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World Bank·WB)이 중앙아시아 에너지 안보와 전력 비용 절감을 목표로 역내 최초의 지역 전력시장 구축에 나선다.
세계은행 이사회는 22일(현지시간) 중앙아시아 전력 연결·교역 프로그램(REMIT, Regional Electricity Market Interconnectivity and Trade Program)을 승인했다. 이 프로그램은 3단계에 걸쳐 총 10년간 추진되며, 역내 전력 거래 확대와 송전망 확충, 재생에너지 통합 기반 구축을 목표로 한다. 프로그램 총 예상 재원은 10억1800만 달러(약 1조4690억원) 규모다.
1단계에서는 키르기스공화국,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과 중앙아시아 전력협력 조정센터(CDC 에네르기아)가 총 1억4320만 달러(약 2067억원) 규모의 보조금과 양허성 자금을 지원받는다. 이 중 1억4000만 달러(약 2020억원)는 국제개발협회(IDA), 320만 달러(약 46억원)는 중앙아시아 물·에너지 프로그램(CAWEP) 보조금으로 구성된다.
중앙아시아 전력 수요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기존 추세가 유지될 경우 2050년까지 세 배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인구 증가와 산업 확대, 도시화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현재 역내 전력 거래 비중은 전체 수요의 약 3%에 불과하다. 재생에너지 비중도 4% 수준으로 낮아 풍부한 청정에너지 잠재력이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REMIT 프로그램은 국가별 에너지 자원의 상호보완성을 활용하는 데 초점을 둔다. 키르기스공화국과 타지키스탄의 수력, 카자흐스탄·투르크메니스탄·우즈베키스탄의 화력, 그리고 전 지역에 걸친 태양광·풍력 잠재력을 연계해 전력 시스템 효율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향후 10년 동안 프로그램은 연간 전력 교역량을 최소 1만5000GWh까지 확대하고 송전 용량을 16GW로 세 배 이상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동시에 최대 9GW 규모의 청정에너지 자원을 통합해 전력망 안정성을 높이고 가계와 기업의 전력 비용을 낮춘다는 계획이다.
나지 벤하신 세계은행 중앙아시아 지역국장은 “전력 협력 강화와 역내 시장 창설을 통해 에너지 자원의 효율적 활용과 전력 접근성·신뢰성·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개선할 것”이라며 “2050년까지 최대 150억 달러(약 21조6450억원)의 경제적 편익이 창출될 수 있다”고 밝혔다.
프로그램은 시장 운영 플랫폼 구축, 송전망 디지털화, 역내 기관 역량 강화로 이어질 예정이며, CDC 에네르기아가 시장 운영과 제도 구축을 담당하고 각국 송전회사가 인프라 투자를 수행한다. 세계은행은 이번 사업이 대규모 재생에너지 투자와 전력망 통합을 촉진해 중앙아시아 전력 시스템의 회복력과 시장 효율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중앙아시아 전력시장 구축이 국내 전력기기·전선 기업의 중장기 수주 기회를 확대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변압기·변전 설비를 공급하는 효성중공업이 초기 인프라 구축 단계에서 직접 수혜 가능성이 크고, 초고압 케이블 경쟁력을 갖춘 LS전선은 송전망 확충이 본격화되는 시점부터 수혜가 이어질 전망이다. 대한전선 역시 프로젝트 참여 여부에 따라 후행 수혜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뉴스로드] 최지훈 기자 jhchoi@newsroad.co.kr
Copyright ⓒ 뉴스로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