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실명 안 밝힌 채 "72세 남성 공무상 부정행위 혐의로 체포"
(런던·서울=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이도연 기자 = 영국 산업장관 재직 중에 미국 억만장자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에게 정부 내부 정보를 유출했다는 의혹을 받아온 피터 맨덜슨 전 미국 주재 영국대사가 23일(현지시간) 경찰에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다.
영국 더타임스, BBC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맨덜슨은 캠든에 있는 자택에서 경찰에 체포됐다가 몇시간 만에 보석으로 석방됐다.
런던경찰청은 실명을 거론하지 않은 채 윌트셔와 캠든 지역에 있는 두 장소를 수색하고 캠든에서 72세 남성을 공무상 부정행위 혐의로 체포했다고 설명했다.
BBC는 이날 오후 캠든에서 맨덜슨이 사복 경찰관들에게 연행돼 경찰 마크가 없는 차량 뒷좌석에 탑승하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전했다.
이어 런던 경찰청 특수 범죄 수사부 소속 경찰관들이 맨덜슨을 체포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이 방송은 덧붙였다.
그가 체포된 지 9시간 뒤 런던경찰청은 성명을 통해 "공무상 부정행위 혐의로 체포된 72세 남성이 추가 조사가 있을 때까지 보석으로 석방됐다"고 밝혔다.
BBC는 이튿날인 24일 오전 2시 맨덜슨이 런던에 있는 자택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포착했다고 전했다.
집권 노동당의 중견 정치인 피터 맨덜슨 전 산업장관은 지난해 키어 스타머 정부의 주미 대사를 지내던 중 공개된 엡스타인 파일에서 엡스타인과 과거 친분이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깊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경질됐다.
최근 미 법무부가 추가 공개한 엡스타인 파일에서는 엡스타인으로부터 거액 수령, 정부 내부 정보 유출 등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영국 경찰의 수사가 시작됐다.
특히 맨덜슨이 산업장관 재임기인 2009년 6월 고든 브라운 총리의 정책 보좌관이 작성한 금융위기 대응 세제·경제 정책안을 엡스타인에게 전달했다는 이메일, 2010년 5월 브라운 총리 사임 몇 시간 전에 엡스타인에게 이를 귀띔하는 듯한 것으로 보이는 이메일이 논란이 되고 있다.
엡스타인 문건은 영국에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스타머 총리는 맨덜슨을 요직에 임명하는 오판을 저지른 만큼 총리직을 내놔야 한다는 거센 압박 속에 비서실장, 공보국장을 잃고 고비를 가까스로 넘겼다.
찰스 3세 국왕의 동생 앤드루 마운트배튼 윈저도 무역특사를 지내던 시절 엡스타인에게 기밀 정보를 유출한 혐의 등으로 지난 19일 경찰에 체포돼 조사를 받고 10여시간 만에 풀려났다.
cherora@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