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 봄동비빔밥 레시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바이 쫀득쿠키(두쫀쿠) 열풍이 가라앉은 자리를 봄동비빔밥이 채운 모양새다. SNS와 유튜브 쇼츠를 타고 인증 영상이 폭발적으로 쌓이는 사이, 봄동 가격은 1년 새 78%나 뛰었다. 유행과 공급이 정반대로 움직이는 상황이다.
이 유행의 시작은 18년 전 방송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8년 KBS 예능프로그램 '1박 2일'에서 강호동 씨가 봄동비빔밥을 먹으며 "배추(봄동)이 고기보다 맛있네요"라고 거듭 극찬한 장면이 쇼츠로 재가공됐다. 지난해 5월 한 유튜버가 해당 영상을 쇼츠로 올린 후 현재 조회수 500만 회에 육박하고 있다. KBS도 지난 23일 유튜브 채널에 "두쫀쿠보단 봄동비빔밥"이라는 제목으로 2008년 원본 영상을 다시 올렸다. 18년 묵은 클립 하나가 알고리즘을 타고 전국민의 식욕을 건드린 셈이다.
봄동 자체는 낯선 식재료가 아니다. 겨울에 파종해 봄에 수확하는 배추의 일종으로, 잎이 옆으로 넓게 퍼지고 일반 배추보다 단맛이 강하다. 아삭한 식감 덕분에 겉절이나 나물무침으로 오래전부터 활용돼 왔고, 비타민과 항산화 물질이 풍부하다. 열량도 100g당 23kcal 수준으로 낮은 편이다. 매년 제철마다 찾아 먹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이처럼 전국적인 인증 열풍으로 번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봄동비빔밥이 빠르게 퍼진 데는 조리 난이도가 낮다는 점도 작용했다. 별도 조리 장비 없이 봄동을 손질하고 양념장을 섞어 밥 위에 올리면 끝난다. 따라 하기 쉬운 구조가 인증 콘텐츠 생산을 가속화했고, 그 인증이 다시 알고리즘을 자극했다. 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 쇼츠 할 것 없이 봄동비빔밥 영상이 쏟아지는 이유다.
진도 한파·폭설이 봄동 가격을 78% 끌어올렸다
문제는 공급 쪽에서 터졌다. 서울특별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봄동(상등급) 가격은 15kg당 5만 3996원으로, 전년 동기 3만 307원과 비교해 78.2% 급등했다. 지난주(4만 741원) 대비로도 32.5% 오른 수치다. 지난 11일에는 6만 456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봄동 최대 산지인 전남 진도에서 설 명절 직전 한파와 폭설이 쏟아졌고, 방한 시설을 갖추지 못한 농가에서 냉해 피해가 발생해 봄동의 성장이 지연됐다. 수요가 급격히 불어나는 시점에 출하량이 줄어드는 상황이 겹친 것이다. 여기에 봄동 특유의 짧은 제철 기간 안에 소비가 몰리는 구조가 가격 변동 폭을 더 크게 키우고 있다. 유통업계는 다음 주부터 출하량이 정상 궤도에 오를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급증한 수요 탓에 가격 상승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비빔밥 한 그릇 차이 나는 조리 순서가 따로 있다
봄동비빔밥을 처음 만들 때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봄동을 손질 없이 날 것으로 바로 넣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특유의 풋내가 살아 있어 완성도가 떨어진다. 봄동을 씻은 뒤 굵은 줄기와 잎을 분리하고, 굵은 줄기 부분에만 소금을 아주 약간 뿌려 5~7분 두는 것이 먼저다. 이후 가볍게 물기를 짜고 잎과 함께 섞으면 풋내가 빠지고 단맛이 올라온다. 절이는 시간을 너무 길게 잡으면 봄동 숨이 죽으므로 짧게 끝내는 것이 중요하다. 2인분 기준 재료는 봄동 1/2포기, 따뜻한 밥 2공기, 계란 2개, 고추장 1.5큰술, 고춧가루 1큰술, 간장 1큰술, 매실청 1큰술(또는 설탕 1/2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참기름 2큰술, 식초 1/2큰술, 깨소금, 김가루다.
양념장은 고추장만 덜컥 넣으면 텁텁해진다. 고추장 1.5큰술, 고춧가루 1큰술, 간장 1큰술, 매실청, 다진 마늘 1작은술, 참기름 1큰술을 고루 섞어 비빔밥 전용 양념장을 따로 만든다. 여기서 대부분이 빠뜨리는 재료가 하나 있다. 식초 1/2큰술이다. 비빔밥에 식초를 넣는다는 생각 자체를 잘 안 하는데, 이게 봄동 특유의 단맛을 끌어올리고 고추장의 텁텁함을 깔끔하게 잡아준다. 계란은 반숙으로 부쳐야 한다. 노른자가 터지면서 양념과 섞여야 비빔밥 전체에 윤기가 돈다.
재료를 넣는 순서도 중요하다. 따뜻한 밥에 참기름 1큰술을 먼저 넣어 고루 비벼 코팅한 뒤 봄동을 올리고, 그 위에 반숙 계란을 얹는다. 양념장은 한 번에 전부 넣지 않고 나눠 넣어야 간을 조절할 수 있다. 처음부터 양념장을 몽땅 넣으면 짜질 수 있으니 조금씩 더해가며 입맛에 맞춰가는 것이 낫다. 완성도를 더 높이고 싶다면 콩나물을 살짝 데쳐 넣어 식감 대비를 살리거나, 다진 소고기를 볶아 추가하면 된다. 김치를 잘게 썰어 소량 섞으면 감칠맛이 한층 진해진다.
※1박 2일 강호동 봄동비빔밥 제대로 만드는 법 5가지
1. 봄동 굵은 줄기에만 소금을 아주 약간 뿌려 5~7분 두었다가 가볍게 물기를 짠 뒤 잎과 합친다. 이렇게 해야 풋내가 빠지고 단맛이 올라온다.
2. 양념장은 고추장만 쓰면 텁텁하다. 고추장 1.5큰술, 고춧가루 1큰술, 간장 1큰술, 매실청 1큰술, 식초 1/2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참기름 1큰술을 따로 섞어 만든다.
3. 식초 1/2큰술이 봄동 특유의 단맛을 살리고 느끼함을 잡아준다. 양념장에 반드시 넣는다.
4. 밥에 참기름 1큰술을 먼저 비벼 코팅한 뒤 봄동을 올리고 반숙 계란을 얹는다. 양념장은 한꺼번에 붓지 않고 나눠 넣으며 간을 맞춘다.
5. 콩나물을 살짝 데쳐 넣으면 식감이 살고, 다진 소고기를 볶아 더하면 완성도가 올라간다. 김치를 잘게 썰어 소량 섞으면 감칠맛이 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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