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국가 장애인건강정책 나와…“당사자 외면” 의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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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국가 장애인건강정책 나와…“당사자 외면” 의견도

투데이신문 2026-02-24 16:59:3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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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이스란 제1차관이 지난 2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이재명 정부의 장애인 건강정책 추진방향이 수록된 제1차 장애인건강보건관리 종합계획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보건복지부 이스란 제1차관이 지난 2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이재명 정부의 장애인 건강정책 추진방향이 수록된 제1차 장애인건강보건관리 종합계획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정부가 장애인 건강권 및 의료접근성 보장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건강권법) 제정된 지 10여년 만에 첫 종합계획을 내놨다. 2030년까지 최소 8개 시도에 장애친화병원을 설치하고 장애인 진료에 건강보험으로 보상하는 등이 골자인데, 이를 두고 장애계에서는 생애주기적 접근이 중요하며 의료비 부담 완화 대책이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4일 정부 발표를 종합하면 보건복지부는 전날 이 같은 내용의 ‘제1차 장애인 건강보건관리 종합계획(2026~2030)’을 공개했다.

이번 계획은 장애인건강권법에 근거해 수립된 최초의 장애인건강 분야 종합계획이다. 해당 법은 2015년에 제정됐고 2017년에 시행됐다.

장애인의 건강권은 여전히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구조적 과제 중 하나다.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연구원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25’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자신의 건강 상태가 ‘좋다’고 응답한 장애인은 18.9%에 그쳤다. 이는 전체 인구의 주관적 건강 인지율(36.2%)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수치다. 또한 장애인 가구는 비장애인 가구에 비해 소득 수준은 낮은 반면 의료비 지출 부담은 더 큰 것으로 나타나 경제적 취약성과 건강 불평등이 맞물린 이중고를 겪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그간 장애인 건강보건정책은 장애인 정책 종합 로드맵인 ‘장애인정책종합계획’ 안에 일부 영역으로 다뤄져 왔다. 하지만 건강에 대한 장애인의 높은 관심, 체계적 정책 추진 필요성 등이 높아지자 정부가 나서 별로도 이 같은 계획을 수립하게 됐다.

이번 건강보건관리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의료기관 접근성이다. 정부는 이번 계획을 통해 장애친화 의료기관을 확충하고 이동권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시행의 결과로 장애인 미충족 의료이용률을 17.3%에서 2030년까지 16.4%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장애친화 의료기관을 시·도 1개소 이상으로 확충한다. 이와 더불어 산부인과, 검진 등 장애친화 의료기관의 세부 기능이 3개 이상 집적된 의료기관인 ‘장애친화병원’(가칭)을 2030년까지 총 8곳 설치할 방침이다.

의료 이용 편의지원 제공기관은 현재까지 시·도 3곳에만 설치돼 있는 상태인데 2030년에 17곳으로 늘린다.

이와 더불어 정부는 장애친화 의료기관이 장애인 진료에 집중하도록 시범 수가(의료행위 대가) 등 건강보험 보상 방안을 오는 2028년까지 마련하겠다고 공언했다. 

와상장애인을 위한 침대형 휠체어 탑승 가능한 차량(특별교통수단) 도입 등 이동을 지원하고 간호·간병 서비스 개선 검토, 저소득층 보조 기기 지원 확대 등 장애인의 의료 관련 비용 부담 완화도 체계도 만든다.

재활을 통한 퇴원과 지역사회 복귀를 돕는 방안도 마련됐다. 장애인이 퇴원 후 거주지 인근에서 재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2028년까지 권역재활병원을 9곳으로,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을 13곳으로 각각 확대한다.

퇴원 후 지역사회 적응을 위해 ‘장애인 의료·요양 통합돌봄 사업’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퇴원장애인 대상 자립지원 서비스 제공, 시설 내 전문적 의료·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집중형 거주시설’을 확대 지정할 계획이다.

장애 학생을 위해 의료인이 학교를 찾아 일상적 의료를 지원하는 사업도 지난해 기준 13개 시·도에서 올해 16개로 늘려 운영한다.

이처럼 정부는 장애인 재활 지원을 강화해 장애인 1인당 연평균 입원일을 2023년 20.1일에서 오는 2030년 15.5일로 줄이겠다는 입장이다.

인천 장애인채용박람회가 진행된 2024년 4월 30일 인천 남동구 인천시청에서 구직자들이 채용 상담을 받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인천 장애인채용박람회가 진행된 2024년 4월 30일 인천 남동구 인천시청에서 구직자들이 채용 상담을 받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2차 장애 예방과 건강 증진에 대한 지원도 이뤄진다. 정부는 방문재활 등 서비스 다양화를 통해 장애인 건강주치의를 활성화하고 장애인의 건강관리 역량 향상을 위해 장애유형별·생애주기별·질환별 맞춤형 건강교육을 진행한다.

장애인 검진기관을 25곳에서 2027년 112곳으로 늘리고 장애에 따라 검진이 어려운 항목을 분석해 검사 대안을 모색해 나간다. 또 소수장애인 등록기준 개선, 발달장애아동 조기발견·개입 강화, 생애주기를 고려한 여성장애인 건강관리, 의료수어 표준화 등 장애유형·특성 등을 고려한 건강관리 지원 체계를 마련한다.

장애인건강 정책의 기반도 세운다. 지역사회건강조사, 감염병 실태조사를 실시할 경우 장애인을 구분해 조사하고 장애인 건강보험 데이터 심층분석 등 근거 기반 정책을 위한 연구를 기획한다. 또 예비 장애인이 주민센터에 장애인 등록을 신청할 시 관련 정보를 지역장애인보건의료센터에 동시 제공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정보를 몰라 각종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해소한다.

이 같은 제1차 장애인 건강보건관리 종합계획은 장애인건강권법 제정 기준으로는 11년, 시행 기준으로는 6년 만에 마련된 것이다. 정부는 당초 2024년에 해당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니 관계부처 등과 협의 과정에서 논의가 지연되면서 발표 시점이 연기됐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정책 목표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내기에는 실제 이용자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는 평가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윤다올 책임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약 10년 만에 마련된 종합 계획이라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당사자의 필요와 의견보다는 의료기관·의료진 중심으로 설계된 측면이 크다”며 “5개년 계획임에도 장기적·진취적 비전을 제시하기보다는 현행 제도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못한 보수적 설계에 머물렀고 목표치 역시 전반적으로 낮게 설정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만일 ‘장애친화병원’이 대형 상급종합병원 중심으로 운영될 경우 비급여 진료비 등으로 인해 오히려 당사자의 의료비 부담이 커질 우려가 있다”며 “이동권의 실질적 보장, 정신건강 지원, 고령 장애인 대책 등도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 장애계가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생애주기적 접근 대신 의료·회복 중심 구조로 설계된 점 역시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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