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14세' 촉법소년 한살 낮출까…"낙인 우려" vs "형평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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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14세' 촉법소년 한살 낮출까…"낙인 우려" vs "형평 고려"

연합뉴스 2026-02-24 17:51:39 신고

3줄요약

형법상 '책임능력' 없어 '사각지대'…사회변화 반영한 기준정비 목소리 제기

법조계선 찬반 의견 '팽팽'…"보호관찰관 확충 등 인프라 개선 우선" 주장도

李대통령 "두 달 뒤 결론" 시한 못박아…법조·시민사회 공론화 본격화 전망

재판 (PG) 재판 (PG)

[김선영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정윤주 전재훈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의에 다시 불을 지피면서 어떤 결과가 도출될지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압도적 다수의 국민이 '최소한 한 살은 낮춰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인 것 같다"며 "초등학생이냐, 중학생이냐가 제일 합리적인 선일 것 같다"고 판단 기준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국민들 의견을 수렴해 보고 두 달 뒤에 결론 내자"고 시한까지 못 박았다.

이러한 발언은 이진수 법무부 차관이 촉법소년 연령을 만 14세에서 만 13세로 하향하는 방안을 보고한 뒤 나온 것이다.

이 차관은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대한 찬반양론과 고려해야 하는 사항 등을 소개하고서 "이제는 형사미성년자 기준 연령 하향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가 필요하다"고 보고했다.

현행법상 촉법소년은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청소년으로, 형사 책임능력이 없다는 점을 고려해 범죄를 저지르면 처벌 대신 사회봉사, 보호 관찰, 소년원 송치 등 보호 처분을 받는다.

책임능력은 법규범의 의미내용을 이해하며 명령과 금지를 인식할 수 있는 통찰능력과 이 통찰에 따라 행위할 수 있는 조정능력을 말한다. 즉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능력이다.

형법은 '책임 없으면 형벌 없다'는 원리를 기초로 한다. 즉 책임이 없으면 범죄가 성립하지 않고 형사처벌도 받지 않는 것이다. 책임이란 규범이 요구하는 행동을 할 수 있었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은 행위를 했을 때 행위자에게 가해지는 비난가능성을 가리킨다. 하지만 책임은 책임능력을 요소로 하는데, 책임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비난가능성을 따질 수 없고, 결국 처벌에 이르지 않는 것이다.

우리 형법은 이러한 책임능력을 인정할 수 없는 경우로 책임무능력자 제도를 두고 있는데 여기에 형사 미성년자가 해당한다.

제도의 취지는 처벌보다 교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러나 최근 학교 폭력이나 SNS 기반 디지털 성범죄, 사이버 불링(괴롭힘) 등 소년범죄가 증가하면서 상한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청소년이 과거보다 신체적으로 성장발육이 더 양호한 데다, 이전보다 다양한 유해 환경에 노출돼 소년범죄 강도가 높아진 것도 예전에 만들어진 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더 낮춰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견해를 강화하는 요소다.

앞서 윤석열 정부 당시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촉법소년 상한 연령을 만 14세 미만에서 만 13세 미만으로 1살 낮추는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바 있다. 해당 법안은 21대 국회 종료와 함께 자동폐기됐으나 22대 들어서도 여러 건의 관련 법안이 제줄된 상태다.

법조계에선 찬반 양론이 팽팽히 맞선다.

찬성하는 쪽은 연령 하향의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점과 함께 '낙인 효과'의 부작용을 우려한다.

수년간 형사 사건을 맡은 한 차장검사는 "청소년들이 스마트폰과 SNS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접하고 있지만, 현장에서 만나본 아이들은 미성숙한 경우가 많다"며 "연령을 낮춘다고 해서 범죄나 비행의 숫자가 줄어든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장검사도 "소년범을 처벌하면 낙인을 찍어 재사회화가 어려워질 수 있고, 처벌이 재범을 줄인다는 보장도 없다"며 "청소년 비행 예방센터 등 기존 제도를 적극 활용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유소년 범죄가 급증하는 추세를 반영해 촉법소년 연령 하향이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법무법인 한중의 채다은 변호사는 "스마트폰 사용 증가로 범죄 노출과 위법행위가 늘어나고 있고, 연령 하향을 요구하는 여론도 커지고 있다"며 "학교 내에서 가해자로 낙인을 찍는 것보다 비밀이 보장되는 보호 처분을 받는 편이 오히려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도 "성인에 준하는 범죄를 저질렀는데도 촉법소년이라는 이유만으로 봐준다면 형평성 문제를 낳을 수 있다"며 "현행 기준 유지는 직무유기이자 사실상 방임"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촉법소년 연령을 내린다면 인프라 확충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촉법소년 제도를 악용해 사법기관을 농락하거나 처벌을 회피하는 경우도 있다"며 "소년 교도소 과밀 해소, 보호관찰관 인력 확충, 소년부 판사의 전문성 강화 등 제도적 보완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짚었다.

촉법소년에 엇갈리는 시선…"처벌만 능사 아냐" (CG) 촉법소년에 엇갈리는 시선…"처벌만 능사 아냐" (CG)

[제공]

jung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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