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인공지능)가 쏟아내는 무분별한 콘텐츠 범람 속에서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기 위한 기술적 장벽 구축이 본격화되고 있다. 국내 음악 AI 기술 분야의 선두 주자로 꼽히는 스타트업 뉴튠(Neutune, 대표 이종필)이 글로벌 디지털 콘텐츠 신뢰성 강화의 핵심축인 ‘C2PA’에 합류하며 국제 표준 정립에 나섰다.
뉴튠은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구글(Google), 어도비(Adobe)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주도하는 국제 협의체 ‘C2PA(Coalition for Content Provenance and Authenticity)’에 컨트리뷰팅 멤버(Contributing Member)로 가입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행보는 단순히 기술 교류를 넘어, AI 음악의 출처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원작자의 권리를 보호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C2PA는 디지털 콘텐츠가 생성되고 수정된 모든 이력을 추적할 수 있는 ‘콘텐츠 출처 정보(Provenance)’ 기술 표준을 만드는 단체다. 최근 딥페이크 등 AI를 악용한 허위 정보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해당 콘텐츠가 인간의 창작물인지 혹은 AI가 만든 것인지, 수정 과정에서 어떤 변화를 거쳤는지 기술적으로 증명하는 것이 필수적인 시대가 됐다.
특히 유럽연합(EU)의 ‘AI법(AI Act)’ 시행이 가시화되면서 생성형 AI 결과물에 대한 출처 표기 의무화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가 됐다. 한국 정부 역시 AI 기본법 제정을 통해 신뢰 가능한 AI 생태계 조성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뉴튠의 이번 가입은 국내 기업이 글로벌 규제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사례로 주목받는다.
뉴튠은 이번 협의체 활동을 통해 음악 분야에 최적화된 출처 및 권리 정보 표현 방식을 집중 연구할 계획이다. 기존 음악 산업의 데이터 표준인 DDEX(Digital Data Exchange)와 C2PA의 생성 이력 정보를 연계하는 방안이 핵심이다.
주목할 부분은 뉴튠이 독자적으로 개발 중인 음악 단위 식별 구조 ‘ISBC(International Standard Block Code)’와의 결합이다. 음악의 최소 단위까지 식별해 권리 관계를 명확히 하는 ISBC 기술을 C2PA 프레임워크에 적용할 경우, AI가 생성하거나 리믹스한 음악에서도 원작자의 기여도를 정밀하게 측정하고 표기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물론 과제도 남아 있다. 글로벌 표준에 가입하는 것과 별개로, 실제 현장에서 거대 플랫폼사들이 이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또한, 데이터 용량 최적화나 복잡한 음악 권리 관계를 기술적으로 완벽히 구현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스템 부하 문제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튠의 이번 행보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이종필 뉴튠 대표는 “생성 AI 시대에는 콘텐츠의 맥락과 출처를 파악하는 기술적 기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C2PA 커뮤니티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음악 창작자와 사용자 모두가 안심하고 기술을 향유할 수 있는 투명한 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국내 AI 스타트업이 글로벌 기술 표준의 '구경꾼'이 아닌 '설계자'로서 참여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뉴튠이 이번 가입을 발판 삼아 K-스타트업의 기술력을 세계 시장에 각인시키고, 혼란스러운 AI 음악 시장의 새로운 질서를 확립할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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