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봄이 성큼 다가오면서 겨우내 입던 두꺼운 패딩을 정리할 시기가 됐다. 문제는 세탁. 패딩을 집에서 직접 빨다가 솜이 뭉치거나 형태가 망가진 경험을 한 번쯤 겪었을 것이다. 그 탓에 세탁소에 맡기거나, 아예 세탁을 미루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40년 경력의 세탁 전문가는 단언한다. "패딩은 물세탁해서 망한 일은 없다."
한 세탁 전문가는 유튜브 채널 '건강구조대'에 출해 패딩 세탁에 대한 오해부터 짚었다. 세탁 후 솜이 가라앉고 부피가 줄어드는 현상을 보고 "망했다"고 생각하는 소비자가 많지만, 이는 망가진 것이 아니라 세탁 과정의 일부라는 것이다. 세탁소에 맡겨도 동일한 일이 일어나지만, 소비자가 그 중간 과정을 보지 못할 뿐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물이 침투하면 내부 충전재인 털(다운)이 뭉치는 것은 물리적으로 당연한 현상이며, 건조 과정에서 이를 다시 되살려 주면 된다.
패딩 소재의 대부분은 폴리에스터와 나일론이다. 이 두 합성섬유는 구조적으로 섬유 밀도가 낮고 조직 간격이 좁아 오염 물질이 섬유 깊숙이 침투하지 못하고 표면에 머무르는 특성이 있다. 기름 성분(유성 오염)도 수용성 오염도 비교적 잘 빠지기 때문에, 심하게 찌든 경우가 아니라면 30도 물로도 충분히 세탁이 가능하다. 반면 면 소재는 흡수성이 강해 오염이 섬유 안으로 깊이 파고드는 특성이 있어 집 세탁이 훨씬 까다롭다.
외출 중 패딩에 화장품이나 기름 오염이 묻었다면 알코올을 활용한 부분 세탁이 효과적이다. 알코올은 유성 성분을 용해하는 성질이 있는 데다 휘발성이 강해 빠르게 증발하기 때문에 섬유에 잔류할 위험이 낮다. 세탁 전문가는 알코올 7에 물 3 비율로 희석한 뒤 중성세제를 극소량(0.3% 정도) 섞어 오염 부위에 뿌리는 방법을 권장했다. 이후 세안용 스펀지에 물기를 살짝 머금게 짠 뒤 오염 부위를 가볍게 흡착하듯 닦아 낸 다음 깨끗한 수건으로 마무리하고 헤어드라이어로 건조하면 얼룩 없이 마무리된다. 스펀지는 오염을 문질러 퍼뜨리는 것이 아니라 흡착해 들어내는 방식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목 주변이나 소매 끝, 주머니 주변처럼 마찰이 잦은 부위는 때가 특히 잘 끼는 곳이다. 이 부분은 세탁 전 전처리가 중요하다. 물과 중성세제를 1대1로 희석해 오염 부위에 바른 뒤 부드러운 스펀지나 솔로 톡톡 두드리듯 처리해 준다. 30~40도 정도의 미온수를 사용하면 세제가 활성화되면서 오염을 더 효과적으로 분리해 낼 수 있다. 전처리를 마친 뒤에는 세탁망에 넣는 것이 원칙이다. 단추나 지퍼 같은 부소재가 세탁 중 손상되는 것을 막고, 물이 침투할 때 패딩이 과도하게 팽창해 봉제선이 터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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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기는 드럼 세탁기를 사용하되 한 가지 중요한 주의사항이 있다. 패딩 한 벌만 단독으로 돌리면 드럼 내 무게 균형이 맞지 않아 세탁기가 진동하거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반드시 두 벌을 함께 넣어야 균형이 잡힌다. 세탁 온도는 기본적으로 30도가 적당하다. 심하게 찌든 경우에는 40도까지 올려도 무방하다.
탈수는 패딩 세탁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단계다. 세탁 전문가는 "탈수만 잘해도 50%는 먹고 들어간다"고 강조했다. 30도 세탁 코스는 탈수 강도가 약하게 설정돼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탈수를 별도로 2~3회 추가 실행하는 것이 좋다. 물이 충분히 빠지지 않은 상태에서 건조에 들어가면 내부 충전재가 뭉친 채로 굳어버리고, 건조 시간이 길어지면 잔존 수분 속에서 세균이 증식해 불쾌한 냄새가 생길 수 있다. 특히 다운(오리털·거위털) 충전재는 단백질 성분으로 구성돼 있어 반건조 상태가 지속되면 세균 번식에 취약하다.
탈수가 끝난 뒤에는 패딩을 세탁기에서 꺼내 거꾸로 든 채 위아래로 여러 차례 털어 준다. 이 동작은 세탁과 탈수 과정에서 뭉쳐 압축된 충전재를 물리적으로 분리시켜 공기층을 확보하는 데 효과적이다. 반대 방향으로도 동일하게 반복한다. 이후 통풍이 잘 되는 그늘진 공간에서 자연 건조를 진행한다. 직사광선은 소재와 충전재를 손상시킬 수 있어 피해야 한다.
하루 정도 자연 건조 후에도 뭉친 부분이 남아 있다면, 양손으로 해당 부위를 잡아 당겨 분리해 준다. 헤어드라이어의 송풍(냉풍) 모드를 활용해 패딩 안쪽으로 바람을 넣어 주면 건조 속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건조기가 있다면 자연 건조 이후 추가로 한 번 더 사용하는 것이 좋다. 건조기를 바로 사용하기보다 자연 건조를 먼저 거치는 이유는, 충전재가 어느 정도 분리된 상태에서 건조기를 돌려야 더 고르게 복원되기 때문이다.
아웃도어 패딩의 경우 발수 코팅이 적용돼 있는 경우가 많은데, 세탁을 하면 발수 기능이 20~30% 정도 저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세탁 후 패딩이 완전히 건조됐을 때 헤어드라이어를 이용해 따뜻하게 열을 가해 주면 발수 기능이 상당 부분 회복된다. 발수 코팅은 열에 의해 재활성화되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방법은 폴리에스터·나일론 소재의 패딩에 해당하며, 울이나 면 소재 패딩에는 적용하기 어렵다.
흰색 패딩은 집 세탁을 가급적 피하는 것이 낫다. 세탁 과정에서 때 성분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으면 황변이 생기기 쉽고, 이를 발견했을 때는 이미 섬유에 결합이 깊어진 상태인 경우가 많아 제거가 어렵다. 세탁 전문가도 "흰 패딩은 세탁소에서도 가장 다루기 까다로운 품목"이라고 밝혔다.
세탁 주기와 관련해서는 명품 패딩 브랜드가 '2~3년에 한 번만 세탁하라'고 권고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새것 같은 외관을 오래 유지시키려는 디자이너 또는 브랜드 전략 측면이 강하다는 것이 전문가의 시각이다. 매일같이 착용하는 패딩이라면 겨울 시즌에 적어도 한두 차례는 세탁하는 것이 위생적으로 바람직하다. 오염이 섬유 내부에 완전히 결합되기 전에 세탁할수록 세척력이 높고 복원도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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