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를 근거로 부과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조치에 대해 위법 판단을 내리면서 기납부 관세의 환급 가능성에 대한 점검이 본격화되고 있다.
다만 판결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법 제122조에 따라 향후 미국 수입 물품에 대해 임시 할증관세(현재 10%, 최대 15%)를 부과하기로 결정하면서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은 오히려 확대되는 양상이다. 기업들로서는 환급 기회와 추가 관세 부담 가능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삼정KPMG는 25일 발간한 '미국 대법원 IEEPA 기반 관세 판결 결과와 국내 기업의 관세 환급 전략' 보고서를 통해 이번 판결이 국내 수출기업에 미칠 영향과 실무 대응 과제를 정리했다. 해당 자료는 경영진과 통상·재무·세무 담당자를 대상으로 Q&A 형식으로 구성됐다.
보고서는 한국 수출기업의 최대 관심사로 기납부 관세의 환급 여부를 꼽았다. 이를 검토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통관 관행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한국과 달리 △한국 수출자가 관세 납부 및 수입신고를 이행하는 DDP(Delivery Duty Paid) 조건이 활성화돼 있고 △수입신고 건(Entry)별로 통상 신고 후 약 314일 이내에 정산(Liquidation)이 이뤄진다. 또한 정산 이전에는 사후정정(PSC)을 통해 신고 내용을 수정할 수 있다.
예컨대 DDP 조건으로 수출자가 관세를 납부한 경우 환급금 역시 수출자에게 귀속된다. 따라서 수출자는 환급 절차와 필요 서류를 직접 준비해야 한다. 또 정산(Liquidation) 진행 여부에 따라 적용 가능한 절차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현재까지 미국 관세청의 구체적인 환급 지침은 발표되지 않았다. 다만 정산이 완료된 건은 이의신청(Protest)이나 소송을 통해 환급 여부를 다퉈야 하고, 수입신고 후 314일이 지나지 않아 정산이 완료되지 않은 건은 PSC를 통해 환급 가능성을 검토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글로벌 공급망을 보유한 기업의 전략 재점검도 주문했다. 예를 들어 자유무역협정(USMCA) 특혜 요건을 충족해 미국으로 수출되는 물품은 무역법 제122조에 따른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만큼, 이를 반영한 공급망 및 통상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삼정KPMG는 기업들이 단순히 위법 판결만을 근거로 관세 환급을 낙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실제 환급까지는 수년이 소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 관세청이 모든 납부자에게 일괄 환급하는 방식이 아니라, 수입자별·Entry별로 기납부 관세의 적정성과 절차 요건 충족 여부를 개별 심사한 뒤 환급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 수출기업은 지난해 4월 이후 수입신고 건별 관세 납부 내역을 점검하고, 미국 관세청의 소명 요청에 대비한 문서화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각 건별 정산 진행 여부에 따른 필요 조치도 검토해야 한다. 또한 관세는 한국 수출자가 부담했지만 신고는 미국 수입자가 진행한 경우 환급금이 미국 수입자에게 귀속될 수 있는 만큼 사전에 환급 귀속 주체에 대한 합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김태주 삼정KPMG 관세통상자문 리더 전무는 "기업 입장에서는 환급 가능성과 추가 관세 부담이 동시에 존재하는 복합 국면"이라며 "통관 데이터 정비, 절차별 대응 준비, 원산지·공급망 점검을 병행해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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