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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는 지난 2일 성평등가족부와 국토교통부, 보건복지부 등 관련부처 장관에게 가정 밖 청소년의 주거권 증진을 위한 정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고 23일 밝혔다.
성평등가족부 장관에게 ‘청소년복지지원법’ 제2조 제5호를 개정해 가정 밖 청소년에 대한 개념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현행법상 가정 밖 청소년의 발생 사유는 ‘가정 내 갈등·학대·방임, 가정해체, 가출 등’으로 한정돼 있어, 가정 이탈의 다양한 사회적·경제적·심리적 요인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인권위의 지적이다. 특히 청소년이 처한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기 위해서는 본인의 진술과 경험도 정의 판단 기준에 포함될 필요가 있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인권위는 “가정 밖 청소년이 쉼터 입소를 희망하는 경우 보호자 동의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을 명확히 할 수 있도록 청소년복지지원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달했다. 스스로 집을 나오기로 선택한 청소년도 ‘가정 밖 청소년’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보호자가 쉼터에 와 ‘청소년 인도 청구’를 해도 청소년 의사에 따라 쉼터가 보호를 지속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 △부모 또는 보호자가 부양 의무를 다하지 않아 청소년복지시설을 이용하게 된 경우에는 시설 이용에 대한 묵시적 동의가 있는 것으로 간주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15세 이상 청소년이 쉼터 등 시설에서 중도 퇴소하는 때도 자립지원 대상이 되도록 아동복지법 등 관련 법령을 개정할 것을 권고했다. 국토교통부 장관에게는 19세 미만의 가정 밖 청소년도 공공임대주택을 공급받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 등을 요청했다.
인권위가 이같은 권고를 내린 배경에는 가정 밖 청소년의 주거권이 사실상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문제의식이 자리한다.
성평등가족부가 청소년쉼터 등 시설 이용 청소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위기청소년 지원기관 이용자 생활실태 조사’에 따르면 가정 밖 청소년 1426명 가운데 집을 나와 지낸 장소로 ‘친구 또는 선후배 집’을 꼽은 응답이 58.3%로 가장 많았다.
특히 여성 청소년의 경우 ‘건물이나 길거리 노숙’과 이른바 ‘가출팸’(가정 밖 청소년들이 모여 원룸이나 모텔 등을 빌려 가족처럼 함께 생활하는 집단) 거주 비율이 32.4%에 달해 성폭력 등 범죄에 노출되거나 안전 위협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인권위 관계자는 “이번 권고가 관련 법령과 정책의 개선으로 이어져 가정 밖 청소년의 주거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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