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산업계, AI 저작권·책임 해법 찾기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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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산업계, AI 저작권·책임 해법 찾기 본격화

한스경제 2026-02-23 16:1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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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기본법 시행 이후 콘텐츠 산업의 특수성을 반영한 제도 보완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실은 23일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함께 ‘AI 기반 콘텐츠 진흥을 위한 법적 개선과제 토론회’를 열고 콘텐츠 업계의 AI 활용 실상을 청취하고 규제 해법을 논의했다./박정현 기자
인공지능(AI) 기본법 시행 이후 콘텐츠 산업의 특수성을 반영한 제도 보완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실은 23일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함께 ‘AI 기반 콘텐츠 진흥을 위한 법적 개선과제 토론회’를 열고 콘텐츠 업계의 AI 활용 실상을 청취하고 규제 해법을 논의했다./박정현 기자

| 서울=한스경제 박정현 기자 | 인공지능(AI) 기본법 시행 이후 콘텐츠 산업의 특수성을 반영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실은 23일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함께 ‘AI 기반 콘텐츠 진흥을 위한 법적 개선과제 토론회’를 열고 콘텐츠 업계의 AI 활용 실상을 청취하고 규제 해법을 논의했다.

당초 웹툰·음악·영화·게임 등 미디어 콘텐츠는 AI 확산의 직격탄을 받을 산업으로 지목됐지만 현장에서는 이미 AI가 제작 효율성을 좌우하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올해 1월 'AI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AI 기본법)'이 시행됐으나 콘텐츠 산업의 특수성을 충분히 반영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의견도 이어지고 있다.

진 의원은 AI 생성 콘텐츠의 고지 기준과 책임 범위 문제를 지적하며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합리적인 법·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창작자 킬러로 지목됐던 AI, 이제는 필수

이날 토론회에는 박성범 넷마블 팀장(게임), 송은주 포엔터테인먼트 이사(영상), 이종필 뉴튠 대표(음악), 이호영 툰스퀘어 대표(웹툰) 등이 참여해 산업 현장 경험과 제도 개선 방향을 공유했다.

참석자들은 AI가 콘텐츠 생태계를 붕괴시킬 것이라는 초기 우려와 달리 현재는 창작 효율을 높이는 협업 도구로 인식이 변화했다고 입을 모았다. 박성범 팀장은 “UI·UX와 캐릭터 일러스트 등 반복 작업이 많은 에셋 제작에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게임 밸런싱과 검수까지 게임 생애주기 전반에 AI가 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호영 대표는 “AI 웹툰은 공식적으로는 제한적이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활용이 확산되고 있다”며 “AI 사용 사실을 명시해도 이용자 이탈은 크지 않고 작가들도 효율성을 체감하면서 활용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은주 이사는 “AI를 활용한 영화 제작이 현실화되면서 AI 디렉터, AI 프로듀서 등 새로운 직군이 등장하고 있다”며 “상업 영화는 비용 절감이 핵심인 만큼 AI 도입은 필수적 흐름”이라고 밝혔다.

이종필 대표는 음악 산업이 작곡가·가수·편곡가 등 권리 주체별 수익 배분 구조가 정교하게 마련된 분야인 만큼 AI 저작권과 수익화 논의 역시 최근 한두 달 사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정 제작 단계에 AI가 활용될 경우 저작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데 인간이 기여한 부분에 대해서는 권리를 인정하고 수익을 배분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기여 비율을 어떻게 설정할지에 대한 논의는 현재 세부 항목을 정의하는 단계까지 진행된 상태"라고 말했다.

또 음악 전반에 대한 AI 활용 가능성은 공정한 수익배분 구조와 함께 열어두되 가수의 음성 등 개인 고유 특성에 대해서는 사전적 제한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 콘텐츠 특수성 반영한 제도 보완 요구

송진 한국콘텐츠진흥원 정책연구센터장은 ‘국내 AI 산업 육성을 위한 제도 개선 방향’을 발표하며 앞으로의 정책 과제를 제시했다.

이날 송진 센터장은 “AI 기반 콘텐츠가 주목받고 있음에도 국내 콘텐츠 기업 중 AI를 활용하는 비율은 약 20% 수준으로 산업통상자원부 조사에서 나타난 전체 산업 평균 31%보다 낮은 편”이라며 “기업 규모에 따라 AI 활용률 격차도 3배 이상 나타나 경쟁력 격차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진행한 콘텐츠 산업 노동환경 조사에서 사업체와 종사자, 프리랜서 모두 중소기업과 개인 창작자를 위한 AI 이용료 지원을 가장 우선적으로 요구했다. 이에 한국콘텐츠진흥원은 AI 활용률이 높은 중소 게임사 50여개에 75억원을 지원하는 등의 신규 사업을 추진한다.

AI 기본법이 콘텐츠 산업 특수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송진 센터장은 올해 1월 시행된 AI 기본법이 기술·데이터·위험 관리 중심 구조로 설계돼 콘텐츠 산업 특성을 반영하기에는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고위험 관리, 신뢰성, 투명성, 안전성 중심 규율이 창조적 변형과 상업적 확장 측면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창의성 보호 위한 '규제 샌드박스' 필요

현장에서도 AI 창작물의 권리 귀속 기준과 책임 범위가 명확하지 않아 혼선이 발생한다는 입장이다.

박성범 팀장은 “AI 생성물 워터마크 의무의 취지는 가짜뉴스 통제 등에 있지만 게임은 허구적 창의성이 전제된 가상 세계인 만큼 워터마크가 이용자의 몰입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며 “일률적인 규제보다는 산업 특수성을 반영한 규제 샌드박스가 창의성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어 “AI 경쟁력의 핵심은 데이터인 만큼 양질의 데이터 라이선스를 보호하고 유통 생태계 안에서 확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데이터 보상 체계와 마켓플레이스가 구축된다면 콘텐츠 IP를 생성형 AI에 활용하는 데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호영 대표는 정책 지원이 일부 특수 대학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저변 확대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지방 대학까지 정책 지원이 충분히 확산됐으면 좋겠다”며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대기업의 긴 의사결정 구조와 기술 변화 속도 간 격차도 애로 요인”이라고 말했다.

송은주 이사는 배우 관련 권리가 향후 AI 콘텐츠 산업에서 가장 민감한 쟁점이 될 수 있다며 세밀한 법제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 국내에서는 AI 배우 활용 사례가 본격화되지 않았지만 AI 배우 제작에 활용된 실제 배우 데이터의 초상권과 저작권을 어떻게 정의하고 어디까지 활용을 허용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이 구체적으로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의 AI 지원 사업이 연구개발(R&D) 중심으로 교육 역시 컴퓨터 활용 수준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며 “영상 산업에서 필요한 역량은 AI 기반 제작 파이프라인 설계와 제작 구조 통합 능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상업 작품을 실제로 제작하고 유통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을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 정부, AI 콘텐츠 확산·산업 경쟁력 강화 지원

정부도 문체부를 필두로 기업들의  AI 콘텐츠 확산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 지원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이영미 문체부 과장은 "업계에서 우려하는 부분을 인지하고 있고 이에 대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가이드라인을 준비중"이라며 "문체부도 올해부터 AI 분야에 대해 사업들과 예비 인력을 대상으로 정밀한 육성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문체부는 올해부터 게임 분야 구독료 지원 사업을 신설하고 영화 쪽은 새롭게 지원 사업 별도 트랙을 만들었다. 또 문체부는 올해 AI 관련 부서를 신설해 관련 기업들의 콘텐츠 진흥을 돕는다.

이영미 과장은 “핵심 쟁점인 저작권과 관련해서는 AI 학습의 합법적 활용을 촉진하면서 창작자 권리를 보호하는 상생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AI 학습의 법적 불확실성을 완화할 공정거래위원회 안내서도 곧 발간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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