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상습 체납자의 소비 활동을 직접 제약하는 방식의 조세 제재 입법이 본격 추진된다. 세금 체납을 단순한 채권 회수 문제가 아니라 ‘행태 규제’ 대상으로 보는 정책 기조가 뚜렷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박성훈 의원실(국민의힘)은 고액·상습 체납자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체납자 제재 3법’(관세법·국세징수법·지방세징수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핵심은 체납자의 소비·통관·사회적 신용을 동시에 제한하는 다층 제재 구조다. 관세법 개정안은 명단 공개 대상 체납자에 대해 소액물품 면세를 적용하지 않도록 하고 개인통관고유부호 발급 제한 및 말소, 면세점 구매 제한, 탁송품 특별통관 배제 등을 규정했다.
이는 그동안 체납 상태에서도 해외 직구 면세나 면세점 이용이 가능했던 제도적 공백을 직접 차단하는 장치다. 특히 통관고유부호 제한은 사실상 개인 해외 구매 활동을 구조적으로 제약하는 조치로, 단순 행정 제재를 넘어 생활 영역까지 영향이 미치는 규제라는 점에서 정책 강도가 높다는 평가다.
징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직장 통보’ 규정도 눈에 띈다. 세관·세무서·지자체가 국민건강보험법상 보험료를 부담하는 사용자에게 체납자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국세징수법과 지방세징수법 개정안 역시 동일하게 체납자료 제공 대상에 사용자를 추가해, 고용 관계를 통한 납부 압박 구조를 제도화했다.
정책적으로 보면 이번 입법은 징수 방식의 전환을 의미한다. 기존 체납 제재가 압류·공매 중심의 재산 추적형이었다면, 이번 법안은 소비 통제와 사회적 신용 리스크를 활용하는 ‘행태 기반 징수’ 모델에 가깝다.
조세형평성 측면에서는 성실 납세자와 체납자 간 체감 격차를 줄이는 효과가 기대되지만, 동시에 개인정보 활용 범위와 직장 내 불이익 가능성 등 사회적 파장도 논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
입법이 통과될 경우 공포 후 6개월 뒤 시행된다. 박성훈 의원은 “많게는 수억 원의 세금을 체납하고도 버젓이 면세 쇼핑을 즐기고 특혜를 누리는 행태는 묵묵히 세금을 납부하는 성실 납세자들에게 깊은 박탈감을 안겨준다”며 “고액·상습 체납자들의 꼼수 소비를 원천 차단하고 징수 실효성을 높여, 무너진 조세 정의를 바로 세우고 공정한 조세 환경을 조성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뉴스로드] 최지훈 기자 jhchoi@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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