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보폭 넓히는 최윤범, 고려아연 미래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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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 보폭 넓히는 최윤범, 고려아연 미래 그린다

투데이신문 2026-02-23 18:20:0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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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이 지난달 19일부터 23일까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해 ‘핵심광물 분야의 전략적 파트너십과 투자(Minerals Strategic Partnerships and Investments)’ 세션의 공식 연사로 발언했다. [사진=고려아연]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이 지난달 19일부터 23일까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해 ‘핵심광물 분야의 전략적 파트너십과 투자(Minerals Strategic Partnerships and Investments)’ 세션의 공식 연사로 발언했다. [사진=고려아연]

【투데이신문 전효재 기자】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이 연초부터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국제무대에 세 차례 등장했다. 이 자리에서 핵심광물 공급망 다변화와 국제협력 필요성을 강조하며 공급망 허브 기업으로서 고려아연의 위상에 힘을 실었다. 특히 중국의 수출 통제로 어려움을 겪었던 희토류 공급망에서 해결사 역할을 자처했다. 탈중국 공급망의 핵심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게 최 회장의 구상이다.

23일 고려아연에 따르면 최 회장의 구상은 국제무대를 통해 구체적으로 소개됐다. 지난달 19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된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 핵심광물이 인공지능(AI)·반도체·첨단 방위 기술·청정 에너지 등 차세대 기술 경쟁의 핵심 인프라로 부상했음을 강조한 최 회장은 중국발로 빚어진 공급망 구조적 한계를 ‘통합적 산업 시스템’으로 해소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장기적인 계약 관계를 기반으로 채굴·가공·정련·재활용·물류·에너지를 아우르는 산업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의미다. 

지난달 27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애틀랜틱카운슬 대담에서는 핵심광물 가공뿐 아니라 채굴 분야의 협력 확대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인도·인도네시아·콩고 등 주요 채굴국가가 중국의 시장 지배를 부담으로 여길 수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협력의 손길을 뻗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달 18일 국제에너지기구(IEA) 각료이사회에서는 비즈니스를 넘어선 동맹 기반의 공급망 강화를 제안했다. 공급망 다변화가 국가 안보 차원의 문제로 격상된 만큼 정부와 산업계 간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고려아연은 세계에서 조달한 정광을 청정에너지 시스템, 전기차, 방위산업 등의 필수 소재인 비철금속으로 전환하는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며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에 적극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의 행보는 고려아연이 미국 내 제련소 투자 계획을 확정한 이후 한층 분주해진 모습이다. 한국과 미국을 넘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하려는 최 회장의 움직임이 실질적인 사업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경영진의 활발한 글로벌 활동은 긍정적인 사업 협력과 기회를 창출하는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전경. [사진=고려아연]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전경. [사진=고려아연]

고려아연은 미국 테네시주에 약 11조원을 투자해 핵심광물 제련소를 짓기로 했다. 2029년 완공 후 공장을 단계적으로 가동하고 2030년 본격적인 상업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아연·연·구리 등 산업용 기초금속을 비롯해 은·금과 같은 귀금속, 안티모니·게르마늄·갈륨·인듐·비스무트 등 총 13개 제품을 생산한다. 이 중 11개가 미국 정부가 지정한 핵심광물이다. 

미국 입장에서 고려아연의 진출은 단순한 제련소 건설을 넘어 독자적 공급망 구축의 일환이다. 고려아연은 핵심광물을 넘어 희토류까지 현지 사업 범위를 넓혀 공급망 핵심 기업의 위상을 강화할 계획이다. 최 회장은 이달 초 테네시주를 방문해 빌 리 주지사 등 주요 관계자들과 회동하며 제련소 사업 추진 현황을 직접 점검하기도 했다. 

고려아연은 지난달 희토류 분리 기술을 보유한 미국 기업 알타 리소스 테크놀로지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폐영구자석을 고순도 희토류 산화물로 리사이클링·정제해 희토류를 생산하는 것이 골자다. 최 회장은 “한미 양국 첨단기술 기업을 대상으로 희토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며 ‘신뢰할 수 있는 공급망 파트너’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고려아연의 실적을 이끌며 경영 능력을 입증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매출 16조5812억원, 영업이익 1조2324억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각각 전년 대비 37.6%, 70.3% 증가한 수치다.

최대 실적의 배경으로는 제품 믹스 개선과 기술력이 꼽힌다. 고려아연은 글로벌 환경 변화에 시의적절하게 대응하며 아연·연 중심의 제련 구조에서 핵심광물과 귀금속 등 고부가 제품 비중을 확대했다. 반도체·AI·방위산업을 중심으로 핵심광물 수요가 늘어나고, 기술력을 기반으로 핵심광물과 귀금속 회수율을 높이며 영업이익률을 높였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회수율 확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새로운 기술을 개발·적용하고 공정 개선을 이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확보한 기술력은 최 회장이 주도하는 신성장동력 ‘트로이카 드라이브’와도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최 회장은 2022년 취임 이후 ▲신재생에너지 및 그린수소 사업 ▲이차전지 소재 사업 ▲자원순환 사업을 3대 신사업으로 설정했다. 

대표적으로 고려아연의 미국 자원순환 사업 자회사인 페달포인트는 2022년 설립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연간 흑자를 기록했다. 제련소에서 금속을 회수할 수 있도록 전자폐기물을 전처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고려아연은 향후 페달포인트가 확보한 순환자원에서 핵심광물과 희토류도 회수할 계획이다.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성과도 구체화되고 있다. 고려아연의 호주 신재생에너지·그린수소 사업 자회사인 아크에너지는 최근 뉴사우스웨일스(NSW) 주정부와 장기 에너지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지역 전력망 안정성을 강화하는 프로젝트로, 아크에너지는 시설 운영 개시 후 10년간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이차전지 소재 분야는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드론·로봇을 겨냥했다. 고려아연은 태성, 네오배터리머티리얼즈코리아와 손잡고 복합동박 상용화에 나섰다. 복합동박은 중심부를 폴리머 소재로 구성한 차세대 음극집전체다. 구리로만 만든 일반 동박보다 구리 사용량이 적어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다. 또한 가벼우면서 밀도가 높고, 안전성 측면에서도 우수하다는 평가다. 드론·휴머노이드 로봇 등 소형 모빌리티용 배터리 시장을 주요 적용처로 보고 있다. 

고려아연은 트로이카 드라이브와 함께 미국 통합 제련소 건설, 온산제련소 고도화 등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계획들을 차질 없이 추진할 계획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트로이카 드라이브는 고려아연의 본업인 제련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사업을 선별한 만큼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국내·외 투자를 차질 없이 추진해 공급망 안정화의 중추 기업으로서 역할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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