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라인업 7편 공개…연극 2편·음악 공연도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고전소설 '삼국지연의'에 등장하는 명마 적토마가 주인공인 뮤지컬이 창작산실 무대에 오른다. 감시사회의 억압과 모순을 춤으로 표현한 무용 공연과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소설 '웃는 남자'를 모티브로 한 뮤지컬도 관객을 만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24일 서울 대학로예술극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신작'(창작산실) 4차 라인업 작품 7편을 공개했다.
작품 중 '삼국지연의'에서 여포와 조조, 관우의 군마로 등장하는 적토마를 모티브로 한 창작 뮤지컬 '적토_고삐와 안장의 역사'가 눈에 띈다. 적토마의 시선으로 전쟁과 다름없는 인간의 삶을 돌아보는 내용이다. 다음 달 7∼29일 서울 SH아트홀에서 공연된다.
한아름 작가는 "적토마가 군마가 돼 전장 속에서 참혹한 현실을 겪으면서 성장하고 인생을 깨달아가는 과정의 이야기"라며 "(작품에서) 적토마는 단순한 말이 아니라 인간의 욕망을 태우고 다니면서도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 끊임없이 묻는 존재로 그려진다"고 설명했다.
소설에선 적토마가 마지막 주인인 관우가 전사하자 음식을 거부해 죽는 것으로 그려지지만, 이 작품에선 적토마의 새로운 삶의 모습을 창작해 제시한다.
한 작가는 "제가 생각하는 적토마는 건강한 정신을 가진 말이었으니 (관우의 죽음 후에도) 또 다른 마구간에서 장작을 실어 나르면서 새 삶을 살아가지 않았을까 한다"며 "'묵묵히'라는 마음으로 적토마가 마지막까지 건강하게 살아가는 이야기로 작품을 마무리한다"고 말했다.
다음 달 6∼8일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오르는 무용 '개한테 물린 적이 있다'도 주목할 공연이다. 유용선의 동명 시를 모티브로 보이지 않는 사회의 감시를 신체로 드러내는 무용극이다. 개인이 감시받는 존재에서 스스로를 감시하는 존재로 변하는 과정을 춤으로 추적한다.
작품은 반복되는 음악을 사용해 사회 시스템에 스스로 복종해가는 인간의 모순을 표현하는 데 주력한다. 최수진 안무가는 "반복되는 리듬이 일종의 시스템처럼 작동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사회에 길들어져 가는 인간의 본질을 표현했다"며 "시스템 속에서 위안을 찾고자 분투하는 우리들의 모순된 모습을 보여주려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창작 뮤지컬 '조커'(Joker)는 '웃는 남자'의 탄생 과정을 다룬 작품이다. '웃는 남자'는 기형적인 얼굴 탓에 광대의 삶을 살아야 했던 주인공과 앞을 보지 못하는 소녀의 비극적 운명을 그린 위고의 소설이다. 뮤지컬에선 창작의 슬럼프에 빠진 위고가 극단 단원들을 만나 '웃는 남자'를 구상하는 과정을 통해 불평등한 사회에서 예술이 갖는 가치와 역할을 그렸다. 작품은 다음 달 12∼29일 서울 극장 온에서 만날 수 있다.
추정화 연출은 "창작자가 자기 작품을 창작하면서 어디까지 책임을 져야 하고, 어떤 책임감을 갖고 글을 써야 할 것인가에 대해 고뇌하는 작품"이라며 "'웃는 남자' 속 주인공이 자신이 받은 폭력을 되갚는 대신 다른 선택을 한 이유를 들여다본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연극 2편과 뮤지컬 1편, 음악 공연 1편이 다음 달 창작산실 무대를 밟는다. 1920년대 도쿄를 배경으로 전쟁이 인간의 내면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그린 연극 '튤립'은 3월 1∼8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1970년대 시대와 사회에 속하지 못했던 여성들의 이야기를 그린 연극 '내가 살던 그 집엔'은 3월 7∼15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또 하늘과 바다라는 서로 다른 두 공간에서 무전을 통해 소통하는 두 인물의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 '라져'(ROGER)는 3월 5일 서경스퀘어 스콘 2관에서 개막해 5월 31일까지 이어진다. 기술이 고도화되는 시대에 인간성이 어떤 형태로 남을지 사유하는 음악 공연 '낭만을 빌려주는 노인'은 3월 13∼15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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