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노의 뉴스 피처링] 민주 ‘개혁 3법’ 강행에 사법부 위기의식...긴급회의 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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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노의 뉴스 피처링] 민주 ‘개혁 3법’ 강행에 사법부 위기의식...긴급회의 소집

투데이신문 2026-02-25 09:23:18 신고

3줄요약

하루 10분, 오늘의 주요 이슈를 사실-맥락-관점의 세 축으로 풀어드립니다. 음악에서 ‘피처링’은 협업과 도움을 뜻하고, 저널리즘의 Feature는 단순 속보가 아닌 깊이 있는 맥락과 스토리를 다룹니다. 〈뉴스 피처링〉은 이 두 가지 의미를 담아 뉴스의 본질과 함의를 알기 쉽게 풀어내 여러분의 뉴스 생활을 입체적으로 피처링 해드리겠습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조희대 대법원장이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성기노 기자】더불어민주당이 이른바 ‘사법개혁 3법’을 이번 주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예고하면서 사법부가 전국 법원장들을 긴급 소집해 대응 논의에 나섭니다. 민주당은 법왜곡죄 신설, 재판소원제 도입, 대법관 증원을 묶은 사법개혁 3법을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원안대로 2월 임시국회 내 처리하겠다는 방침입니다.

민주당 지도부는 22일 의원총회에서 “사법개혁 3법 또한 우리의 시간표대로 이번 임시국회 기간 안에 차질 없이, 타협 없이 처리하겠다”고 못 박았고 24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본회의를 잇달아 열어 순차 상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각 법안마다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신청해 ‘입법 저지’를 시도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여야가 본회의장에서 정면 충돌하는 구도가 이미 예고돼 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사법개혁 3법에는 사법부가 위기의식을 느낄 만한 의제들이 포함돼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법관과 검사를 직접 처벌 대상으로 삼는 새로운 형사 규정부터 헌법재판 구조 자체를 뒤흔드는 제도 개편까지 한꺼번에 들어 있다는 것입니다.

법왜곡죄는 재판·수사 과정에서 법관이나 검사가 법령을 고의로 잘못 적용하거나 증거를 조작하는 등 ‘고의적 법 왜곡’에 대해 형사처벌을 도입하는 형법 개정안입니다. 재판소원제는 지금까지 헌법소원 대상에서 빠져 있던 ‘법원의 재판’을 헌법재판소 심판의 대상으로 포함시키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으로 사실상 4심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논란입니다.

지난해 12월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회의실에서 전국법원장회의가 열렸다. 이날 전국법원장회의에서는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해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시킨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등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전국의 각급 법원장, 법원행정처장, 사법연수원장, 사법정책연구원장 등이 참석했다. [사진제공=뉴시스/공동취재단]
지난해 12월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회의실에서 전국법원장회의가 열렸다. 이날 전국법원장회의에서는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해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시킨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등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전국의 각급 법원장, 법원행정처장, 사법연수원장, 사법정책연구원장 등이 참석했다. [사진제공=뉴시스/공동취재단]

대법관 증원은 현행 14명인 대법관 수를 12명 늘려 26명으로 확대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으로 상고심 적체 해소와 대법원 구성의 다양화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대법원 인력 쏠림에 따른 하급심 약화’ 우려가 제기돼 왔습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상고심을 강화하고 법 적용의 자의성을 줄이며 인권 보장을 두껍게 하자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소송 비용 증가·재판 지연·정치적 영향력 확대라는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하지만 민주당의 입장은 명확합니다. 민주당의 한 전략 관계자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의 이재명 대통령 재판 일정 조정 논란과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관련 재판에서의 자의적인 판결 논란 등으로 사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크게 떨어졌다”면서 “그동안 정치가 사법부를 독립된 헌법기관으로 존중해왔지만 선거 등에 의해 민심의 변화가 반영되지 않으면서 오랫동안 기득권이 유지돼 왔고 불합리한 관행과 특권의식도 쌓여 왔다. 한번은 도려내고 새 살을 돋게 해야 할 때다”라고 말했습니다.

민주당이 사법개혁 3법을 강력하게 밀어붙이면서 사법부는 비상이 걸렸습니다. 대법원은 25일 오후 2시 서울 서초동 청사에서 박영재 법원행정처장 주재로 전국 법원장회의 임시회의를 열어 사법개혁 3법에 대한 대응 방향을 논의합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병도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병도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법원장회의는 통상 연 2회 정기 개최되지만 이번에는 여당의 입법 속도전에 맞춰 박 처장이 긴급 소집을 결정했습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지난 23일 출근길에 “헌법 개정 사항에 해당할 수 있는 중대한 내용이고 국민들에게 직접적으로 피해가 갈 수 있는 문제”라며 “대한민국 사법부가 생긴 이래 80년 가까이 이어져 온 사법제도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공개 발언을 내놨습니다.

​그는 앞선 법원장회의와 공개 발언에서도 “제도가 그릇된 방향으로 개편된다면 그 결과는 우리 국민에게 직접적이며 되돌리기 어려운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며 “충분한 논의와 공론화를 거친 뒤, 이론과 실무를 갖춘 전문가 판단에 기초해 신중하게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전국 법원장들은 지난해 9월에도 임시 회의를 열어 “사법권 독립 보장”과 “사법부 제도 개편 논의에의 참여 보장”을 요구하는 공식 입장을 채택한 바 있어 이번 회의에서도 재차 집단 입장이 나올지 지켜볼 대목입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사법개혁 3법을 둘러싼 사법부의 위기의식은 단순한 기득권 수호 프레임으로만 보기에는 적지 않은 구조적 변화를 포함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재판소원 도입의 경우 상·하급심 위에 헌법재판소가 사실상 최종 재판기관으로 올라서는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4일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왼쪽)이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열린 환담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오른쪽)과 악수 후 지나가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지난해 11월 4일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왼쪽)이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열린 환담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오른쪽)과 악수 후 지나가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대법원 판결까지 다시 헌법소원 심판으로 다툴 수 있게 되면 대법원의 ‘최종적 법 해석 권한’은 헌법재판소와 겹치거나 뒤로 밀릴 수 있고 재판 절차가 장기화되면서 사건 당사자의 부담도 눈에 띄게 커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판결의 최종심이 ‘옥상옥’의 구조를 낳게 되면 양대 헌법기관의 불필요한 갈등과 충돌로 사법부 불신이 커질 수 있습니다. 법왜곡죄와 대법관 증원 이슈도 갑작스런 도입에 따른 법조계의 혼란과 후유증이 예상됩니다.

그럼에도 사법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 중대 개혁 이슈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한 변호사는 이에 대해 “민주당의 3법 개혁은 헌법상 사법권 구조, 법관의 신분과 독립, 최종심 체계 전반을 뒤흔드는 요소들이 한 번에 묶여 있는 만큼 사법부가 느끼는 위기의식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럼에도 사법부 개혁 논의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를 거치며 일종의 전환점을 맞았고 검찰, 법원, 헌법재판소를 아우르는 권력통제 구조를 어떻게 재설계할 것인지 우리 사회가 반드시 한 번은 짚고 넘어가야 할 국가적 중대 개혁 의제로 부상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결국 관건은 여당이 제시한 사법개혁 3법이 이런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설계돼 있는지, 그리고 그 내용과 절차에 대해 국민들이 어느 정도까지 신뢰와 지지를 보내느냐에 달려 있다. 민주당도 여론의 형성 지점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민감한 사법개혁 이슈를 일관성 있게 처리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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