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4일 장중 5900선을 재돌파하며 한국 증시가 '6000 시대' 진입 초읽기에 들어갔다. 단기 랠리를 넘어 구조적 리레이팅 국면에 진입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빠르게 확산되는 분위기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재점화, 정부의 자본시장 개혁 드라이브, 글로벌 자금 흐름 변화가 맞물리며 상단 전망도 한 단계씩 높아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미 코스피 예상 밴드를 잇따라 상향 조정했다. 키움증권이 올해 상단을 7300선으로 올린 데 이어 노무라는 상반기 최대 8000선까지 제시하며 낙관론에 힘을 보탰다. 외신 역시 한국 증시가 글로벌 최고 수준의 수익률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정책과 펀더멘털의 결합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시장 내부에서는 속도 부담에 대한 경계도 공존한다. 단기 급등에 따른 레벨 부담, 트럼프발 관세 변수, AI 투자 사이클 지속성 등이 여전히 확인 과제로 꼽힌다. 결국 코스피의 추가 레벨업 여부는 반도체 실적 모멘텀, 정책 이행 성과, 글로벌 유동성 환경이라는 세 축의 검증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 키움 7300·노무라 8000..."상방 재료 아직 남았다"
키움증권은 올해 코스피 예상 상단을 기존 6000포인트에서 7300포인트로 상향 조정했다. 과거 강세장 평균 수준인 선행 PER 12배를 적용한 결과다. 한지영 연구원은 24일 보고서에서 이익 컨센서스 추가 상향 여력, 밸류에이션 매력, 외국인 수급 환경을 근거로 "지수 상방 재료는 아직 소진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코스피 선행 PER이 역사적 평균인 10배 부근에 머물러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지 않다는 점을 긍정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코스피 6000 돌파는 여부가 아니라 시간의 문제로 변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본계 투자은행 노무라도 한층 더 공격적인 전망을 내놨다. 노무라는 상반기 코스피 목표치를 7500~8000선으로 제시했다. 신디 박 연구원은 23일 보고서를 통해 메모리 및 HBM 중심의 AI 인프라 사이클과 방산 업종 실적 강세를 핵심 근거로 들었다.
노무라는 한국 상장사 EPS 성장률 전망을 올해 129%, 내년 25%로 대폭 상향했다. 특히 메모리 기업이 2026년 한국 전체 순이익의 64%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 외국인 시각 변화...자금 구조 이동도 '우호적'
외국인의 한국 증시에 대한 시각 변화도 감지된다. 블룸버그 집계 기준 코스피 12개월 목표지수 컨센서스는 현재 6500선에 형성돼 있다. MSCI 기준 한국의 선행 EPS 증가율이 140%대로 주요국 대비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도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수급 구조 역시 변화 조짐을 보인다. 노무라는 한국 가계 자산이 부동산에서 금융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고객예탁금이 2024년 초 50조원에서 2026년 1월 106조원으로 급증한 반면 시중은행 요구불예금은 한 달 새 22조원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정부의 자본시장 개혁 드라이브도 상승 동력으로 평가된다. 블룸버그는 23일 이재명 대통령의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 강화 정책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를 키우며 외국인 자금 유입을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개혁의 실제 이행 여부가 향후 랠리 지속성을 좌우할 핵심 변수라는 신중론도 함께 제기됐다.
◆ "AI 반도체 2년 호황 가능...레버리지는 경계"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코스피 추가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김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주가는 경기의 6개월 선행지수"라며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호황이 앞으로 2년 정도는 더 성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상승 동력의 핵심을 글로벌 빅테크 투자 사이클에서 찾았다. 김 교수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반도체 실적은 글로벌 네트워크로 이어져 있다"며 "미국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지속되고 그에 따라 반도체 수요가 계속 이어진다면 상단 전망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단기 변수로는 엔비디아 실적을 지목했다. 그는 "엔비디아 실적이 얼마나 개선됐고 데이터센터 관련 수요가 확인되는지가 중요하다"며 "엔비디아 등 미국 빅테크가 얼마나 실적을 내고 투자를 확대하느냐에 따라 삼성전자·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종 흐름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개인투자자에 대한 경고도 분명히 했다. 김 교수는 "개인들이 주의해야 할 것은 절대로 무리하게 대출해서 투자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주가는 급등하면 급락할 수 있고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결국 제자리로 돌아간다"고 강조했다.
대외 리스크로는 트럼프발 관세 불확실성을 꼽았다. 김 교수는 "트럼프의 고관세 15%는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은 무역 의존도가 75%로 매우 높은 만큼 미국과의 교역은 물론 다자무역을 계속 유지하고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폴리뉴스 권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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