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2월 24일 08시에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풍의 고려아연을 향한 거버넌스(지배구조) 개선 촉구 주장은 ‘내로남불’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명예직에 불과한 장형진 고문이 여전히 주요 의사결정를 내리는가 하면 순환출자 구조 해소에 역행하는 행태도 이어지고 있다. 기업 공개 정보가 불투명한 오너가 비상장사를 통한 그룹 지배도 문제로 꼽힌다. 후진적 차원에 머물고 있는 영풍의 거버넌스를 점검해 본다. [편집자 주]
영풍의 지배구조가 고려아연을 상대로 한 적대적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오히려 투명성이 악화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고려아연의 상호주 의결권 제한 전략을 무력화하기 위해 지배구조 중간에 사실상 실체가 없는 유한회사(와이피씨)를 신설한 데 이어, 공정거래위원회의 순환출자 금지 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이른바 ‘법인 세탁’ 시도까지 있었다는 지적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영풍은 복잡하게 얽힌 지배구조 내에서 영풍→와이피씨(YPC)→고려아연→SMH(선메탈홀딩스)→영풍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기존 영풍→고려아연→SMH→영풍 구조에 와이피씨가 추가되면서 지배구조가 더욱 복잡해졌다는 평가다.
앞서 지난해 3월 영풍은 중간지주사 성격의 와이피씨를 설립하고, 보유 중이던 고려아연 지분 25.4% 전량을 현물출자했다. 이에 따라 영풍과 고려아연 사이에 와이피씨가 개입하는 간접 출자 구조가 만들어졌다. 이는 고려아연이 추진한 의결권 제한 전략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1월 호주 자회사 SMH를 통해 영풍 지분 10.03%를 취득하며 상호출자 관계를 형성했다. 상법 제369조 제3항에 따르면 A사가 B사의 지분을 10% 이상 보유할 경우, B사는 자신이 보유한 A사 지분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상호출자를 통한 경영권 방어를 차단하기 위한 규정이다.
이에 따라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의 의결권이 제한되자, 영풍은 비상장 유한회사인 와이피씨를 설립해 대응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이 같은 조치가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공정거래법 제22조는 자산 10조원 이상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 순환출자를 형성하는 계열사 출자를 금지하고 있다. 실제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순환출자 금지 규정 위반 혐의로 영풍과 와이피씨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영풍의 지배구조 개편 시도는 여기서 그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별도의 법인인 MYG를 설립한 뒤 와이피씨를 흡수합병하는 방안이 추진됐는데, 이를 두고 문제의 법인을 해소하는 방식으로 규제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법인 세탁’ 시도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영풍이 기존 법인을 해산하고 신규 법인을 통해 동일한 지분을 보유하는 방식으로 시간을 벌려 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다음 달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 될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제한을 피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 와이피씨의 의결권이 제한되지 않는다는 유권해석이 나오자 해당 합병 계획을 철회했다.
영풍 관계자는 “현장 조사와 관련해 공정위로부터 별도의 통지를 받은 바 없다”며 “그룹 내 순환출자 고리는 고려아연이 해외 계열사를 통해 영풍 지분을 취득하면서 형성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MYG를 설립해 와이피씨를 흡수합병하려던 계획에 대해서는 언급할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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