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원화의 실질 가치가 7개월 만에 소폭 반등했다. 다만 여전히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에 근접해 있어 원화 저평가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24일 한국은행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한국의 실질실효환율(REER) 지수는 올해 1월 기준 86.86(2000년=100)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2월(86.36) 대비 소폭 상승한 수치로, 지난해 6월(92.48) 이후 6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오다 처음 반등했다. 앞서 원화 실질실효환율은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4월(85.47) 이후 약 1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실질실효환율은 교역 상대국 물가와 환율을 함께 반영해 한 나라 통화의 실제 구매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수치가 100을 웃돌면 기준 연도 대비 고평가, 100을 밑돌면 저평가 상태로 해석된다. 현재 수준은 국제 교역 기준에서 원화 실질 가치가 상당 폭 낮아졌다는 의미다.
한국의 실질실효환율은 외환위기 당시 최저 68.1,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는 78.7까지 떨어진 전례가 있다. 최근에는 2020년 말부터 2021년 중반까지 100선을 상회한 뒤 90대 중반에서 움직이다, 지난해 하반기 들어 급격히 하락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정치 불확실성(계엄 사태)을 계기로 지수가 90선 아래로 급락했고,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지난해 10월 이후로는 넉 달 연속 90선을 하회했다.
그간 미국 경기 호조에 따른 달러 강세와 함께 일본 엔화, 중국 위안화가 동반 약세를 보이면서 원화 가치 하락 압력이 지속돼 왔다.
실제로 일본 엔화의 올해 1월 실질실효환율 지수는 67.73으로, 1973년 변동환율제 도입 이후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일본의 지수는 지난해 4월 이후 9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최근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30원대까지 내려오며 다소 안정되는 모습이다. 전날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원 이상 순매도했음에도, 미국 관세 불확실성 완화에 따른 달러 약세 영향으로 환율은 6.6원 하락 마감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전날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회의에서 "환율이 개선됐다"며 "지난해 말 1480원대는 너무 높은 수준이었고, 하향 조정이 필요하다고 봤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역시 국회 업무보고 자료에서 "지난해 말 환율 급등은 우리 경제 펀더멘털과 괴리가 컸다"며 "올해 들어서는 해외 주식 투자 지속, 외국인 국내 주식 순매도 등 수급 요인과 달러·엔화 흐름이 맞물리며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환율 흐름이 미국 통화정책 경로와 글로벌 달러 방향성, 엔화 움직임, 외국인 자금 흐름 등에 복합적으로 좌우될 것으로 보고 있다.
[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Copyright ⓒ 폴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