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박정현 기자 | 애플이 내달 저가 라인업에 초점을 맞춘 신제품을 대거 공개하면서 애플 시장 전략에 변화가 감지된다.
24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내달 4일(현지시간) 뉴욕, 런던, 상하이에서 신제품 공개 행사를 열고 저가형 스마트폰인 아이폰17e 비롯해 아이폰 등에 사용되는 A 시리즈 칩을 사용해 단가를 낮춘 저가형 맥북 등을 선보인다.
최근 인공지능(AI) 산업 호황으로 반도체 가격과 함께 전자제품 가격이 상승하는 ‘칩플레이션’ 현상이 확산되는 가운데 그간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해온 애플은 이번 제품군 업데이트에서 가격 경쟁력을 전면에 내세웠다.
경쟁사 삼성전자가 올해 저가형 폰인 '갤럭시A(A07)'의 가격을 올린데다 이번주 출시되는 플래그십 '갤럭시 S26'의 가격도 인상할 거라는 전망이 거론되면서 애플의 가격 전략에 업계 관심이 모인다.
◆ 플래그십 출시 기조...아이폰17e 저가형 수요 공략
블룸버그통신의 애플 전문기자 마크 거먼에 따르면 애플의 아이폰17e는 플래그쉽 스마트폰인 아이폰17과 마찬가지로 A19칩이 탑재되는데다 전년 저가형 모델인 16e와 달리 맥세이프 기능까지 제공된다. 그럼에도 가격은 전작과 동일한 599달러로 유지될 예정이다.
환율 상승으로 원화 가격은 오를 수 있지만 칩 가격 상승 압력 속에서도 출고가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같은 시기 샤오미 등 경쟁사들이 플래그십 신제품을 출시하는 가운데 애플이 상대적으로 저가 수요를 흡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구글 역시 저가형 ‘픽셀 10a’를 준비 중이지만 기능 변화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의 e 시리즈는 작년 3월 ‘16e’ 출시를 기점으로 기존 비주기적이던 SE 라인업 전략에서 방향을 전환한 모델이다. 플래그십과 유사한 폼팩터에 동일한 칩셋을 적용하면서 가격 접근성을 높인 준프리미엄 제품으로 포지셔닝했다. 출시 주기도 정례화하면서 중저가 수요 공략 의지를 분명히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16e는 AI 기능 ‘애플 인텔리전스’ 지원은 물론 배터리 사용 시간도 플래그십과 유사한 수준을 구현했다.
노트북 라인업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최근 맥북 가격이 300만원대를 넘어서는 상황에서 아이폰용 A 시리즈 칩을 적용한 저가형 맥북을 출시해 진입 장벽을 낮출 계획이다. 이는 맥북 에어보다 하위 모델로 애플이 출시한 맥북 가운데 가장 저렴한 모델이 될 가능성이 높다. 100만원 미만 가능성도 제기되며 모바일 칩 기반 성능이 어느 수준까지 구현될지 주목된다.
이와 함께 14·16인치 맥북 프로, M5 칩을 탑재한 맥북 에어, 고성능 데스크톱 신형 맥 스튜디오, 스튜디오 디스플레이 업데이트도 예정돼 있다. 전체 제품군을 동시에 개편하면서 가격대별 수요를 폭넓게 흡수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 애플, 가격 동결은 자체 칩 전략 덕분
애플이 저가 제품 확대와 가격 방어 전략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배경에는 자체 칩 설계 역량과 파운드리 공급망 협상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은 자체 프로세서를 설계해 반도체 가격 상승 영향이 상대적으로 낮은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주요 생산 파트너와의 협상에서도 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저가형 맥북에 적용될 것으로 거론되는 A18 프로 칩은 이미 수억대가 판매된 아이폰 16 프로 시리즈용으로 설계된 칩이다. 대량 생산을 통해 생산 단가가 크게 낮아진 칩을 노트북에 이식함으로써 별도의 신규 칩 개발 비용 없이도 높은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애플의 대규모 생산 능력까지 더해지면서 공격적으로 가격을 조정하는 경쟁업체 대비 원가 상승 충격이 완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애플 전문 분석가 제프 푸는 애플이 비용 절감에 집중하며 가격 인상을 억제하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부품 단가 상승 압박 속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과 협의를 통해 조달 비용을 낮추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외신 애플인사이더는 모건 스탠리 투자자 보고서를 인용했다. 애플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공급업체 가격 조건을 활용해 올해 초까지 낸드 재고를 확보해 왔지만 계약 기간 만료에 따라 향후 조건 재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애플은 업계 평균 대비 높은 마진 구조와 제품 구성 전략, 업그레이드 가격 정책 등을 통해 가격 조정 여지가 더 크다고 분석했다.
최근에는 일부 부품에서 중국 공급망 활용 가능성도 거론되면서 부품 단가 상승 압력 완화 기대도 나온다.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아이폰17에 탑재되는 D램의 약 60%는 삼성전자 제품이며 나머지는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가 공급한다.
현재까지 중국 메모리는 아이폰에 채택되지 않고 있지만 메모리 가격 급등 상황이 이어질 경우 애플이 중국 업체와 협력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잠재적 파트너로는 중국 메모리 기업인 YMTC와 CXMT가 거론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공급망 다변화를 협상 지렛대로 활용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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