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NAULT FILANTE
파워트레인 1499cc I4 가솔린 터보+전기모터, 3단 자동 최고 출력 250마력 최대 토크 25.5kg·m 가격 4331만~5218만원
절묘한 우연이다. 2026년이 시작되자마자 2대의 차가 출시를 예고했다. 르노 필랑트와 푸조 5008이다. 절묘한 우연이라고 말한 건, 두 모델이 출시 시기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부분에서도 도플갱어처럼 꼭 닮았기 때문이다. 프랑스 브랜드, 라인업의 꼭대기를 담당하는 플래그십 모델, 5m에 육박하는 크기 그리고 가솔린 엔진에 전기모터를 품은 하이브리드 모델이라는 점이 그렇다. 심지어 5000만원 안팎으로 책정된 가격대마저 비슷하다. 이쯤 되면 자연스레 질문이 하나 떠오른다. ‘그럼 뭐가 다른데요?’
한국에서 전 세계 최초로 베일을 벗은 필랑트부터 살펴보자. 필랑트는 프랑스어로 별똥별이라는 뜻으로, 그랑 콜레오스에 이어 르노 ‘오로라 프로젝트로’ 만들어진 두 번째 모델이다. 오로라 프로젝트란 3대의 신차를 르노코리아 주도로 개발 및 생산하는 전략을 말한다. 따라서 오로라 프로젝트로 만들어진 모델은 상품 구성 단계에서부터 한국 자동차 시장의 특징을 반영했다. 이왕이면 더 큰 차를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성향에 맞춰 유럽 시장에 판매 중이던 중형 SUV 에스파스보다 필랑트의 크기가 더 큰 것이 대표적인 예다.
필랑트를 관통하는 단어는 ‘디자인’이다. 전통적인 SUV의 실루엣에서 벗어나 크로스오버 스타일을 표방하는 필랑트는 쿠페처럼 차의 후면으로 갈수록 차체가 더 날렵하다. 여기에 고성능 모델에서 볼 법한 커다란 리어 스포일러를 지붕에 얹었고 삼각형에 가까운 리어 윈도우 프레임을 더해 역동적인 이미지를 추구한다. 상위 트림을 선택하면 뒷유리 하단 리어램프 부분을 블랙으로 마감할 수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PEUGEOT 5008
파워트레인 1199cc I3 가솔린 터보+전기모터, 6단 듀얼 클러치 최고 출력 145마력 최대 토크 23.5kg·m 가격 4814만~5499만원
“자기관리에 철저하면서 세련된 패션 스타일도 즐길 줄 아는 젊은 아빠가 떠올라요.” 5008 시승이 어땠는지 묻는 푸조 담당자에게 답한 말이다. 5008은 운전자에게 초점을 맞춘 ‘아이 콕핏’ 인테리어 콘셉트와 간접조명 방식으로 실내를 은은하게 감싸는 앰비언트 라이트 덕에 다른 브랜드와 구분되는 독특한 감성을 지녔다. 그러자 옆에 있던 에디터는 “푸조 특유의 쫀쫀한 핸들링도 마음에 들어요. 어떻게 145마력짜리 차가 이렇게 경쾌하게 달릴 수 있는지 신기하네요”라며 5008의 ‘운전 손맛’을 추켜세웠다.
10년 만에 풀체인지로 돌아온 5008은 이전 모델 대비 차체 크기를 대폭 키운 것이 특징이다. 실내 공간 넓이를 가늠할 수 있는 휠베이스 길이(2900mm) 역시 동급 모델 중 가장 길다. 덕분에 3열 시트에 성인 남성이 앉더라도 불편하지 않다. 2열과 3열을 평평하게 접을 수 있어 큰 짐을 싣거나 차박을 즐기기에 알맞다.
르노 필랑트와 푸조 5008이 경쟁 모델처럼 보이겠지만, 사실 둘의 진짜 목표는 따로 있다. 기아 쏘렌토다. 2년 연속 국내 자동차 판매량 1위를 달성한 쏘렌토의 수요를 10%만 끌어와도 두 브랜드 입장에선 성공이다. 국산차의 가격 상승으로 ‘돈 없어서 수입차 산다’는 밈이 생겨나는 요즘, 야심차게 등장한 2대의 프랑스 신예는 어떤 나비효과를 일으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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