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회사 증거 없앤 직원, 자기 범죄 증거도 된다면 처벌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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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회사 증거 없앤 직원, 자기 범죄 증거도 된다면 처벌불가"

연합뉴스 2026-02-24 12: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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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벌규정 적용되는 직원도 해당"…유죄 선고한 원심 파기 환송

대법원 전경 대법원 전경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기자 = 회사의 불법행위에 직원이 관여해 처벌받을 수 있었던 상황이라면 회사의 증거를 인멸한 행위도 '자신의 형사사건' 증거를 인멸한 것으로 봐야 하므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지난달 증거인멸교사와 증거인멸 혐의로 각각 기소된 A씨와 B씨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에 돌려보냈다.

현대중공업 해양플랜트 협력사지원팀 담당 임원이던 A씨는 2018년 7∼10월 현대중공업의 하도급법 위반 사건 관련 증거를 인멸하도록 부하 직원들에게 교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팀장이던 B씨는 A씨의 지시에 따라 다른 직원들과 함께 관련 자료를 삭제하는 등 증거인멸을 실행한 혐의를 받았다.

쟁점은 이들이 '타인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하거나 교사했는지였다.

증거인멸죄를 규정한 형법 155조는 '타인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은닉·위조한 경우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자신이 직접 형사처분이나 징계처분을 받게 될 것을 두려워해 자기의 이익을 위해 증거를 인멸했다면 죄를 물을 수 없다는 게 대법원 판례다.

1심은 무죄를 선고했으나 2심은 이들이 회사의 증거를 삭제한 행위는 '타인의 형사사건'에 관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2심을 다시 뒤집고 이들이 '자기의 이익을 위해' 증거가 될 자료를 인멸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봤다.

대법원은 증거인멸죄에 있어서 "'피고인 자신이 직접 형사처분을 받게 될 것'에는 피고인이 양벌규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는 법인의 업무에 관해 행위자로서 처벌받게 될 수 있는 경우도 포함된다"고 판단했다.

임직원이 양벌규정으로 자신도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그 증거를 없앤 행위는 '타인의 형사사건'이 아닌 '자신의 사건'에 대한 증거인멸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피고인들이 현대중공업의 하도급법 위반 행위와 관련한 업무를 실제로 집행한 행위자로 양벌규정에 따라 직접 형사처분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검찰에선 자신의 업무가 하도급법 위반과 관련이 없다거나 자신의 범죄에 대한 증거를 없애려던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에 대해서도 "자기방어적 취지의 진술이거나 '사적 목적이 아니라 회사 업무와 관련한 행위다'라는 취지에서 단순하게 진술한 내용이라고 이해할 여지도 있다"고 짚었다.

대법원은 "원심으로서는 이런 사정을 포함해 피고인들의 행위 전후로 나타난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살펴, 피고인들이 법인의 업무에 관해 장차 형사사건이 될 수 있는 위반 행위와 관련한 업무를 실제 집행한 행위를 처벌받을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 있었는지 등을 따졌어야 한다"며 해당 부분을 파기하고 원심법원에서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했다.

al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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