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조 일으키는 인 유입량 30% 줄이고 산업폐수 '고도정수처리'
보 처리 방안 등 '근본 대책' 없다는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정부가 녹조가 심한 여름에도 낙동강 주요 취수원 수질이 1등급을 유지하도록 '낙동강 수질 개선 대책'을 내놨다.
농경지에 퇴비를 덜 뿌리게 해 녹조 원인 물질인 인이 덜 유입되게 하고 산업폐수를 더 깨끗이 정수한다는 것이 골자인데 보 해제·개방이나 낙동강 상류에 있는 영풍석포제련소 이전 등 수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방안은 포함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25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낙동강 수질 개선 대책'을 공개했다.
정부는 2030년까지 낙동강 4개 취수 지점(해평·강정고령·칠서·물금매리) 총인(TP)과 총유기탄소(TOC) 수준이 여름(6∼9월)에도 Ⅰ등급(TP는 0.04㎎/L 이하·TOC 3.0㎎/L 이하)을 유지하도록 하고 녹조 발생을 50% 이상 줄이는 한편 산업폐수 때문에 먹는 물 안전이 위협받는 일이 없도록 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현 정부 임기 내 '녹조 문제 근본적 해결'을 약속했는데, 이를 구체화한 것이다.
4개 지점 재작년 6∼9월 TP와 TOC는 각각 0.043∼0.051㎎/L과 4.0∼4.5㎎/L이었다.
인구 1천300만명의 영남은 식수 등 각종 용수를 상당 부분 낙동강에 의존하고 있다.
그런데 낙동강 수질은 지난 30년간 개선됐음에도 여전히 한강보다 나쁘다.
한강 팔당댐과 낙동강 물금 지점 2020∼2024년 수질을 비교하면 생물학적산소요구량(BOD)과 총질소(TN)는 두 지점이 비슷했지만 TOC와 TP의 경우 팔당댐은 'Ⅰb' 등급(연평균 2.3㎎/L와 0.031㎎/L)으로 좋은 편이었으나 물금지점은 Ⅲ 등급(4.1㎎/L)과 Ⅱ등급(0.042㎎/L)에 그쳤다.
1991년 페놀 유출 사고 등 수질오염 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낙동강을 원수로 한 수돗물에 대한 지역 내 불신도 크다.
정부는 하루 12.5t에 달하는 낙동강 총인 유입량을 2030년까지 30% 줄이기로 했다.
낙동강 수계로 들어오는 총인 45.6%는 땅에서 유출되며 39.9%는 가축분뇨에서 발생한다.
이에 정부는 가축분뇨로 만드는 퇴·액비를 농경지에 적정량만 살포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토양 속 양분이 얼마나 있는지 확인하는 토양 검정 물량을 늘리고 성분이 천천히 빠져나온 뒤 퍼져 일반 비료보다 덜 자주 뿌려도 되는 완효성 비료를 보급하기로 했다.
또 가축분뇨를 퇴·액비로 만드는 대신 고체연료나 바이오가스로 만들어 에너지를 생산하는 데 투입하도록 만들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마을이 태양광 발전 사업을 벌여 수익을 나누는 '햇빛 소득 마을'처럼 축산농가에서 생산한 바이오가스를 마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수익을 나누는 '에너지 자립 마을' 표준 모델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재는 가축분뇨 85%가 퇴·액비가 된다.
정부는 강변에 야적된 퇴비와 관련, 관리기준을 위반했을 때 과태료를 부과함으로써 실제 제재가 가능하게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현재는 가축분뇨법을 위반해 가축분뇨와 퇴액비를 공공수역에 유입시키거나 방치된 가축분뇨나 퇴·액비를 치우라는 지자체장 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1년 이하 징역형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행위 수준에 견줘 강한 형사처벌만 규정돼있나 보니 지자체가 강변에 부적정하게 야적된 퇴·액비 소유자를 고발해 처벌까지 이르게 하는 경우가 잘 없었다.
정부는 낙동강 수계 산업폐수 처리 수준도 강화한다.
현재 낙동강으로 공공 하·폐수 처리 시설에서 정화한 38만t과 각 사업장에서 처리해 방류하는 9만t 등 하루 47만t의 산업폐수가 유입된다.
정부는 낙동강 수계 산업폐수 공공처리시설에 수돗물을 생산하는 정수장에 있는 오존과 활성탄을 사용하는 고도처리시설을 설치하기로 했다.
고도처리시설을 거치면 '영원한 화학물질'로 불리는 과불화화합물(PFAS)이 90% 이상 제거되는 등 미량 오염물질 배출량을 상당히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한다.
고도처리가 이뤄지지 않은 폐수가 배출되는 지역에 대해서는 미량·미규제 물질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산업단지 하류에 수질 자동 측정망을 확충하는 등 '산업폐수 24시간 감시 체계'를 완비하기로 했다.
이번 대책을 두고 그간 정부가 주기적으로 내놓은 녹조 대책에서 크게 더 나아가지 않은 수준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유속을 늦춰 녹조를 심화한다고 비판받는 보와 상류에서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영풍석포제련소를 어떻게 할지 등 낙동강 수질을 개선한다고 했을 때 논의됐어야 할 부분들이 빠졌다는 지적도 있다.
지역 단위로 퇴·액비와 비료 유입과 유출을 종합적으로 파악해 환경이 수용할 수준으로 관리하는 양분관리제를 전면 도입하는 등의 획기적인 방안이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기후부 관계자는 "이번 대책은 보 개방이나 취수원 다변화 등과 별개로 수립한 대책"이라면서 "이 대책에 다른 방안을 추가하면 효과가 더 클 것으로 생각하며, 보 개방 등에 대해서는 계속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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