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이예서 기자】 병력 감소와 전장 환경 변화에 대응해 지상전 무인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정부의 ‘AI 3대 강국’ 비전에 따라 한국군도 무인자율, 지휘, 지원행정 등 3대 영역에 AI를 적용하는 ‘국방 AX(AI Transformation)’ 전략을 추진 중이다. AI 기반의 ‘첨단강군’ 육성이 목표다. 방산기업들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한화에어로는 고위험 임무를 로봇이 대신 수행하는 무인체계를 현실화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24일 한화에어로에 따르면 AI 기술을 접목한 무인체계 개발을 지속 추진하고 있다. 폭발물탐지제거로봇이 대표적이다. 이 로봇은 원격 조종 방식으로 지뢰 탐지와 급조폭발물(IED) 식별·처리를 수행할 수 있다. 2017년 탐색 개발 착수, 2023년 체계 개발 완료를 거쳐 2025년 방위사업청과 양산 계약을 맺었다. 사업 규모(약 2700억원)를 떠나 국산 국방 로봇이 실제 군 전력으로 편성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지난해부터 양산이 시작된 폭발물탐지제거로봇은 임무 맞춤형 운용이 가능하도록 모듈 교체 구조로 설계됐다. 기본 장착된 로봇팔과 감시 장치가 전방향에서 위험물을 다룰 수 있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작전 상황에 따라 X-레이 투시기, 지뢰탐지기, 무반동 물포총, 산탄총, 케이블 절단기, 유리창 파쇄기 등도 부착해 활용할 수 있다. 산탄총은 한 번 발사로 여러 탄환이 퍼져 넓은 범위를 공격할 수 있는 총이다.
그동안 지뢰 탐색이나 폭발물 제거는 장병이 직접 현장에 들어가 수행하는 경우가 많아 사고 위험이 끊이지 않았다. 일부 외국산 IED 제거 로봇이 운용되긴 했지만 수량이 제한적이라 작전 활용 범위가 좁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따라서 한화에어로와 방사청의 로봇 양산은 장병의 안전 확보는 물론 지상군 구조적 한계를 기술로 보완하려는 시도로 해석됐다. 한화에어로 관계자는 “외국산 IED 제거 로봇 대비 다양한 측면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단순 장비 납품이 아닌 군 작전 개념 변화의 시작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방산 분야 전반에서 AI와 무인화가 핵심 흐름으로 자리잡은 상황에서 폭발물 탐지·제거처럼 위험도가 높은 임무일수록 로봇 투입 필요성이 크다”며 “이번 사업 역시 지상전 무인화 흐름 속에서 의미 있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은 정부의 무인전력 투자 확대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방사청은 지난해 12월 첨단기술사업관리위원회를 열고 ‘피지컬 인공지능(AI) 기반 로봇’ 기술개발에 대규모 신규 투자를 결정했다. 2026년 미래도전국방기술 사업 예산은 전년 대비 약 40% 늘어난 3495억원으로, 이 가운데 약 1000억원이 신규 과제 착수에 투입될 예정이다. 실제 전력화 가능성이 높은 대형 연구개발 과제를 중심으로 사업을 구성해 기술력 있는 기업 참여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한화에어로 관계자는 “멀티플랫폼 개념의 무기체계를 구축해 미래 전장 환경에 대응하는 것이 목표”라며 “다목적 무인차량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무인화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향후 해외 시장 진출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 관건은 로봇 기술의 확장성이다. 폭발물 대응용으로 시작된 플랫폼이 정찰, 수색, 전투지원 등 다양한 임무로 활용될 수 있다면 단순 장비를 넘어 군 로봇 시장에서 장기 경쟁력을 확보하는 발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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