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품목관세 15% 지정 기대"…"화장품·음식료 등 주목"
(서울=연합뉴스) 이민영 기자 = 미국 대법원이 상호 관세를 위법으로 판단한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이 판결이 국내 증시 전반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향후 품목관세 향방에 따라 업종별 희비가 엇갈릴 수 있어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오고 있다.
지난주 말 미 연방대법원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 각국에 부과한 상호관세 조치를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대체 수단을 활용해 관세 정책을 유지하겠다며 무역법 122조에 근거해 전 세계에 '10% 글로벌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으며, 곧이어 글로벌 관세율을 15%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외에도 무역확장법 232조, 무역법 301조 등을 활용해 무효화된 상호관세 등을 대체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해당 상호 관세 위법 판결이 국내 증시 흐름 전반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기존에 한미 무역협상을 통해 한국에 부과되는 상호관세율이 15%로 낮아진 가운데 새로 적용되는 관세율과 차이가 없어 직접적인 수혜가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권희진 KB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경우, 협상을 통해 설정된 상호관세율 15%가 122조 15% 보편관세로 대체되면서 관세율의 변화가 없다"며 "또 IEEPA에 근거한 관세가 무효화됐지만,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품목별 관세는 유지되기 때문에 수혜는 제한적"이라고 짚었다.
강대승 SK증권 연구원도 "상호관세 관련 판결은 한국 주식시장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대체된) 관세율 15%는 한국의 기존 상호관세율과 같은 수준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한국 정부가 기존 대미 투자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인 데다, 미국 중간 선거 일정을 고려할 때 추가 관세 확대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은 안도 요인으로 꼽힌다.
김지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122조 관세가 유효한 150일, 즉 5개월 뒤는 중간선거가 임박한 시기로 지지율을 고려할 때 주요 교역국과의 불필요한 마찰을 만들지는 않을 것"이라며 "또 한국, 대만, 일본 등은 대미 투자 기조를 유지하는 입장인데, 대미 투자를 대가로 자동차 및 부품 관세가 인하된 것이기 때문에 품목관세 확대가 현실화할 가능성은 작다"고 했다.
다만 업종별로 보면 관세 변수에 대한 노출도에 따라 업종 간 온도차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자동차 업종의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자동차 관세를 경쟁국과 같은 15%로 다시 확정해 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번지는 분위기다.
앞서 지난해 한미 협상에 따라 자동차에 대한 관세는 25%에서 15%로 낮아졌지만, 최근 미국 정부는 한국 국회의 대미투자특별법안 처리 지연을 이유로 25%로 재인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관세 관련 리스크가 축소되면서 한국산 자동차 관세에 대한 미국 관세는 글로벌 관세 수준인 15%로 지정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만약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의 엄포대로 관세율이 25%로 상향됐을 경우 현대차·기아의 관세 부담이 증가할 수도 있었을 것이나, 대법원 판결 이후 자동차 관세 부담 증가 리스크도 함께 해소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현재 50% 품목 관세를 부과받고 있는 철강 업종은 고율 관세가 인하될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장재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철강 업종에 대해 "IEEPA 관세라는 무역 수단을 상실한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 무역확장법 232조는 더 중요한 수단이 됐다"며 "철강 업종의 전면적 관세율 인하 등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향후 관세 체계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아직 품목 관세율이 정해지지 않은 반도체를 타깃으로 삼을 가능성이 있어 반도체 업종 역시 완전히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 가운데 관세 영향이 제한적인 화장품, 음식료, 헬스케어 등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NH투자증권[005940]은 "122조에 근거한 15% 관세는 안보 관련 자원 및 제품, 필수 의약품, 일부 식료품 등이 예외이고, 이후 301조, 232조 적용 국면에서도 음식료, 화장품 등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주가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부진했으나 관세 영향이 제한적인 화장품, 음식료, 헬스케어 업종에 대한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mylux@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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