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간부회의에서 포고령이 헌법에 위배된다는 지적에 별다른 대꾸를 하지 않았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의 수사를 받게 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출국금지 사실을 국회에서 밝힌 법무부 간부를 질책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한편, 비상계엄 사태 당시 계엄사령관이었던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대장) 측은 같은 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재판에서 "국헌문란 목적이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계엄당일 간부회의서 위헌·위법성 검토 건의했으나 무시"
"계엄 선포 후 출국금지팀 빨리 대기시키라 지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는 23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로 기소된 박 전 장관과 위증 혐의로 기소된 이완규 전 법제처장의 3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오전 공판에서는 승재현 법무부 인권국 국장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승 국장은 계엄 선포 직후 박 전 장관이 소집한 법무부 비상간부회의에 참석해 "포고령 1항의 국회 정치를 금지하는 것은 명확히 위헌·위법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문제가 될 수 있어 법무부에서 법리 검토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건의했으나 박 전 장관은 특별한 대답이나 반응을 보이지 않고 회의를 마쳤다"고 했다.
또한 승 국장은 박 전 장관이 회의에서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등 합수부 요청사항에 대해 검찰국에서 해야할 일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오후에는 배상업 전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의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배 전 본부장은 지난 2024년 12월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 전 대통령을 출국금지 조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배 전 본부장은 박 전 장관이 헌법재판소 탄핵소추 기각으로 4개월만에 직무에 복귀해서 이에 대해 강하게 질책했다고 증언했다.
배 전 본부장은 "박 전 장관이 질책하며 야당과 결탁했냐고 했다"고도 말했다.
또한 비상계엄 선포 직후 박 전 장관에게 "출국금지팀 빨리 대기시키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했다.
박안수 "지시에 따라 소극적으로 직무 수행"
이날 비상계엄 당시 계엄사령관을 맡았던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에 대한 재판도 열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판사 이현경)는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기소된 박 전 총장의 1차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이날 박 전 총장 측은 내란 특검 측에서 주장한 전반적인 사실관계를 인정하면서도 국헌문란의 목적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박 전 총장 변호인은 "박 전 총장은 합참 지하 3층과 4층을 오가고 있어 외부 상황을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며 "그런 상황에서 대통령으로부터 포고령 알리라는 전화를 받고 어떻게 조지호 전 경찰청장에게 국회 전면 통제하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헬기는 31분에 수도권 상공에 진입했으나 박안수 총장의 전화는 33분이었다"며 박 전 총장이 국회 특전사 헬기 진입을 승인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같은 재판부에 배당된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진우 전 육군수도방위사령관 등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군 장성들과 박 전 총장 사건을 병합해 심리할 예정이다.
12·3 비상계엄 당시 계엄사령관으로 임명된 박 전 총장은 상부의 지시에 따라 자신의 명의로 포고령을 발표하는 등 계엄 상황에 깊이 연루된 혐의를 받는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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