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살리는 기술" 현대차그룹, 재난 대응 패러다임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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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살리는 기술" 현대차그룹, 재난 대응 패러다임 전환

프라임경제 2026-02-25 09:20:4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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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재난 대응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사람이 직접 진입해 확인하고 진압하던 방식에서, 원격 장비가 먼저 상황을 판단하고 길을 여는 구조로 이동하는 흐름이다. 대형 화재나 구조물 붕괴 우려가 있는 현장에서는 몇 분의 판단이 생명과 직결된다. 이 과정에서 가장 먼저 위험에 노출되는 이들은 소방관이다.

최근 10년간 화재로 부상을 입거나 순직한 소방공무원은 1802명에 달한다. 통계가 말해주는 건 화재 진압이 여전히 인적 위험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환경에서 기술이 맡아야 할 역할은 명확해진다. 위험 구간에 사람이 아닌 기계가 먼저 들어가는 것, 그 시간차가 생명을 지킬 가능성을 높인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소방청에 기증한 무인소방로봇은 이런 흐름 위에 놓여 있다.

정의선 회장이 기증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생명을 구하기 위해 망설임 없이 사투의 현장으로 뛰어드는 소방관분들의 모습은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를 일깨워 준다"며 "소방관 여러분들이 지켜온 '안전'의 가치를 함께 실현하고자 소방청과 무인소방로봇을 개발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기증하는 무인소방로봇은 현대차그룹의 핵심 기술을 집약한 장비로 '사람을 살리는 기술'이라는 우리 공동의 목표를 구현한 새로운 모빌리티다"라며 "위험한 현장에 한 발 먼저 투입돼 여러분의 안전을 지키는 든든한 팀원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과 소방청 김승룡 소방청장 직무대행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언급한 "사람을 살리는 기술"이라는 표현은 이번 장비의 성격을 압축한다. 이동수단을 만들어 온 기업이 재난 대응 장비 개발에 참여한 배경에는 기술의 적용 범위를 확장하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이번에 전달된 무인소방로봇 4대 가운데 2대는 수도권 및 영남 119특수구조대에 먼저 배치돼 현장투입이 시작됐다. 나머지 2대도 경기 남부와 충남 소방본부에 순차적으로 배치될 예정이다. 장비는 현대로템의 전동화 다목적 무인차량 'HR-셰르파'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방산 분야에서 운용되던 플랫폼을 재난 현장에 맞게 재설계한 형태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특수구조대 장비 소개를 듣고 있는 모습. ⓒ 현대자동차그룹

HR-셰르파는 원격 주행이 가능한 전동화 무인차량이다. 여기에 방수포와 자체 분무 시스템, 시야 개선 카메라, 원격 제어기를 결합해 화재 진압 기능을 갖췄다. 장비 전면의 방수포는 직사와 방사 형태로 제어가 가능해 다양한 화재 유형에 대응한다. 

분무 시스템은 차체 외부에 수막을 형성해 고열과 화염으로부터 장비를 보호한다. 섭씨 500~800도에 이르는 환경에서도 장비 온도를 50~60도로 유지하도록 설계돼 근거리 화재 진압이 가능하다.

왼쪽부터 소방청 김승룡 소방청장 직무대행과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무인소방로봇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 현대자동차그룹

연기 속 시야 확보 역시 중요한 과제다. 전면 상단의 적외선 기반 카메라는 불길과 짙은 연기 속에서도 발화 지점이나 구조 대상자를 식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장비는 6륜 독립구동 인휠모터 시스템을 탑재해 잔해와 장애물이 많은 현장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특수 타이어를 적용해 고열 환경에서도 기동성을 유지하도록 했다.

원격 제어기는 무선 통신으로 장비와 연결돼 실시간 영상을 전달한다. 운용자는 이를 기반으로 현장상황을 파악하고 주행과 방수 제어를 수행한다. 대형 화재나 지하 밀폐 공간처럼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서도 전동화 장비 특성상 운용이 가능하다는 점도 현장 적용성을 높인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기증 행사에 참석한 소방관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 현대자동차그룹

무인소방로봇의 활용 범위는 초동 진압에 그치지 않는다. 구조대원의 진입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에서도 선행 투입 장비로 기능할 수 있다. 현장을 먼저 탐색해 위험도를 파악하고, 진입 경로를 확보하는 역할을 맡는다. 사람의 진입을 대체하기보다는 판단을 돕는 장비에 가깝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기증을 일회성 지원으로 끝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지역별 담당 소방관을 대상으로 장비 운용 교육을 진행했고, 운용 매뉴얼을 배포했다. 올해 6월 개원 예정인 국립소방병원에도 차량과 재활장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기증 행사에 참석한 소방관들을 격려하고 있는 모습. ⓒ 현대자동차그룹

앞서 2023년에는 소방관 회복지원차 10대를 기증했고, 2024년에는 전기차 화재 대응 장비 EV 드릴 랜스(EV-Drill Lance)를 250대 지원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의 최근 행보는 사회공헌을 '지원'이 아닌 '기술 이전'의 영역으로 확장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회복지원차, 전기차 화재 대응 장비, 무인소방로봇까지 이어지는 지원은 기업의 핵심 역량을 재난 대응 체계에 직접 이식하는 방식이다.

무인소방로봇의 모습. ⓒ 현대자동차그룹

"사람을 살리는 기술"이라는 표현은 선언적 문구에 그치지 않는다. 화재 현장에 기계가 먼저 들어가고, 소방관이 한 발 뒤에서 상황을 통제하는 구조가 자리 잡는다면 재난 대응의 기본값이 달라질 수 있다. 기술이 위험을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지만, 노출 시간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현장은 달라진다.

재난 대응은 여전히 사람의 헌신에 기대는 영역이다. 다만 그 헌신이 반복적인 위험에 그대로 노출될 필요는 없다. 무인소방로봇은 기술이 개입할 수 있는 영역을 한 단계 넓혔다. 그리고 그 방향성은 분명하다. 재난 현장의 주인공은 여전히 사람이다. 다만 그 사람이 위험의 최전선에 서야 할 이유는 점점 줄어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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