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안중열 기자] 24일 오후 국회 본회의를 기점으로 정국이 시계 제로의 격랑 속으로 빠져든다. 더불어민주당이 ‘사법개혁 3법’과 3차 상법개정안, 행정통합 특별법 등 핵심 쟁점 법안의 상정과 강행 처리를 예고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이라는 총력 저지 카드를 꺼내 든다. ‘필버 정국’이 현실화하면서 민생 및 경제 활성화 법안마저 줄줄이 표류할 위기에 처했다.
◇조희대 “우리 헌법, 독일과 완전히 달라”…사법부, 25일 긴급회의
이날 본회의의 최대 뇌관은 단연 법왜곡죄·재판소원제·대법관 증원을 뼈대로 하는 ‘사법개혁 3법’이다. 판·검사의 법령 오적용을 형사 처벌하고 재판 결과를 헌법소원 심판 대상에 포함하며, 대법관을 현행 14명에서 26명으로 늘리는 내용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원안대로 상정된다.
사법부의 반발은 최고조에 달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출근길 문답을 통해 재판소원 도입과 관련해 “일부에서 독일의 경우를 예로 들고 있지만 우리 헌법은 독일과 내용이 완전히 다르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우리 헌법상 대법원과 헌법재판소가 대등한 독립 기관임에도, 독일식 제도를 무리하게 차용해 사실상 위헌적인 ‘4심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정면으로 꼬집은 것이다. 조 대법원장은 이번 법안이 “대한민국 사법부가 생긴 이래 80년 가까이 이어져 온 사법제도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라며 사태의 심각성을 경고했다.
이에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사법 3법의 국회 본회의 상정에 대응하기 위해 25일 오후 2시 전국법원장회의 임시회의를 긴급 소집해 대책 마련에 돌입한다.
◇장동혁 “진정성 의심”…정청래 행정통합법 회담 제안 ‘퇴짜’
충남·대전 등 ‘행정통합 특별법’을 둘러싼 여야 대표 간의 신경전도 팽팽하다. 7월 통합특별시 출범을 목표로 속도전을 펴는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전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에게 공개 회담을 제안했다.
그러나 장 대표는 24일 오전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진정성이 의심된다”며 사실상 거절 의사를 밝혔다. 장 대표는 “오늘 오전 법사위에서 그 법을 통과시키겠다고 밀어붙이면서 어제 그런 제안을 하면 어쩌겠다는 것이냐”고 반문하며, 입법 강행 중단이 전제되지 않은 대화는 무의미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협치의 돌파구가 막히면서 행정통합 논의는 짙은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1억 수수 의혹’ 강선우 체포동의안 표결…야권 표심 ‘촉각’
과거 공천관리위원 재직 시절 김경 전 서울시의원으로부터 1억 원의 공천 헌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무소속 강선우 의원의 체포동의안도 이날 도마 위에 오른다.
가결 요건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이다. 조국혁신당이 ‘찬성 표결’을 권고적 당론으로 채택한 가운데, 민주당은 당론 없이 자율 투표로 가닥을 잡았다. 절대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 내부의 표심이 강 의원의 구속 여부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됐다.
◇3월 3일까지 이어질 ‘필버 정국’…상법·대미투자법 연쇄 타격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2월 임시국회가 종료되는 3월 3일까지 본회의에 상정되는 7개 법안 전체에 대해 릴레이 필리버스터 대응을 고했다.
당장 경제계의 시선은 ‘3차 상법개정안’에 쏠려 있다.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해당 개정안에 대해, 경제계는 기업의 적대적 인수합병(M&A) 방어력을 심각하게 훼손한다며 강하게 반대해 왔다. 나아가 국회의 입법 기능이 마비될 경우, 시장이 고대하는 ‘대미투자특별법’을 비롯해 아동수당법 등 시급한 민생·경제 법안들마저 정쟁의 볼모로 잡혀 연쇄 표류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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