내재적 동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환구시보는 특히 미국의 일방주의와 보호무역 기조를 거론하며 "중·독, 중·EU 관계는 미국 요인을 넘어 보다 넓은 시야에서 봐야 한다"며 "상호존중을 바탕으로 일방주의와 진영 대립에 저항하고, 차이점을 유보하고 공통점을 모색하며, 상호이익을 강화하는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는 것은 EU와 서방 전체에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중국 전문가들도 비슷한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중국신문사(중신사)는 베이징외국어대 추이훙젠 교수를 인용해 이번 방중단의 화려함은 독일 경제계가 중국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강한 신호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추이 교수는 "중국 시장을 개척하는 것은 독일의 중요한 요구이자 합리적 선택"이라며 "일부 EU 관료들의 디리스킹 발언으로 이러한 기조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독일 경제학자 헤르만 지몬과의 인터뷰를 실었다.
지몬은 인터뷰에서 "중국은 여전히 독일 기업에 최고의 선택지"라며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과학기술 자립, 산업 고도화, 고품질 발전이 장기적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독일 기업은 중국의 차세대 기술 업그레이드 물결에 동참해 이익을 얻어야 하며 중국에 뒤처질 것을 우려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올해 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 수립을 앞두고 고품질 발전과 고수준 개방 확대를 강조하고 있다.
메르츠 총리가 방중 기간 항저우를 방문해 로봇 기업 등을 둘러볼 예정인 점도 이런 맥락에서 주목된다.
중국은 이를 계기로 독일이 중국의 첨단 제조업과 디지털 전환 현장을 직접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다만 유럽 내에서 전기차·배터리·통신장비 등 중국의 전략 산업을 중심으로 한 규제와 압박이 계속되고 있어 이번 방문이 EU의 실질적인 정책 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번 방중이 양국의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에 새로운 장을 열고 중·EU 관계 발전을 이끌며 세계 경제의 안정적 성장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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