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문화유산연구원, 2023년 출토된 삼국시대 쟁기 보존 처리
한반도 북부서 주로 쓰던 '눕쟁기' 추정…고구려-몽촌토성 역사 주목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백제 한성 도읍기(기원전 18년∼475년) 유적인 서울 몽촌토성에서 발견된 삼국시대 쟁기가 전문가 손길을 거쳐 본래 모습을 찾았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 문화유산보존과학센터는 몽촌토성 집수지에서 출토된 삼국시대 쟁기에 대한 보존 처리 작업을 약 2년 만에 마쳤다고 24일 밝혔다.
보존 처리는 유물의 원형을 되살리고 손상을 막기 위한 과정을 일컫는다. 표면의 먼지나 오염물을 제거하고, 약해진 부분을 보강하는 작업 등이 이뤄진다.
이번에 작업을 마친 쟁기는 2023년 6월 출토된 유물이다.
식수를 비롯해 필요한 물을 저장하는 공간인 집수지에서 그동안 발견된 쟁기 4점 중 3번째로 발견된 것으로, 비교적 완전한 형태로 주목받았다.
쟁기는 술(몸체)과 날, 손잡이로 이뤄져 있었으며 손잡이 부분에는 쟁기의 몸들이 빠지지 않도록 감아놓은 줄로 추정되는 끈 형태의 유기물도 확인됐다.
유물 구조를 볼 때 술 부분이 지면과 평행을 이루는 눕쟁기로 추정된다. 이런 형태는 한반도 북부 지역에서 주로 사용돼 온 것으로 전한다.
조사 결과 쟁기는 물리적 강도가 우수한 상수리나무류의 재료를 써 자귀, 도자 등 목공 도구를 활용해 만든 것으로 파악됐다.
방사성 탄소 연대를 측정한 결과, 제작 연대는 534∼640년 사이로 확인됐다. 학계 안팎에서는 고구려가 몽촌토성을 일시 점유했을 당시를 주목하고 있다.
센터 관계자는 "백제의 대표 유적인 몽촌토성 내에서 확인된 집수지가 고구려 점유 시기에 축조돼 쓰였다는 기존 발굴 조사 결과와도 일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교적 형태를 유지하고 있으나, 쟁기는 1천년 넘는 긴 시간 동안 땅속에 묻혀 있으면서 수분과 미생물의 영향을 받아 상태가 좋지 않았다.
보존 처리를 시작하기 전, 곳곳에서 수축과 변형이 발견되기도 했다. 나무 재질과 강도도 약화돼 안전한 상태로 되살리는 게 시급했다.
이에 센터는 유물 외형과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내부를 강화하고, 영하 40℃ 안팎의 저온에서 급속 동결한 뒤 진공 상태에서 수분을 제거하는 식으로 작업했다.
실물 접합이 어려웠던 날 부분은 3차원(3D) 스캔 방식으로 가상 복원해 쟁기가 제작됐을 당시의 원형을 추정할 수 있는 근거도 남겼다.
보존 처리를 마친 유물은 소장처인 한성백제박물관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향후 유물은 전시와 연구 자료로 활용되며 민속학, 농업기술사 등 여러 분야에서 중요한 연구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센터 관계자는 "다양한 출토 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보존 처리해 문화유산의 소중한 가치가 후대에 온전히 전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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