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무죄·건진 유죄…법적 판단 갈린 '800만원 샤넬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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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무죄·건진 유죄…법적 판단 갈린 '800만원 샤넬백'

연합뉴스 2026-02-24 18:02:0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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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재판부 "청탁 인식 없었다"…건진법사 재판부 "묵시적 청탁 대가"

한덕수에 특검 구형보다 많이 선고한 이진관 재판장, 건진에도 더 높여

민중기특검팀 반색…"대통령 취임 전 청탁도 인정, 항소심 준비에 만전"

상설특검 출석하는 건진법사 전성배 상설특검 출석하는 건진법사 전성배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19일 서울 서초구 안권섭 상설특별검사 사무실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6.1.19 yatoya@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도흔 기자 = 건진법사 전성배 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한 1심 재판부가 주된 혐의인 '통일교 금품수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면서 김건희 여사 항소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전씨와 범죄사실이 겹치는 김 여사는 앞서 통일교 관련 알선수재 혐의 중 '800만원 샤넬 가방 수수' 부분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는데, 동일한 사실관계를 놓고 서로 다른 재판부 간 판단이 갈린 것이다.

민중기 특별검사팀도 이 부분에 주목하며 김 여사 항소심에서 유무죄가 바뀔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24일 알선수재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전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전씨는 김 여사와 공모해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교단 지원 청탁을 받고 샤넬 가방 2개,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 1개를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구체적으로 ▲ 2022년 4월 800만원 상당의 샤넬 가방 ▲ 2022년 7월 1천200만원 상당의 샤넬 가방 ▲ 2022년 7월 6천200만원 상당의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전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전달됐다고 본다.

지난달 28일 김 여사의 알선수재 혐의를 심리한 같은 법원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2022년 4월 전달된 800만원 상당 샤넬 가방에 대해서는 알선수재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김 여사가 알선의 대상이 되는 청탁을 인식하지 못했고, 알선 명목으로 샤넬 가방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다.

당시 재판부는 '알선수재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금품 등 수수의 명목이 알선에 관련된 것임이 어느 정도 구체적으로 나타나야 하고, 금품 공여자가 막연한 기대감 속에 교부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알선수재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례를 들었다.

그러면서 윤 전 본부장이 김 여사와의 친분을 쌓는 첫 단계에서 향후 김 여사를 통해 정부 지원을 받을 수도 있다는 기대를 가졌을 수는 있지만, 김 여사가 가방을 전달받을 당시 어떤 청탁과 관련해 공여된 것인지에 대한 인식은 없었다고 봤다.

구체적인 청탁으로 볼 만한 유엔(UN) 제5사무국 한국 유치 문제 등은 가방이 건너간 이후인 2022년 4월 중순경부터 전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전달됐고, 이에 따라 김 여사가 청탁의 존재를 전제로 금품을 수수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었다.

그러나 전씨 사건을 심리한 형사33부는 해당 샤넬 가방에 대해서 "통일교 사업과 관련해 정부 차원의 협력을 구하기 위한 묵시적 청탁의 대가"라며 김 여사가 청탁을 인식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김 여사가 대선 과정에서 통일교의 지원이 있었다는 것을 알았던 점, 대선 선거운동 중이던 2022년 3월 3일 윤 전 본부장에게 전화를 걸었던 점 등을 고려했을 때 "김 여사가 첫 번째 샤넬 가방이 교부됐을 시점에 통일교가 대선 지원에 대한 대가로 정부 차원의 보상을 원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청탁을 인지한 시점에 대해서도 "당시 샤넬 가방이 교부되었을 때는 대통령 취임식 한 달 전으로, 당선에 기여한 통일교가 대선 지원에 대한 보상을 요구할 것이 확실히 예견되는 상황이었다"며 이미 묵시적 청탁이 전제됐다고 봤다.

김 여사가 대선 이후인 2022년 3월 말 윤 전 본부장과 통화하며 '지금부터가 오히려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많이 도와달라. 염치없지만 부탁한다'라고 말한 점을 근거로 "김 여사는 전씨를 연락책으로 삼아 통일교와 계속 연락하는 것이 정권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고, 윤 전 본부장에게 전씨에 대한 자신의 신뢰를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아울러 윤 전 대통령이 당시 대통령 당선인 지위에 있었고, 청탁이 사전에 존재하기만 하면 알선행위는 장래에 이뤄지더라도 무방하므로 윤 전 대통령 취임 전에 금품 수수가 이뤄졌더라도 알선수재죄는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한 3번에 걸친 통일교 금품수수 행위에 대해 "범의(범죄 의사)의 단일성과 계속성이 인정된다"며 '포괄일죄'(여러 행위가 포괄적으로 하나의 범죄를 구성하는 것)로 봤다.

3차례에 걸쳐 금품이 전달될 때마다 'UN사무국 한국 유치', '교육부 장관 예방' 등 요청 사항이 달라지기는 했지만, 이는 금품이 반복해 교부되면서 통일교의 청탁 내용이 보다 구체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취지다.

법정 출석한 김건희 법정 출석한 김건희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부는 이날 공소사실 중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판단하면서도 전씨에게 특검팀 구형량인 징역 5년보다 높은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재판장인 이진관 부장판사는 전씨의 혐의를 질책하며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는 정치적 이익을 위해 통일교를 이용했고, 통일교도 국내외 교세 확장 등에 대한민국의 경제적·정치적 지위를 이용함으로써 상호공생 관계에 이르게 됐다"며 윤 전 대통령 부부를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아울러 "윤 전 대통령, 김 여사와 통일교 간의 정교유착은 전씨의 알선행위로 인해 발생한 결과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 부장판사는 앞서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등으로 기소된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도 내란 특검이 구형한 징역 15년을 훌쩍 넘는 징역 23년을 선고한 바 있다.

민중기 특검팀 역시 이날 판결 선고 후 언론 공지를 내 800만원 샤넬 가방 수수에 대한 재판부 판단이 달라진 데 주목했다.

특검팀은 "금일 선고된 전씨 사건에서 재판부는 알선수재죄에 대해 전부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6년을 선고하면서 대통령 취임 전 수수한 '샤넬백'에 대해서도 통일교와 김건희 씨 사이에 묵시적 청탁을 인정하고 유죄를 선고했다"고 짚었다.

이어 "김건희 씨 1심 판결에서 청탁이 없었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던 이 부분이 유죄로 인정된 것에 주목한다"며 "김건희 씨에 대한 항소심 준비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했다.

특검팀은 아울러 재판부가 전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선고한 데 대해서는 "면밀히 검토해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부연했다.

leed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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