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한길 콘서트 ‘줄손절’ 사태⋯연예계 정치색 경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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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한길 콘서트 ‘줄손절’ 사태⋯연예계 정치색 경계령

일요시사 2026-02-23 15:06:1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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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전 한국사 강사이자 보수 성향 유튜버 전한길씨가 주최하는 ‘3·1절 기념 자유음악회’가 출연진들의 잇따른 불참 선언으로 시작도 전에 홍역을 치르고 있다.

전씨는 지난 22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영상을 통해 “애국 연예인들이 온다”면서 가수 태진아 등의 이름을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함께 공유된 포스터 상단에는 태진아를 비롯해 프로젝트 그룹 뱅크, 가수 조장혁, 윤시내 등의 사진이 실렸다.

이에 태진아 소속사 진아엔터테인먼트는 곧바로 입장문을 내고 “사실무근”이라며 선을 그었다.

소속사 측은 “유튜브 채널 ‘전한길뉴스’ 측 주최로 오는 3월2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리는 것으로 알려진 3·1절 기념 자유음악회에 가수 태진아는 출연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이어 “정치 행사 여부를 재차 물었지만 ‘그냥 일반 행사’라는 답을 들었다”며 “그런데 다음 날 태진아 사진이 들어간 포스터가 SNS에 퍼지고, 전한길 유튜브에서 태진아 출연을 기정사실화하는 발언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행사를 일반 행사라고 속여 일정을 문의한 관계자를 명예훼손으로 고소·고발할 예정”이라며 “무단으로 사진과 이름을 사용한 ‘전한길뉴스’ 측에도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사회자로 이름이 올라 있던 이재용 전 아나운서도 같은 날 출연 거부 의사를 밝혔다. 그는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정치적 행사에 참여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주최사 대표에게 ‘포스터를 빨리 내리라’고 엄중하게 항의했다”고 전했다.

소프라노 정찬희 역시 SNS를 통해 “이 공연에 출연하지 않는다”며 “3·1절 음악회 출연 부탁을 받아 구두로 승낙했지만, 정치적 메시지가 담긴 현재 포스터는 지인이 보내줘서야 알았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커지자 전씨 측 고문 변호사는 “행사 전반 운영은 외부 대행사와 정식 계약을 통해 진행됐고, 가수 섭외·포스터 제작 등은 대행사의 소관”이라며 “전한길뉴스가 섭외 과정에 직접 관여한 사실은 없다”고 해명했다.

전씨 역시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태진아씨에 이어 이재용 아나운서도 출연 불가를 통보했고, 태진아 측은 행사업체가 아닌 나를 고발한다고 한다”며 “다른 아티스트들도 전화가 많이 왔을 텐데, 다들 부담이 너무 클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책임을 현 정권으로 돌렸다. 그는 “연예인들이 무슨 잘못이 있나. 이렇게 공연도 정치색에 따라 눈치를 봐야 하는 이재명정권 치하의 현실이 서글플 뿐”이라며 “아무도 안 오면 나 혼자서라도 ‘범죄자 이재명 재판 받아라’ ‘윤석열 대통령 만세’ ‘윤 어게인’을 외치겠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온라인 반응은 싸늘하다. 한 누리꾼은 “연예인들이 3·1절 음악회인 줄 알고 응했다가, 보수 유튜버 개인 정치 행사라는 걸 알고 빠진 건데, 오히려 이를 정권 탓으로 돌리는 건 앞뒤가 바뀐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섭외를 대행사에 맡겼다고 해도 최종 책임은 주최자에게 있다”며 “출연자들에게 행사 성격을 명확히 설명하고 동의를 받는 게 기본”이라고 지적했다.

전씨는 콘서트를 홍보하는 영상 속에서 그룹 슈퍼주니어 최시원을 ‘우파 행사’에 공개 초청하며 논란을 키우기도 했다. 그는 최시원을 두고 “용기 있는 연예인” “개념 있는 연예인”이라 치켜세우며 “1만석 규모 콘서트에 한번 와주면 속이 시원하겠다”며 참여를 요청했다.

최시원은 최근 자신의 SNS에 ‘불가사의(不可思議)’ ‘불의필망, 토붕와해(不義必亡, 土崩瓦解)’ 같은 문구를 올려 정치적 메시지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해당 게시물이 올라온 날이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과 관련한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날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보수 진영은 그를 ‘우파 연예인’으로 호명하며 지지 의사를 표했고, 전씨의 공개 초청도 이런 흐름의 연장선이었다.

하지만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악의적 게시물과 허위 정보 유포에 대해 법적 대응을 예고하며 선을 그었다. 연예인을 당사자 의사와 무관하게 특정 진영의 얼굴로 소비하려는 시도 자체가 또 다른 부담이 됐다는 평가도 뒤따랐다.

전씨는 과거 걸그릅 에스파 멤버 카리나가 빨강·검정 색상의 의상과 숫자 ‘2’가 적힌 점퍼 사진을 올렸다가 특정 후보 지지 논란에 휩싸였을 때도 ‘우리가 지킨다’며 공개 지지 영상을 올린 바 있다. 당시 카리나는 “정치적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전씨의 영상은 오히려 그를 정치 프레임 속으로 더 깊게 끌어들이는 결과를 낳았다는 비판도 나왔다.

연예인의 정치 참여는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 영역이지만, 대중문화 산업 특성상 ‘정치 낙인’은 곧바로 시장 리스크로 돌아온다. 최근 몇 년간 정치색을 강하게 드러냈다가 여론의 반감을 체감한 대표적 사례로는 가수 김흥국이 자주 거론된다.

김흥국은 오래전부터 각종 예능과 인터뷰에서 스스로를 ‘애국보수’라고 부를 만큼 보수 정당과 정치인들에 대한 호감을 숨기지 않았다. 2012년 총선과 18대 대선에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박근혜 캠프 유세에 섰고, 2022년 대선에선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한 뒤 ‘국민스타유세단’에 합류해 전국 유세를 뛰었다.

12·3 비상계엄 사태가 터진 이후에는 윤 전 대통령을 공개 지지하며 보수 성향 집회에 참석하며 연예계 대표적 ‘반탄파’의 이미지를 굳히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김흥국은 강보수 이미지를 얻었지만, 동시에 “가수보다 정치인으로 더 보인다” “정치 이야기만 하는 연예인은 피곤하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특정 정당의 공식 유세에 반복적으로 얼굴을 비추면서 광고·방송 섭외에 부담을 느끼는 제작진이 늘었다는 말도 업계에서 흘러나왔다.

결국 김흥국 본인도 지난해 10월 “정치에 손을 끊었다”고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방송과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목숨 걸고 도왔는데 선거가 끝나니 밥 한 끼 사주지 않더라” “고맙다는 말 한마디 없었다” “비례대표든, 최고위원이든, 지역구든 연예인을 제대로 대우해줘야 하는데 아무것도 없다” 등의 불만을 토로했다.

김흥국 외에도, 배우 최준용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 줄곧 윤 전 대통령을 공개 지지해 온 인물로 꼽힌다. 그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해 “계엄이 몇 시간 만에 끝나 놀랐다. 내심 아쉬웠다”는 발언을 했다는 보도가 나오며 거센 비판을 받았다. 계엄령 자체에 대한 평가를 넘어, ‘계엄이 더 길었어야 한다’는 식의 언급으로 받아들여지면서다.

캐나다 국적의 가수 JK 김동욱도 지난해 윤 대통령 지지 발언을 이어오다가 ‘외국인 정치활동 금지’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고발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원로 가수 나훈아의 은퇴 공연 발언도 여야 정치권이 가세한 논쟁으로 번진 바 있다. 그는 지난해 1월 은퇴 공연 중 “왼쪽이 오른쪽을 보고 잘못했다고 난리를 치고 있다”는 취지의 말을 했고,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이 공개 비판에 나서기도 했다.

한편, 3·1절 기념 자유음악회의 주최 측인 에프엠아키텍트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20분 기준 해당 콘서트는 총 3000개의 S석 티켓 중 249장이 판매됐으며, 7000개의 R석 티켓 중 385장이 판매됐다. 이는 전체 좌석 중 약 6.34%에 해당된다.

<jungwon933@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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