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 후: 뼈의 사원', 좀비보다 무서운 게 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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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 후: 뼈의 사원', 좀비보다 무서운 게 또 있었다

엘르 2026-02-25 05:01:07 신고

지난해, 세상에서 제일 유명한 좀비 프랜차이즈가 무려 23년 만에 귀환했습니다. '달리는 좀비'를 전면에 등장시킨 〈28일 후〉와 〈28주 후〉를 거쳐 〈28년 후〉가 나왔거든요. 영화는 분노 바이러스로 초토화한 영국 본토가 완벽히 격리된 후의 일을 그렸습니다. 사실 트릴로지의 1편 격인 〈28년 후〉는 기본 설정과 이어질 내용의 토대를 쌓아가는 과정이라 다소 지루했습니다. 컬트적 재미나 충격적 비주얼보다는 극한 상황에서 성장하는 소년의 서사가 먼저였죠.


영화 〈28년 후: 뼈의 사원〉

영화 〈28년 후: 뼈의 사원〉


2편은 좀 더 빨리 돌아왔습니다. 27일 개봉하는 〈28년 후: 뼈의 사원〉(뼈의 사원)은 전편 말미에서 스파이크(알피 윌리엄스)와 만난 지미(잭 오코넬) 패거리가 전면으로 나섭니다. 스스로 종교를 만든 지미는 신의 말씀을 전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을 자처합니다. 그가 거느린 부대는 '손가락'이라고 부르며, 모두에게 자신의 이름인 '지미'를 하사합니다. 지미와 똑같은 금발 가발을 쓴 '손가락'들은 본토 전역을 돌아다니며 살아있는 것들을 잔인하게 죽이는데요. 여기엔 감염자 뿐만 아니라 생존자도 포함됩니다. 리더 지미가 신인 '닉 어르신'에게 계시를 받았다며 "자선을 베풀라"고 하면, '손가락'들이 살인을 저지르는 식이죠. 생존을 위한 정당방위가 아닌 그저 여흥으로요.


한편 감염자와 생존자를 막론하고 죽은 존재들을 기려 온 켈슨 박사(랄프 파인즈)는 여전히 '뼈의 사원'을 지키고 있습니다. 가장 몸집이 크고 힘이 센 감염자의 리더 '알파'와도 대치 중이죠. 켈슨은 감염자와의 물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약물이 장전된 블로우 건을 쓰는데요. 감염자가 달려들 때 약물로 무력화시키려는 전략이죠. 그런데 알파에게 주사를 쓰는 과정에서 이상한 변화가 감지됩니다. 모르핀을 비롯한 각종 안정제와 마취제 등을 섞은 약도 알파에게는 통하지 않는 듯한 상황에서, 약물을 맞은 그의 움직임이 느려진 거예요.


영화 〈28년 후: 뼈의 사원〉

영화 〈28년 후: 뼈의 사원〉


갑작스레 안정을 찾은 알파에게 켈슨은 '삼손'이라는 이름을 지어 줍니다. 성경 속 사자를 맨손으로 때려잡은 괴력의 영웅입니다. 얌전히 누운 삼손의 상처를 치료하며 켈슨이 자조하듯, 두 존재의 관계는 로마 설화에 나오는 안드로클레스와 사자를 연상케 합니다. 사람이 발에 가시가 박힌 사자를 도왔더니 친구가 됐다는 이야기죠. 약물의 안정 효과가 언제까지 삼손에게 먹힐 지 알 수 없지만, 켈슨은 목숨을 걸고 매일 삼손과 만납니다. 이는 켈슨이 줄곧 해온 감염병 연구를 넘어 저주받은 영국 본토에 인간적 감정이 잔존함을 방증합니다. 더불어 남은 감정들이 다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 수 있을지, 과학적이면서도 철학적인 고민도 시작됩니다.


같은 맥락에서 〈뼈의 사원〉은 알파 감염자인 삼손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비춥니다. 덕분에 〈28일 후〉에서 시작된 '분노 바이러스' 세계관의 실마리가 관객만 알 수 있는 방식으로 제공돼요. 재밌는 것은 좀비물인 〈뼈의 사원〉이 좀비를 거의 등장시키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지금까지는 감염자가 생존자의 신체를 난폭하게 훼손한다는 설정으로 고어한 스펙터클을 창출했어요. 〈뼈의 사원〉에선 그 역할을 지미 패거리가 담당합니다. 분노 바이러스는 원래 감염자와 생존자 모두에게 존재했다는 듯이 말이죠. 이와 함께 좀비를 집단화하고 타자화하는 좀비물의 기본 공식이 희석됩니다. 이를테면 〈웜 바디스〉나 〈아이 엠 어 히어로〉, 〈좀비딸〉처럼 좀비를 주요 캐릭터의 영역으로 밀어넣는 시도가 보여요. 감염자와 생존자의 선악 구도도 함께 흐려집니다.


영화 〈28년 후: 뼈의 사원〉

영화 〈28년 후: 뼈의 사원〉


전편들과 마찬가지로 〈뼈의 사원〉에도 영국 문화를 향한 비판과 예찬이 동시에 목격됩니다. 이번 영화에선 특히 켈슨이 영국을 보다 많이 거론해요. 그가 극 중에서 플레이하는 듀란듀란과 아이언 메이든이 〈28년 후〉의 우중충했던 분위기를 전환합니다. 켈슨이 삼손을 보살피며 자신을 NHS(영국 국영 의료 서비스) 의사라고 말하는 등의 깨알 영국식 유머도 곳곳에 뿌려져 있고요. 〈뼈의 사원〉의 진짜 주인공은 켈슨이 아닌가 싶을 만큼 엄청난(?) 이벤트도 마련돼 있습니다. 그리고 원조 지미, 킬리안 머피의 귀환은 놓쳐서는 안될 대목이니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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