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활동보다 집 안에서의 휴식을 선호하는 이들을 일컫는 '집순이'라는 표현은 흔히 나태함이나 무기력함과 연결되곤 합니다. 하지만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올라온 한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들은 우리가 가졌던 집순이에 대한 편견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그들만의 독특한 '공간 철학'과 '자기 관리 루틴'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 "침대는 성역이다"… 게으름이 아닌 '쾌적한 휴식'을 위한 엄격한 입단식
논쟁의 시작은 "찐 집순이들은 집에 있어도 샤워하고 양치하고 세수 다 하나요?"라는 소박한 궁금증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자칭 집순이들은 입을 모아 "청결은 집순이의 기본 소양"임을 강조했습니다. 이들에게 집은 단순히 잠을 자는 곳이 아니라 가장 편안하고 소중한 휴식의 공간이며, 특히 '침대'는 외부의 오염이 절대 침범해서는 안 되는 신성한 영역으로 간주됩니다.
답변자들은 "더러운 몸뚱이로 침대에서 뒹구는 건 죄악"이라며, 매일 씻고 잠옷을 갈아입어야만 비로소 소중한 침대에 입장할 자격을 얻는다고 주장합니다. 안 씻은 몸과 떡진 머리로 침구에 눕는 것은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이며, 오히려 집 안이 뽀송뽀송하고 쾌적하게 유지될 때 최상의 행복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즉, 이들이 씻는 행위는 타인에게 보이기 위한 '에티켓'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 자신이 머무는 공간에 대한 '예의'이자 '휴식의 질'을 높이기 위한 필수 과정인 셈입니다.
➤ "집에서도 바쁘다"… 효율적인 은둔 생활을 지탱하는 나만의 일과
또한, 집순이 생활을 '사회적 부대낌이 힘들어 선택한 고립'으로 정의하는 시각도 눈에 띕니다. 게을러서 집에 있는 것이 아니라, 혼자만의 시간에 반신욕을 하고 팩을 올리며 넷플릭스를 보는 과정 자체가 이들에게는 가장 열정적인 활동입니다. 실제로 "주말에도 하루 두 번 씻으며, 씻고 일과 시작, 씻고 일과 마무리"를 실천한다는 이들의 고백은, 집순이의 삶이 결코 정지된 상태가 아님을 방증합니다.
일부 누리꾼은 "나간다고 다 씻고 다니느냐"며, 청결은 성향의 문제가 아닌 개인의 습관 문제임을 꼬집으며 집순이에 대한 무례한 질문에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이번 논란은 우리 사회가 타인의 라이프스타일을 자신의 잣대로 재단하는 경향이 있음을 시사합니다. 집 안에서 철저히 자신을 가꾸고 공간을 관리하는 이들에게 '집'은 세상에서 가장 바쁘고 정갈한 '1인용 낙원'입니다. 결국 집순이란 단순히 '밖에 나가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만의 질서와 청결을 바탕으로 완벽한 내적 평화를 구축해 나가는 '주도적인 휴식 전문가'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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