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 지나고 나면 부엌 공기가 한결 느슨해진다. 분주하게 끓이던 국 냄비도 식고, 상 위에 오르내리던 음식은 정리된다. 명절 때는 전이나 갈비처럼 기름진 음식을 연달아 먹게 된다. 며칠을 그렇게 보내고 나면 매콤한 맛이 당긴다. 입안에 남은 느끼함을 정리해 줄 자극적인 한 그릇이 떠오른다.
그럴 때는 명절 때 먹고 남은 떡국떡으로 만드는 떡볶이가 의외로 잘 어울린다. 멸치로 국물을 내고 고추장 양념을 풀어 끓이면 익숙하면서도 또렷한 맛이 난다.
재료는 단출하지만, 떡을 넣는 순서와 불 세기에 따라 완성도가 달라진다. 지금부터 명절 때 남은 떡으로 만든 떡국떡으로 만든 떡볶이 레시피를 소개한다.
간장으로 한 번 감싸야 퍼지지 않는다
떡국떡은 길고 얇아 양념이 빠르게 스며드는 대신 쉽게 불어버릴 수 있다. 조리 전 준비가 중요한 이유다. 먼저 떡국떡 300g을 미지근한 물에 20분 정도 담가 둔다. 냉장 보관을 하며 굳었던 조직이 서서히 풀리면서 특유의 탄력이 돌아온다. 너무 오래 담그면 표면이 물러질 수 있어 시간을 지키는 편이 낫다.
물기를 뺀 뒤 진간장 2큰술을 넣어 가볍게 버무린다. 떡 겉면을 얇게 코팅하듯 감싸는 느낌으로 섞으면 된다. 이렇게 밑간을 해두면 조리 중 떡이 급격히 퍼지는 현상을 줄일 수 있고, 양념을 넣었을 때 맛이 겉돌지 않는다. 떡이 서로 달라붙는 문제도 덜하다. 간장 향이 은은하게 배어 있어 고추장 양념과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어묵 2장은 반으로 자른 뒤 사선으로 썬다. 단면이 넓어야 양념이 고르게 밴다. 이후 대파는 1대 중 절반을 어슷하게 썰고, 청양고추 1개는 얇게 썰어 둔다. 매운 향이 더해지면 단맛이 또렷해지고 전체 맛의 균형이 맞는다.
재료 손질을 마치면 본격적인 조리는 10분 남짓이면 충분하다.
멸치 육수를 만들고 양념이 완성한다
냄비에 물 400ml를 붓고 국물용 멸치 한 줌을 넣는다. 멸치는 내장을 제거한 것을 쓰는 편이 낫다. 쓴맛이 덜 올라와 국물이 깔끔하게 떨어진다. 센 불에서 끓이다가 기포가 오르면 중불로 낮춰 5분 정도 우린다. 너무 오래 끓이면 국물이 탁해질 수 있어 시간을 넘기지 않는다. 멸치를 건져내면 맑고 구수한 육수가 남는다.
여기에 다진 마늘 0.5큰술을 넣어 향을 먼저 올린다. 이어 고춧가루 1큰술과 고추장 2큰술을 넣고 천천히 풀어 준다. 원당 1큰술로 단맛을 더하고, 물엿 2큰술을 넣어 윤기를 살린다. 설탕 대신 원당을 쓰면 단맛이 부드럽게 이어진다. 약불에서 2분 정도 끓이면 고추장 특유의 날 맛이 가라앉고 양념이 한데 어우러진다. 주걱으로 저었을 때 바닥이 잠시 보였다가 천천히 메워지는 농도가 알맞다.
떡과 어묵, 넣는 순서가 맛을 가른다
양념이 끓기 시작하면 간장에 코팅해 둔 떡을 먼저 넣는다. 중약불에서 천천히 저어가며 2분 정도 익힌다. 떡이 양념을 흡수하며 표면이 매끄럽게 변하고, 색이 점점 붉게 물든다. 불을 갑자기 세게 올리면 겉만 빨리 익고 속은 단단할 수 있어 불 세기를 유지하는 편이 좋다.
이어 어묵을 넣고 2~3분 더 끓인다. 어묵은 이미 한 번 익은 식품이어서 오래 끓이지 않아도 충분하다. 청양고추를 넣으면 매운 향이 올라오며 양념의 단맛이 정리된다. 국물이 점차 걸쭉해지고 떡에 윤기가 돌면 마지막으로 대파를 넣는다. 대파는 오래 끓이지 않아야 향이 또렷하게 남는다. 한 번 가볍게 섞은 뒤 불을 끄면 완성이다.
완성된 떡볶이는 멸치 육수의 구수함이 먼저 느껴지고, 뒤이어 고추장의 매콤함이 이어진다. 떡국떡 특유의 쫀득함이 살아 있어 일반 떡볶이와는 또 다른 식감이 난다. 남은 떡을 처리하려다 시작한 메뉴지만, 일부러 다시 찾게 되는 맛이다.
떡국떡 떡볶이 레시피 총정리
■ 요리 재료
떡국떡 300g, 진간장 2큰술, 물 400ml, 국물용 멸치 한 줌, 다진 마늘 0.5큰술, 고춧가루 1큰술, 고추장 2큰술, 원당 1큰술, 물엿 2큰술, 어묵 2장, 대파 1/2대, 청양고추 1개
■ 만드는 순서
1. 떡국떡을 미지근한 물에 20분 담가 둔 뒤 물기를 뺀다.
2. 진간장 2큰술을 넣어 떡 겉면을 코팅하듯 버무린다.
3. 냄비에 물 400ml와 내장 제거한 멸치를 넣고 끓인 뒤 5분 우려 멸치를 건진다.
4. 다진 마늘, 고춧가루, 고추장, 원당, 물엿을 넣고 약불에서 2분 끓인다.
5. 떡을 먼저 넣고 중약불에서 2분 저어가며 익힌다.
6. 어묵과 청양고추를 넣고 2~3분 더 끓인다.
7. 마지막에 대파를 넣고 한 번 섞은 뒤 불을 끈다.
■ 오늘의 레시피 팁
1. 떡은 간장 코팅 후 잠시 두면 간이 고르게 스며든다.
2. 멸치는 5분 이상 끓이지 않는 편이 국물이 맑다.
3. 국물이 지나치게 졸면 물을 1~2큰술 추가해 농도를 맞춘다.
4. 매운맛은 청양고추 양으로 조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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