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현지시간) 멕시코 정부의 군사작전으로 악명높은 마약왕 네메시오 오세게라 세르반테스(일명 '엘 멘초')가 사살됐다. 이는 마약 카르텔의 영향력과 힘을 억제하려는 정부가 거둔 중대한 성과이다.
그렇다면 수장의 부재는 그가 이끌어온 범죄조직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엘 멘초'는 누구인가?
'엘 멘초'로 알려진 세르반테스는 지난 10년간 멕시코에서 가장 악명 높은 마약 조직 중 하나로 떠오른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의 수장이다.
그의 지휘 아래 CJNG는 2011년경부터 세계 마약 밀매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웠다.
또한 인신매매, 불법 금 채굴, 심지어 아보카도 생산으로도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CJNG 마약 카르텔에 미칠 영향은?
BBC 뉴스가 인터뷰한 전문가들은 워낙 해당 카르텔 구조가 복잡하기에 세르반테스가 사망했다고 해서 그의 카르텔 전체가 무너지지는 않으리라 말한다.
옥스퍼드대학 블라바트니크 행정대학원의 국제 안보 전문가인 아네트 이들러 교수는 "엘 멘초의 죽음이 상징하는 바는 크다"면서 "그는 멕시코의 가장 강력한 범죄조직 중 하나이자, 국내외적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했던 CJNG의 중심 인물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의 부재가 전체적인 마약 밀매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공급망은 여전히 건재합니다."
과거 사례들을 보더라도, 수장이 제거된 이후에도 카르텔들이 얼마나 건재한지 확인할 수 있다.
CJNG의 주요 라이벌인 카르텔 '시날로아' 역시 일명 '엘 차포'라 불렸던 호아킨 구스만이 거듭 체포되고 탈출하는 상황에서도 살아남았다. 엘 차포는 가장 최근에는 지난 2016년 체포돼 수감됐다.
이들러 교수는 이러한 카르텔들이 멕시코 사회에 경제, 사회적으로 매우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카르텔들은 지역 주민들에게 일자리와 생계 수단을 제공하고는 합니다."
카르텔들은 수장의 죽음에 대비하고 있었나?
영국 런던 소재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조직범죄 전문가인 제니퍼 스코틀랜드에 따르면 범죄 조직들 또한 지도부의 체포 혹은 사살에 대비한다.
스코틀랜드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엘 멘초는 수년간 멕시코 정부의 표적이었다"면서 "그렇기에 CJNG 또한 그의 부재에 대비해 계획을 세워 두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세르반테스의 사망 소식에 멕시코 제3의 도시이자 할리스코주의 주도이기도 한 과달라하라는 혼란에 빠졌다. 카르텔 조직원들이 거리에서 폭력 사태를 일으키며 보복에 나선 것이다.
이 같은 혼란은 수도 멕시코시티를 포함한 전국 20개 주로 확산했다.
이는 세르반테스의 죽음이 멕시코의 치안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 힘을 싣는다.
CJNG는 당국과 정부 보안군을 공격하는 한편 경쟁 조직과의 영역 다툼에서 잔혹한 폭력을 행사해 온 것으로 악명이 높다.
스코틀랜드는 "이미 멕시코 전역에서 CJNG가 도로 봉쇄, 방화, 인프라 공격 등의 형태로 노골적인 보복을 감행하고 있다"면서 "이는 멕시코 조직 범죄 집단이 자신들의 지도부가 체포되거나 국가가 법을 집행하고자 할 때 보이는 전형적인 대응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세르반테스의 공백으로 인한 CJNG 내부 권력 다툼, 경쟁 카르텔의 지배권 장악 시도 또한 잠재적인 위협 요인이다.
"약점이 조금이라도 노출되면 시날로아 같은 경쟁 조직이 분쟁 영역에서의 지배권을 되찾고자 움직일 수 있습니다."
멕시코의 치안을 위협하는 또 다른 마약 카르텔은?
시날로아에 대해서도 대규모 작전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멕시코 당국이 어떻게 두 카르텔과의 싸움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이들러 교수는 현 상황이 "수뇌부 제거"를 노리는 멕시코 정부의 조직 범죄 대응 방식의 효과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러한 방식으로는 범죄 구조 자체를 해결하지 못할 뿐 아니라 서구 국가들의 마약 수요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다"고 경고했다.
편집: 앤드루 웹(BBC 월드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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