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직썰] “장난치면 더 가혹한 관세”…대법원 판결 불복한 트럼프, 한미 무역합의 ‘대못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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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직썰] “장난치면 더 가혹한 관세”…대법원 판결 불복한 트럼프, 한미 무역합의 ‘대못박기’

직썰 2026-02-24 08:12:5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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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미나이·안중열 기자]
[제미나이·안중열 기자]

[직썰 / 안중열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을 틈타 대미 투자 및 무역합의를 재검토하려는 동맹국들을 향해 전례 없는 ‘관세 보복’을 경고하고 나섰다. 대법원 판결로 흔들리는 글로벌 무역 질서를 힘으로 억누르고, 한국과 일본 등 주요국이 약속한 대규모 대미 투자 합의를 기필코 관철하려는 강력한 의지이기도 하다.

◇“구매자 주의”…약속 파기 시 ‘징벌적 관세’ 경고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기존 무역합의를 파기하려는 국가들을 강력히 비난했다. 그는 “어떤 나라든 대법원의 터무니없는 결정으로 ‘장난을 치려’ 한다면, 특히 수년 심지어 수십년 간 미국을 ‘뜯어 먹어온’ 곳은, 그들이 최근에 동의했던 것보다 더 높은 관세와 그보다 더 나쁜 것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게시글 말미에 상거래 경고 문구인 “구매자 주의!!!(BUYER BEWARE!!!)”를 대문자로 강조해 덧붙였다. ‘물건을 산 뒤 발생하는 문제의 책임은 전적으로 구매자에게 있다’는 의미의 라틴어 법언 ‘카베아트 엠프토르(Caveat Emptor)’에서 유래한 표현이다.

즉, 관세율 인하를 조건으로 대규모 대미 투자나 미국산 제품 구매를 약속한 국가(구매자)가 6대 3으로 결정된 대법원 판결을 핑계로 합의를 번복할 경우, 모든 파국의 책임은 상대국에 있으며 미국은 즉각적이고 파괴적인 징벌적 관세 부과하는 단계를 밟는 최후통첩 성격의 발언이다.

◇대법원 제동에도 끄떡없는 트럼프…122조·301조 ‘관세 만능키’ 꺼냈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지난 20일 미 연방대법원의 판결이다. 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1977년 제정)’을 근거로 동맹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 무차별적으로 부과해 온 이른바 ‘상호관세’ 조치가 대통령에게 위임된 권한을 넘어선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최고 법원의 결정에 굴복하지 않고 즉각 ‘플랜 B’를 가동했다. 판결 직후 그는 무역법 122조(국제수지 방어를 위한 수입 규제)를 전격 발동해 150일 동안 전 세계 국가에 10%의 ‘글로벌 관세’를 매기는 포고령에 서명했으며, 이튿날 이를 최대치인 15%로 상향 조정하는 안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이에 더해 무역법 301조(불공정 무역관행에 대한 보복)와 무역확장법 232조(국가 안보 위협에 따른 수입 제한)를 동원해 언제든 특정 국가와 품목에 ‘관세 폭탄’ 적용도 예고했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포스트(WP)는 전직 미 무역대표부(USTR) 법률고문이자 통상 변호사인 패트릭 칠드레스의 냉철한 분석을 인용했다. 그는 “그들에게 속도를 내게 해주기 때문에, 이것은 행정부가 취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경로”라며 “그들은 관세를 올리거나 내릴 수 있는 유연성을 가지며, IEEPA 관세와 매우 유사하게 국가별 관세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행정부가 직권 남용 논란을 일축하고 기존과 동일한 파급력의 우회로 확보의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주요 외신 “글로벌 무역 대혼란”…EU·인도 등 협상 ‘올스톱’

트럼프 대통령의 막무가내식 관세 폭주에 글로벌 무역 파트너들은 깊은 혼란에 빠졌다. 주요 외신들은 일제히 미국의 무역 협상 파트너들이 직면한 딜레마와 거센 반발을 타전하고 있다.

로이터(Reuters) 통신은 상황의 심각성을 속보로 전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월요일 미 대법원의 핵심 관세 판결 이후 ‘장난을 치려는’ 모든 국가가 훨씬 더 높은 관세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교역의 불확실성이 재점화되는 순간이다.

영국 가디언(The Guardian)은 유럽연합(EU)의 당혹감과 대응을 비중 있게 다루었다. EU 집행위원회 올로프 길 무역 대변인은 “대서양 양측의 기업들은 무역 관계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에 의존하고 있다”며 “따라서 우리는 지속적으로 낮은 관세를 옹호하고 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미국과의 무역합의 비준 절차 잠정 중단을 시사했다.

인도 역시 이번 주부터 재개될 예정이었던 미국과의 핵심 무역 협상 일정을 전면 보류했다. 인도의 경제 매체 타임스 오브 인디아(Times of India)는 기존 협상국들의 격렬한 분노를 상세히 보도했다. 해당 매체는 “관세를 10%로 설정하는 합의를 체결했던 유럽 국가들은 트럼프가 이를 15%로 인상한 것에 분개하고 있으며 ‘합의는 합의다’라며 변경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기존에 합의했던 국가들조차 트럼프의 ‘15% 글로벌 관세’ 일방 통보에 뒤통수를 맞은 격이 된 셈이다.

중국 상무부조차 논평을 통해 “미국의 일방적 관세는 국제 무역 규칙과 미국 국내법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이례적인 비판에 가세했다.

◇벼랑 끝에 선 한국·일본의 대미 투자 전략

결과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폭탄 발언은 사실상 대미 투자를 지렛대로 관세 면제나 인하를 약속받았던 한국, 일본 등 핵심 동맹국을 정조준한 노골적인 압박이다. 대법원 판결로 인해 기존의 관세 부과 명분(IEEPA)이 무효화되었더라도, 각국이 이미 약속한 공장 증설이나 일자리 창출 등의 굵직한 투자 합의를 거두어들일 생각은 꿈도 꾸지 말라는 으름장이다.

이에 따라 냉정하고도 차분한 대응을 주문이 요구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법 301조 등을 무기 삼아 개별 국가의 ‘불공정 무역’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언제든 보복 관세를 때릴 수 있는 만큼 치밀하고 유연한 대응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대외 불확실성이 극에 달한 현시점에서 섣부른 합의 번복보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변칙적인 ‘관세 우회로’가 한국 수출과 현지 진출 기업에 미칠 타격을 선제적으로 분석하고, 주요국과의 공조를 통한 통상 리스크 관리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중대한 국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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