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관광의 불편한 성적표… 방한객 역대 최대에도 107억 달러 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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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관광의 불편한 성적표… 방한객 역대 최대에도 107억 달러 적자

투어코리아 2026-02-24 13:52:3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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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코리아=조성란 기자]  지난해 방한 관광객 수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한국 관광의 성적표는 웃지 못했다. 숫자는 화려했지만 실속은 없었다.

야놀자리서치는 24일 발표한 ‘2025년 한국 인바운드 및 아웃바운드 관광 실적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893만 명을 넘기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관광수지는 오히려 107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사람은 몰렸는데, 돈은 남지 않는’ 구조적 모순이 다시 한번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

겉으로 보면 한국 관광은 완전한 회복 국면에 들어선 듯 보인다. 그러나 면세 쇼핑 중심의 수익 모델 약화, 체류 기간이 짧은 관광객 증가, 해외여행 지출 급증이 맞물리며 관광수지 적자는 3년 연속 100억 달러를 웃도는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방한 관광객 증가가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적 불균형이 고착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바운드 ‘사상 최대’… 쇼핑 줄고 ‘의료·체험’ 소비 뜬다

2025년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2019년(1,750만3,000명) 대비 8.2%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아시아 시장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선 가운데, 미주(+45.8%)와 유럽(+15.3%) 등 원거리 시장이 빠르게 회복되며 한국 인바운드 관광 시장이 글로벌 다변화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관광객 증가에 힘입어 2025년 총 관광수입은 218억9,000만 달러로 2019년 대비 5.5% 늘었지만, 1인당 지출액은 1,155.8달러로 2019년(1,185.2달러)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북촌을 찾은 외국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사진-투어코리아
.북촌을 찾은 외국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사진-투어코리아

보고서는 1인당 수익성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면세점 중심의 ‘대량 쇼핑’ 모델 약화를 꼽았다. 외국인 면세점 이용객과 1인당 매출액이 모두 감소하면서 총매출이 2019년 178억4,000만 달러에서 2025년 65억6,000만 달러로 급감했다.

여기에 체류 기간이 짧은 크루즈 관광객이 2019년 대비 5배 이상 늘어나며 평균 지출액에 하방 압력을 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1인당 지출액이 점진적인 반등 흐름을 보였다. 특히 의료관광 소비가 2019년 대비 5.3배 성장한 약 2조 796억 원을 기록하며, ‘하이엔드 경험형 소비’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했다. 보고서는 의료·체험형 콘텐츠가 면세 쇼핑 부진을 보완하며 인바운드 관광 수익성 회복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해외여행 3,000만 명 육박… 일본 쏠림 속 ‘가치 소비’ 확대

한국인 해외여행객은 2025년 2,955만 명으로 역대 최다치를 기록하며 해외여행 일상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고물가·고환율 상황 속에서 이동 비용을 줄이기 위해 가까운 국가를 선택하는 ‘실속형 여행’ 트렌드가 두드러지며 일본 방문객이 2019년 대비 69.4% 급증한 946만 명에 달했다. 반면 미국(-28.3%), 필리핀(-32.3%) 등 일부 주요 목적지는 회복이 더딘 양극화 흐름을 보였다.

해외 관광 지출도 크게 늘었다. 1인당 지출액은 2019년 1,019달러에서 2025년 1,104.8달러로 증가했고, 고환율 영향까지 더해지며 원화 기준 1인당 지출액은 2019년 대비 30% 이상 급증했다.

이동 비용을 절약한 대신 현지 미식·쇼핑 등 ‘경험 소비’에 지출을 집중하는 ‘가치 소비’ 트렌드가 확산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2025년 총 해외 관광 지출액은 326억5,000만 달러에 달했다.

관광수지 3년 연속 100억 달러대 적자… “질적 전환 없으면 구조적 고착 우려”

인바운드·아웃바운드 관광객 수 모두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관광수지는 2025년 107억6,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인바운드 1인당 지출 감소와 아웃바운드 소비 확대가 동시에 나타나며 적자가 확대된 것이다.

보고서는 단순한 방한객 수 확대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며, 고부가가치 체험·의료·웰니스·콘텐츠 중심의 ‘질적 전환’이 동반되지 않을 경우 관광수지 적자와 구조적 불균형이 만성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발 ‘한일령’ 반사이익 가능성… 2026년 1분기 분수령”

보고서는 2025년 11월 발생한 중·일 외교 갈등으로 중국의 일본 여행 자제 분위기가 확산된 점을 한국 관광시장에 새로운 변수로 꼽았다. 12월 방일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 대비 45.3% 급감했으며, 같은 기간 방한 중국인 규모가 방일 수치를 앞지르며 한국이 일정 부분 반사이익을 얻은 것으로 분석됐다.

홍석원 야놀자리서치 수석연구원은 “대체 여행지로의 수요 전환에는 시차가 발생하는 만큼, 일본 이탈 수요의 한국 유입 효과는 이달 춘절 연휴가 포함된 1분기 실적에서 보다 뚜렷해질 것”이라며 “지출 규모가 큰 중국인 관광객 유입이 본격화될 경우, 하락한 인바운드 1인당 지출액을 끌어올리며 관광수지 적자 개선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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