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윤의 디깅 #12] 지겹도록 철학을 호명하는 예술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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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윤의 디깅 #12] 지겹도록 철학을 호명하는 예술에 대하여

문화매거진 2026-02-23 13:49:5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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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매거진=전세윤 작가] 저자의 죽음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의도랑 상관없이 감상이 이루어지는 경우를 겪게 된다.

‘움베르토 에코’는 말했다.  

▲ 움베르트 에코(1932~2016), 이탈리아의 철학자이자 소설가
▲ 움베르트 에코(1932~2016), 이탈리아의 철학자이자 소설가


“이 소설을 내가 손으로 썼지만 그것에 대해 내가 썼다는 생각이 안 든다. 사실상 감상의 영역, 독자의 영역은 주체의 영역이 아닐까?”

그렇다면 굳이 왜 철학을 논해야 할까? 미술인들은 왜 온갖 이론에 시달리고 있는가. 사실상 예술가에게 철학이 필요한가. 

필요하다면 분명하고 본능적으로 돌아봐야 한다. 분명하고 본능적으로.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예술을 어떻게 규명하고 있는가.”라는 논제를 돌아보고 끊임없이 재점검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원래 대학은 교양을 위해 만들어졌다. 교양이란 무엇일까. 지금 나는 교양의 사전적 정의보다는 고대 그리스, 로마-중세시대, 르네상스와 근대로 나눠 말할 것이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파이데이아. 자신의 고귀한 혈통에 내려오는 탁월함을 고양시키기 위한 교육에서 기원전 5세기 즈음 민주정치가 시행되며 시인이 시민으로 살기 위해 반드시 갖추어야 하는 삶의 기술을 숙달하는 것으로 변화했다.    

아리스토파네스는 합창, 시가를 통해서 = 예술을 통해서 교육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아리스토파네스(BC 445~386)
▲ 아리스토파네스(BC 445~386)


로마-중세시대에서는 자유기예. 곧, ‘자유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능력과 지식에 대한 교육을 뜻한다. 그 당시의 시민은 국가 운영 등에 참여할 수 없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받는 교육은 자민으로 살 것이냐 노예로 살 것이냐를 선택할 교육이었고, 이 당시는 자유인으로 살려면 갖춰야 하는 게 교양이었다.

국가에서 내려오는 포교령 등을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읽지 못하면 듣지 못하면 사실상 생활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이 당시에는 교육이 척박했고 띄어쓰기가 없었다. (띄어쓰기는 9세기 후반~11세기 이후부터 형성된다.)

중세와 고대의 교양 교육이 동일한 의미로 시행되지는 않았다. 종교인(그리스도 교인)으로서의 삶의 기술로 파이데이아에서 전유된다. ‘자유인으로서의 기본교육’에서 ‘신의 형상을 형성하기 위한 끊임없는 운동’으로 교양의 이념이 변화하며 교육이 수도원 중심으로 되고, 종교가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 된다.

▲ 2019년에 그린 라파엘로 모작 / 그림: 전세윤
▲ 2019년에 그린 라파엘로 모작 / 그림: 전세윤


르네상스와 근대에서는 자기형성. 이제는 신의 형상이 없다. 인간을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의와 다르게 자신의 존재를 스스로 형성(Bildung)하는 존재로 간주한다.

신의 형상이랑 관련 없이 보편적인 인간상/인간성에로의 고차적 형성, 혹은 나 개인 이상의 형성으로 이념이 변화했다. 교양은 교육을 넘어 ‘주체의 자기 형성’의 의미를 가지며 의무로 여겨지게 된다. 그렇게 대학에는 ‘전인적인 인간다움을 형성하는 교양’과 세계에 대한 탐구(Forchung)를 진행하는 전공, 이렇게 크게 두 축이 정착하게 된 것이다.

교양은 이제 신의 형상이랑 관련없이 나의 인간상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여기서 말하는 보편이 무엇일까?
Universal 1.언제 2.어디서 3.누구나

교육자가 원하는 쪽으로 끌고 가는 것은 교양이 아니다. 스스로를 끌어올리는 것은 본인이 하는 것이다. 교양은 그렇기 때문에 교육이 아니다.

그렇다고 교육의 역할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교양에서 주체는 자기 자신이 끌어올리는 것이다.

‘임마누엘 칸트’가 말했다.

▲ 임마누엘 칸트(1724~1804)
▲ 임마누엘 칸트(1724~1804)


짐승들도 발톱을 기르고 근육을 기르고 잘 살기위해 노력하는데 인간이 내버려 두는 것은 본질이 배제되는 것이라고.

교양은 보편적인 탐구와 세계에 대한 탐구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교양주체의 자기 형성을, 전공세계에 대한 탐구를 뜻한다.

보편적인 인간성을 발견하고 체득하는 게 교양. 고전은 꼭 책으로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모차르트의 음악은 몇번 상영되었을까?

우리가 고전에 대한 시선을 넓힐 수 있다면 인문학이라는 것도 예술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은 아닐까. 이렇게 접근하고 사고하고 그게 작업으로 이어진다.

내가 지금까지 오늘 칼럼에서 말한 것은 모두 인간과 세계에 대한 근본 원리와 삶의 본질 따위를 연구하는 것을 논한다. 이것이 바로 철학의 정의이자 동시에 예술의 일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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