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이 24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수원의 문을 세계로 활짝 열겠다"고 선언하며 '2026-2027 수원 방문의 해'를 공식 선포했다.
수원화성 축성 230주년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 30주년을 계기로 연간 1500만 명이 찾는 글로벌 관광도시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세부 실행계획은 아직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화려한 선포식과 달리 핵심 질문들에 대한 담당 부서의 답변은 "구체적인 계획이 아직 없다"는 말로 돌아왔다.
1500만 명 목표...재원 구조 불투명
이날 수원시가 내세운 연간 1500만 명 관광객 유치 목표는 야심차다. 문제는 이 숫자가 어디서 나왔는지다. 현재 수원을 찾는 연간 관광객이 정확히 몇 명인지, 외국인 비율은 어느 정도인지, 1500만 명이 국내외 합산인지 외국인 목표치를 별도로 설정한 것인지조차 공개되지 않았다. 2026년과 2027년 각각의 단계별 수치도 제시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수원시 담당자는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목표 수치는 제시됐지만 이를 산출한 근거와 달성 로드맵은 사실상 백지 상태인 셈이다.
담당부서에서 밝힌 2개년 총사업비로 117억 원의 구체적인 재원 구조도 불투명하다. 시비·도비·국비 분담 비율이 어떻게 되는지, 민간투자 유치 계획은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 세계 관광산업 콘퍼런스, 한중일 PD 포럼 등 국제행사 유치 비용 대비 경제적 파급효과를 분석한 외부 연구용역 결과가 있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관광객 급증 '약'인가 '독'인가...K-콘텐츠 선도 도시 선언, 드라마 촬영지·OTT 협약은 백지
시는 수원화성 축성 230주년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 30주년을 방문의 해 핵심 콘텐츠로 내세웠다. 연간 1500만 명을 끌어들이기 위한 야간관광 확대, 미디어파사드, 상설 공연 등 차별화 전략이 구체적으로 마련돼 있는지가 먼저 확인돼야 한다.
관광객 급증에 따른 문화재 훼손 우려도 과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서의 보존 관리 기준과 대규모 관광 개발 사이의 충돌 가능성에 대한 사전 검토가 이뤄졌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해 안내표지판 유지 보수와 도로 파손이 지적된 바 있었다.
이재준 시장은 "수원은 K-콘텐츠를 선도할 역량이 충분한 도시"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느 드라마 촬영지를 활용할 것인지, OTT 플랫폼과의 협약 체결 계획은 있는지, 제작사 유치를 위한 인센티브 정책은 마련됐는지 어느 것 하나 구체화된 내용이 없다.
게다가 K-컬처 기반 전략은 전주·경주·안동 등 전통문화 관광 강자들과의 차별점이 뚜렷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유치한 경기인디뮤직페스티벌을 메가 프로젝트로 제시했지만 1회 개최당 예상 방문객 수와 지역 상권 파급효과 분석도 공개되지 않았다. 경기인디뮤직페스티벌이 열리는 장소는 서호 잔디광장으로 상권에 큰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다.
'열린 관광도시' 선언...숙박·교통 인프라 중요
이날 선포식에서는 시각장애인인 허우령 KBS 아나운서와의 공감토크가 진행되며 무장애 관광도시 조성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나 유니버설 디자인 적용 대상 지역, 점자 안내와 음성안내 확대 계획, 관련 예산 규모를 묻는 질문에도 명확한 답은 없었다. 휠체어 접근성 전수 점검이 완료됐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1500만 관광객을 수용하려면 숙박과 교통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한다. 수원 지역 현재 호텔 객실 수가 외국인 단체 관광을 감당하기에 충분한지, 고급호텔 부족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방안도 제시되지 않았다. 단지 지난 10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관광숙박업(호텔업)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수원 관광 활성화 방안만 논의했을 뿐이다.
또한 KTX 수원역 활용 전략이나 인천공항과의 연결 교통편 홍보 방안도 구체화되지 않은 상태다.
방문의 해 성과를 방문객 수로만 측정할 경우 실질적인 경제 효과를 가늠하기 어렵다. 관광객 체류시간, 1인당 소비액, 재방문율 등 질적 성과지표를 함께 설정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지만, 수원시는 아직 방문객 수 외의 구체적인 KPI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수원시의회 배지환 의원은 이날 ‘수원 방문의 해’ 선포식에 대해 “올해 ‘수원 방문의 해’ 예산이 102.8억으로 짜깁기이고 졸속”이라며 “2016년에 비해 아무것도 준비된 게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지방선거를 90여 일 앞둔 시점에서의 선언이 행정 준비보다 정치적 이벤트 성격이 강하다는 시각도 있다. 본지는 수원시의 세부 계획과 준비 현황에 대한 추가 취재를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시는 수원 방문의 해 5대 추진 전략으로 ▲관광 콘텐츠 역량 강화 ▲메가 프로젝트로 관광객 유입 ▲맞춤형 행사와 이벤트 진행 ▲관광객 편의를 위한 관광수용태세 개선 ▲다양한 관광 상품 개발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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