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심희수 기자】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하 전기본)에 포함된 신규 원자력발전소(이하 원전) 2기 건설이 본격적인 추진 국면에 들어서면서 시공사 선정 구도에도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발주처인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이 GS건설의 주간사 입찰 자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다. 다만 GS건설의 ‘인천 검단 지하주차장 붕괴사고(이하 검단 사고)’와 하도급 미지급 문제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한수원은 24일 신규 원전 건설 주간사 선정에서 시공 역량 충족을 기본 전제로 삼되, 주간사 경험이 없는 새로운 기업에게도 기회를 제공해 입찰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수원이 2023년 공고한 ‘신한울 3·4호기 주설비공사 입찰안내서’에 따르면 공동수급체 구성원 중에는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이하 PQ) 신청자격을 갖춘 원전 준공 미실적업체 1개사를 반드시 참여시키도록 했다. 또 10년 이내 비주간사로서 1회 이상 시공 경험이 있는 기업에 대해서는 주간사로서의 자격을 갖춘 것으로 보고 입찰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원전 시공 경험과 기술적 역량을 중점적으로 보면서도, 주간사 경험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던 기업에도 역할을 부여해 경쟁을 높이고 결과적으로 시공 품질을 끌어올리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GS건설이 원전 시공의 새로운 주간사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대형 원전 4기 건설 경험과 화력발전소 건설 등 유사공종 수행 경험이 후보 자격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수원 내부에서도 GS건설이 삼성물산·현대건설·대우건설로 이뤄진 ‘3강 체제’를 깨뜨릴 수 있는 주자로 보고 있다.
GS건설은 신월성 1·2호기와 신한울 1·2호기 사업에서 비주간사로 참여하며 원전 공정과 품질관리 경험을 축적했다. 신월성 1·2호기의 경우 주간사인 ▲대우건설이 51% ▲대림(현 DL이앤씨) 36% ▲GS건설 13.5%의 지분으로 참여해 2015년 준공했다. 신한울 1·2호기는 ▲현대건설 45% ▲SK건설(현 SK에코플랜트) 30% ▲GS건설 25%의 지분으로 2024년 10월 준공했다.
화력발전소 등 타 유형 발전소 시공 경험 역시 PQ에서 가점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GS건설은 2017년 충남 당진 부곡산업단지에 ‘GS EPS LNG 복합화력발전소’ 4기를 준공했다. 총 발전용량은 2500MW 규모다. 해당 발전소 준공으로 GS그룹은 민간 발전소 중 가장 많은 설비용량을 보유하게 된 바 있다. 이외에도 13억달러 규모의 ‘오만 복합화력발전소’ 2기, 7270억원 규모의 ‘사우디 PP-12 복합화력발전소’ 등을 준공했다.
GS건설 측도 신규 원전 건설 사업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관계자는 “GS건설은 충분한 대형 원전 건설 경험을 통해 노하우를 축적했다”며 “입찰 기회가 오면 적극적으로 참여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검단 사고로부터 비롯된 안전 부문에서의 과오가 재차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수원은 PQ에서 ▲시공경험 ▲기술능력 ▲시공평가결과 ▲신인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전 분야의 점수를 합산해 90점을 넘어야 과락을 면할 수 있다. 변수는 신인도다. 가점 형식으로 점수가 매겨지는 타 분야와는 다르게 안전, 하도급 문제 등을 평가해 감점하는 방식이다. 경우에 따라선 신인도에서의 실점이 심사 통과에 결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GS건설에 문제가 되는 심사항목은 신인도 분야 내 ‘시공업체로서의 성실성’, ‘하도급 관련사항’ 등이다. GS건설은 ‘영업정지 또는 과징금을 선택할 수 없는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사실이 있는 자’와 ‘최근 2년간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으로부터 불공정하도급 거래행위로 과징금 부과처분을 받은 사실이 있는 자’로 분류돼 최대 7점이 감점될 가능성이 있다.
앞서 한국토지주택공사와 국토교통부는 2023년 GS건설에 검단 사고 책임을 물어 각각 1년과 8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GS건설은 이에 대한 행정처분 취소 소송을 낸 상태다.
해당 소송은 선고까지 통상적으로 4~5년이 소요된다. 한수원이 늦어도 2030년대 초에는 첫 삽을 뜰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선고와 주설비공사 입찰공고가 시기적으로 맞물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한수원은 영업정지 처분 기간 만료 후 1년까지 해당 항목을 적용한다.
하도급 미지급 역시 잠재적인 감점 요소다. GS건설은 지난해 11월 대법원으로부터 하도급법 위반으로 17억원의 손해배상금 지급 명령을 받았다.
한수원 관계자는 “원전 건설 주간사 선정에 있어서 안전은 매우 중요한 심사 기준”이라며 “심사기준에 따라 심대한 결점이 있었는지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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