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겸 인도 출생 총독 라자지 흉상 들어서
(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인도 당국이 영국 식민지배 잔재 청산 노력의 하나로 뉴델리 대통령궁에 있던 영국인 건축가 흉상을 인도 독립운동가의 흉상으로 교체했다.
24일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드로우파디 무르무 인도 대통령이 대통령궁에서 영국인 건축가 에드윈 루티엔스 흉상 자리에 들어선 인도 독립운동가 차크라바르티 라자고팔라차리의 흉상을 전날 제막했다.
루티엔스는 인도를 식민지배하던 영국이 1911년 인도 제국 수도를 캘커타(현 콜카타)에서 오늘날의 뉴델리로 옮길 때 대통령궁 등 주요 시설물을 설계했다.
'라자지'로도 알려진 라자고팔라차리는 인도 독립운동가이자 변호사, 작가로서 1948년부터 1950년까지 인도의 마지막 총독을 지낸 인물이다.
인도 출신으로는 처음이자 유일한 총독인 그는 재임 시절 영국 지배에서 인도 공화국으로 넘어오는 과도기 업무를 처리했다.
인도 공화국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마하트마 간디의 측근이기도 하다.
인도가 1947년 영국에서 독립한 데 이어 1950년 공화국이 되면서 총독직이 폐지됐다.
무르무 대통령은 성명에서 "흉상 교체는 식민지배 잔재를 털어내고 인도 문화의 풍부함을 반영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힌두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흉상 교체는 노예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기 위한 조치들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라디오 방송을 통해서는 "영국인 행정가들의 동상은 존치돼왔지만 이 나라의 가장 위대한 아들들의 동상은 허용되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이제 이 나라(인도)는 식민지배 시절 사고방식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모디 총리는 오래전부터 식민잔재 청산을 위해 노력해왔다.
21014년부터 총리로 재임 중인 모디는 영국 식민지배 시절에 루티엔스와 동료 허버트 베이커가 설계한 연방의회 의사당을 2023년 없애고 그 자리에 웅장한 6각형 형태의 의사당을 건립했다.
앞서 2022년 모디 정부는 독립운동 영웅으로 존경받지만 나치 독일 전쟁에 협력한 점 때문에 논란도 있는 수바스 찬드라 보세의 동상을 뉴델리에 세우기도 했다.
보세 동상은 영국 국왕 조지 5세의 동상이 있었던 지붕 달린 조형물에 들어섰는데, 인디아 게이트 부근의 이 조형물 역시 루티엔스가 설계했다.
인디아 게이트는 1차 세계대전 등에 참전해 숨진 인도 군인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아치형 기념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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