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방은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국빈 방한 중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을 향해 소년공 출신이라는 공통점 언급하며 오랜 동지이자 친구를 만난 듯 반가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국빈 만찬을 열고 "청와대로 돌아온 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국빈 만찬에 참으로 존경해왔던 지도자이자 저의 친구, 동지, 아미고(amigo)인 룰라 대통령님과 함께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만찬사를 시작했다.
이어 "정치의 길에 들어선 이후 저와 룰라 대통령님의 정치적 여정, 그리고 인생 역정이 참 닮아있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며 "룰라 대통령께서 그랬던 것처럼 저 역시 소년공으로 노동현장에서 삶을 시작했다. 어린 소년으로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현장 노동자로서의 뿌리는 변함없는 자부심으로 남아있다"고 했다.
아울러 "고단했던 어린 시절을 지나오며 누구보다 절실하게 '공정한 나라'에서 살고 싶다라는 꿈을 품었다"며 "몸으로 배운 노동의 가치와 인간의 존엄성은 더 나은 세상을 바라는 열망의 원동력이 됐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렇게 비슷한 삶의 궤적을 공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룰라 대통령을 처음 만났을 때부터 마치 오랜 동지이자 친구를 만난 것처럼 참으로 반가웠다"며 "저와 룰라 대통령님이 오랜 친구처럼 깊은 우정을 나누고 있는 것처럼, 양국 국민들도 물리적 거리를 극복한 채 서로 깊이 교류하며 신뢰의 마음을 나누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브라질 내 K-팝, K-뷰티의 인기를 언급하면서 "K-컬처를 즐기러 강남과 명동 거리를 누비는 브라질 청년들, 이과수 폭포의 웅장함에 빠져 브라질을 찾는 한국 청년들이 양국 미래의 단단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삼성, LG, 현대자동차 등을 거론하며 양국 관계의 핵심 축임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아마존의 거점 마나우스에 자리 잡은 삼성, LG전자의 30년 역사는 지역사회의 생산, 고용, 교육을 책임져온 동반성장의 산 역사이고, 브라질 국민의 든든한 발이 되어준 현대자동차는 이제 친환경 자동차 육성에 집중하며 브라질의 기후 위기 대응에 보폭을 맞춰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지난해 말 브라질 알칸타라 우주센터에서 우리 기업의 첫 상업로켓 ‘한빛-나노’의 발사 시도가 있었다"면서 "안타깝게도 원하는 성과를 이루지는 못했지만 그날의 경험은 우주 시대를 향한 귀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과 브라질이 국제사회와 다자 무대에서 인류 보편의 과제 해결에 함께 기여하는 모범적인 동반자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먼 훗날 오늘의 만찬 자리가 한국과 브라질 양국이 공동 번영의 미래를 꿈꾸었던 의미 있는 첫걸음으로 기억되기를 바란다"면서 "Saúde(건강을 위해)"라고 건배사를 외쳤다.
이에 룰라 대통령은 답사를 통해 "이 대통령의 인생 경로를 알고 나서부터 우리가 형제처럼 느껴졌다"며 "우리는 아주 가난한 가정에서 자랐고 일찍부터 일을 했으며 당시 겪은 노동 상처의 자국을 몸에 지니고 있고 출생 신고를 두 번이나 해서 생일이 두 개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더 공정한 사회가 가능하다는 신념으로 정치에 가담했다"며 "우리는 쫓겨 다녔으나 꿋꿋이 우리의 길을 갔다"고 표현했다.
또한 "브라질 사람들과 한국 사람들의 더 나은 미래를 건설하겠다는 포부였다"면서 "민중의 힘이 부정의한 구조를 바꿀 수 있다고 믿었다"고 했다.
룰라 대통령은 음악, 음식, 문화, 스포츠 등이 양국을 연결시키는 중요한 매체라고 언급하며 "이런 연관 관계를 더 발전시키고, 현재 존재하는 연관성을 더 강화해, 공조적인 변화와 번영과 연대 관계를 설립했다"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건배를 제의하며 한국어로 "건배"라고 외쳤다.
이날 만찬은 브라질식 망고 살사를 곁들인 대게 샐러드와, 브라질식 바비큐, 한식 양념갈비, 브라질 너트 견과류 조림 등 한국과 브라질 문화의 화합을 보여주는 메뉴로 채워졌다.
특히 브라질식 소고기 꼬치 요리인 슈하스코 바비큐에 착안해 유명 예능 프로그램인 '흑백요리사2'에 출연한 유용욱 셰프가 선보인 현대적인 갈비 바비큐 요리가 눈길을 끌었다고 강유정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만찬 공연에서는 재즈 보컬리스트 웅산과 국악인 유태평양이 판소리 '수궁가'를 흥겨운 재즈로 재해석한 '토끼 이야기'를 선보였다. 브릴란떼 어린이 합창단이 양국 정상의 공통 경험인 노동자를 상징하는 곡 '사계'를 불러 큰 박수를 받았다.
양국 정상 부부는 만찬 이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치맥 회동을 통한 친교를 이어갔다. 만찬에는 브라질산 닭고기로 만든 한국식 치킨과 브라질 닭 요리가 생맥주와 함께 곁들여졌다.
강 대변인은 "만찬과 친교 일정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면서 룰라 대통령은 이 대통령을 빠른 시일 안에 브라질로 초청하고 싶다는 뜻을 재차 전했다고 밝혔다.
이날 만찬에는 강훈식 비서실장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김용범 정책실장 등 청와대 참모들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등 정부 인사들, 제22대 국회 한-브 의원 친선협회 협회장인 박정 의원 등이 참석했다.
정계 인사들로는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을 맡고 있는 손경식 CJ그룹 회장 등 재계 인사들이 자리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 부부를 맞이하는 공식환영식이 시작되기 전부터 엑스(구 트위터)를 통해 소년 노동자 출신임을 언급하며 "빨리 만나고 싶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만찬이 끝난 후, 페이스북을 통해서는 "지구 반대편이라는 물리적 거리를 무색하게 만드는 양국의 깊은 신뢰와 도약의 미래를 확인한 시간이었다"면서 '한-브라질 4개년 행동계획', 중소기업, 보건, 농업 분야부터 우주, 항공, 방산 등 10건의 MOU 및 약정 등으로 협력의 지평이 넓고 깊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과 브라질이 인류 보편의 과제에 공동 대응하는 모범적인 ‘전략적 동반자’로 거듭나게 될 것으로 믿는다"면서 "머지않은 시기에 다시 뵐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또 다른 엑스(구 트위터) 메시지에서는 "두 소년공이 대통령이 되어 만났습니다"라며 "우리는 형제입니다"라고 썼다. 이 게시글에는 소년 시절의 두 사람이 만나 포옹하는 장면이 이날 청와대에서 포옹하는 모습으로 바뀌는 AI 기술을 활용한 영상이 함께 게재됐다.
룰라 대통령은 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방명록을 작성했다. 방명록에는 "이번 방문을 통해 이 대통령님과 한국 국민께서 보내주신 따뜻한 환대를 깊이 간직하게 됐으며, 브라질과 한국이 양국 사회의 번영을 위해 함께 나아갈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며 "올해 중 이 대통령이 브라질을 방문해, 이번에 보내주신 따뜻한 환대에 보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적었다.
또한 확대 정상회담 시작 전, 룰라 대통령은 이 대통령 얼굴 사진이 담긴 포르투갈어 책자를 건네며 "먼저 한번 사인해 달라"고 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올해 국빈 자격으로 청와대에 방문하는 첫 외빈을 맞이하기 위해 성대한 규모의 공식 환영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국빈 도착시 부터 각 일정별로 브라질 대통령 내외의 취향을 반영하고, 브라질 문화와 국민에 대한 존중을 표했다고 설명했다.
룰라 대통령 부부가 숙소에 도착했을 때 웰컴 선물로 브라질 영부인의 글루텐 프리 식성을 반영한 꽃송편 세트와 브라질 대통령 내외를 그린 케이크를 준비했다.
이밖에 축구팬인 룰라 대통령을 위해 한국 국가대표 유니폼, 한국 화장품, 무병장수를 상징하는 호작도, 전태일 열사의 평전을 영문본으로 선물했다.
앞서 룰라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연설에서 "내가 잘생겨진 이유도 한국산 화장품 덕분"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브라질 영부인을 위해 이름이 각인된 삼성 퓨대폰, 한국 뷰티 기기를 포함해 반려견 3마리를 키우는 영부인을 위해 반려견용 한국식 장식품 등을 준비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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